대한항공 직원들, 일본행 공석티켓 구매 논란...개인의 자유 vs 기회주의
대한항공 직원들, 일본행 공석티켓 구매 논란...개인의 자유 vs 기회주의
  • 임은주
  • 승인 2019.08.0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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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국내에서 일고 있는 자발적 '보이콧 재팬' 운동의 한 축인 일본 여행 거부 운동에 국민들이 함께 동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석이 된 일본행 비행기 티켓이 저렴하게 직원들에게 풀리며 이를 일본 여행 호재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월 6일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한 내부직원은 "항공사 직원이면 비행기 공석을 싸게 구매할 수 있는데, 이 제도를 앞세워 일본행 티켓을 구매한 직원이 급증했다"며 "일부 직원들은 이번 반일운동을 가족여행 싸게 갈 기회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익명 게시판에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자성을 촉구하는 글과 '사내 복지와 애국을 연계시키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론이 오가는 등 설전이 벌어졌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시작되면서 일본 여행객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저가항공사(LCC)뿐 아니라 국적항공사들까지도 일본 운항을 축소·중단하며 위기 타개를 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일부 직원들이 이를 '여행 호재'로 이용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사저널은 지난 1일 대한항공 직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익명게시판에 A씨는 "8월14일까지 인천 출발 일본행 제드 리스팅 숫자가 550명이나 된다"며 " '기회는 이때다'라고 하는 직원, 가족분들이 생각보다 많아 놀랍다"고 보도했다.

지금 같은 시기에 일본 여행 불매 상황을 이용하는 대한항공 직원들의 행태는 보기 좋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제드(ZED·Zonal Employee Discount) 티켓이란 항공사가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복지성 할인 항공권이다. 항공사는 비행기 출발 시점까지 아직 팔리지 않은 잔여석에 한해, 최대 90% 가까이 할인한 가격으로 티켓을 예약할 수 있는 기회를 직원에게 준다.

직원의 부모 및 형제, 자매 등도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신청은 선착순이다. 사전 결제 후 리스팅(대기)하다가 당일 날 최종적으로 자리가 비면 탑승할 수 있다. 보통 여행 성수기에는 제드 리스팅으로 여행을 갈 수 없으나 최근 (반일) 분위기로 일본 여행 적기로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대한항공 직원들 간 의견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직원을 떠나 국민으로서 부끄럽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개인의 사생활을 두고 ‘애국’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현재 일본행 제드 리스팅이 얼마나 되는 지는 알지 못하며 집계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고, 또 모든 직원이 열람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해당 글도 이미 지워진 상황으로 입장을 표명할 만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