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택배 판매자 '갑질' 환경, 소비자 피해주의보...분실·훼손에도 '배상 NO'
명절 택배 판매자 '갑질' 환경, 소비자 피해주의보...분실·훼손에도 '배상 NO'
  • 임은주
  • 승인 2019.08.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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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소비자원)
(사진=한국소비자원)

#A씨는 지난해 9월 17일 청과물가게에서 추석 선물용 배 3박스를 구매해 가게와 연계된 택배회사를 통해 배송 의뢰했으나 배송지 3곳 중 1곳에 물품이 도착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택배회사에 미배송 사실을 알리고 배상을 요구하자 배송을 완료했다며 거부했다.

#B씨는 지난해 추석 연휴를 맞아 방콕 여행을 떠났다가 낭패를 당했다. 여행을 끝내고 인천공항편 항공기에 탑승했지만 1시간 만에 기체 결함으로 회항하더니 결국 결항했다. 15시간을 기다리다가 대체 항공기에 올랐지만 이도 1시간 지연 출발했다. B씨는 예정됐던 일정을 취소하게 돼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항공사는 '예기치 못한 정비 문제였다'며 배상을 거부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석 연휴를 맞아 항공·택배·상품권 분야에 대한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9~10월 관련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는 이유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져 판매자가 '갑질'하기 좋은 여건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8월 28일 소비자원과 공정위가 추석 연휴를 맞아 항공·택배·상품권 분야에 대한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공동으로 발령했다.수요가 몰리는 9~10월에 피해가 집중돼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표적인 소비자 피해 사례는 ▲(항공) 항공기 운송지연·불이행 시 배상 거부 및 위탁수하물 분실·파손 ▲(택배) 물품 분실·파손, 배송지연, 오배송 ▲(상품권) 유효기간 경과 시 대금 환급 거부, 미사용 상품권 기간 연장 거부 등이다.

소비자원과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항공·택배·상품권 분야 피해구제 접수는 2016년 1676건, 2017년 1748건, 2018년 1954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항공여객운송서비스 소비자 피해는 최근 3년간 총 4529건 접수됐다. 추석 연휴가 포함된 9~10월 기간엔 2016년 13.6%에서 2018년 20.3%로 늘었다.

(사진=한국소비자원)
(사진=한국소비자원)

택배서비스 소비자 피해는 최근 3년간 총 1126건 접수됐으며, 9~10월 피해 건수는 2016년 13.7%에서 2018년 18.3%로 늘었다. 상품권 소비자 피해는 최근 3년간 총 561건 접수됐고, 9~10월 피해 건수는 2016년 11.1%에서 2018년 14.9%로 뛰었다.

이 처럼 9~10월 항공·택배·상품권 관련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는 이유는 "추석 연휴를 맞아 서비스 이용이 집중되면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소비자원과 공정위는 분석했다. 판매자가 우위에 서 '갑질'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소비자원은 추석 연휴 기간 항공기 이용에 대해 "운송 약관 및 유의사항, 예약 정보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여권, 비자 등 여행지 입국에 필요한 자격·서류 등에 대한 준비를 출국 전에 해야 한다"며 "위탁수하물 분실·파손·인도 지연 등 피해 발생 시 즉시 공항 내 항공사에서 피해사실 확인서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위탁수하물 관련 피해를 신고 기한을 7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으며, 일부 항공사는 탑승권과 함께 제공한 수하물표(Baggage Claim Tag)를 소지하지 않은 경우 신고 접수나 배상을 거부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택배 서비스 유의사항으로 "명절 기간 택배 물량이 일시에 몰려 배송이 늦어질 수 있어 충분한 시간(최소 1주일 전)을 두고 배송하는 것이 좋다"며 "운송장에 물품 종류·수량·가격을 정확하게 쓰고, 파손 우려 물품엔 '파손 주의' 문구를 표기하고, 주기적으로 배송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상품권 서비스 소비자 유의사항으로는 "발행일과 유효기간을 확인하고 현금결제 조건으로 대량 구입을 유도하는 상품권 판매처는 이용하지 말라"며 "가맹수 수가 적거나 폐업한 경우도 있으니 가맹점 종류, 소재지, 영업 여부도 확인해 사용이 편리한 상품권을 구입하라"고 조언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