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밀키트 vs 냉동식품', 간편함 등에 업고 경쟁력 강화하는 대형마트
[솔로이코노미] '밀키트 vs 냉동식품', 간편함 등에 업고 경쟁력 강화하는 대형마트
  • 이지원
  • 승인 2019.09.1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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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가 간편함을 내세우며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사진=피코크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 등을 앞세운 이커머스 기업들이 최근 100조 원 대의 시장으로 몸집을 불리며 대형마트들은 일제히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에 대형마트들 또한 PB상품과 간편식 등 차별화된 상품, 오프라인 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자체 식품 브랜드 '피코크'는 짜장과 짬뽕 등 국민이 사랑하는 외식 메뉴를 앞세워 '밀키트' 시장 넓히기에 나설 예정이다.

2019년 9월 15일, 이마트는 피코크 고수의 맛집 시리즈로 ▲'맛이차이나 짜장면' 밀키트 ▲'초마짬뽕' 밀키트 등을 이마트 100여 점에서 출시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레토르트 제품의 경우에는 냉동 면을 쓰는 반면 피코크의 밀키트 제품들은 원조 맛집 고유의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전문 제조업체 '면사랑'이 만든 생면을 택해 경쟁력을 제고했다. 더불어 신선한 채소와 전문가의 맛을 그대로 담은 이들 밀키트의 가격은 2인분 기준 1만 원 내외의 가격으로 책정해 가격적인 부담마저 줄였다.

'쿠킹 박스', 혹은 '레시피 박스' 등으로 불리는 밀키트는 ▲요리하는 데 필요한 식자재 ▲딱 알맞은 양의 양념 ▲최적의 조리법 등을 세트로 구성해 제공한다. 

'가정식 대체 식품(HMR)'이 봉지에서 꺼내 데워 먹기만 하면 되는 '완(完) 간편식'이라면 밀키트의 경우에는 '반(半) 간편식'으로, 소비자들이 맛은 물론 직접 요리를 하는 재미와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마트가 밀키트 시장을 적극적으로 키우는 것은 편의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맛, 건강, 재미 등 효과로 최근 소비자 니즈에 가장 부합하는 MD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에서 올 1~8월 밀키트 상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국내에서만의 한정된 상황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식품 시장이 선행 사례로 삼는 일본의 경우 2018년 밀키트 시장 규모가 2017년 대비 10.5% 증가해 9959억 원을 기록했으며, 미국 또한 2018년 시장 규모가 2017년 대비 21.6% 늘어난 3조 534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마트는 지난 2017년 10월, '채소밥상' 브랜드를 통해 밀키트 사업에 국내 첫 주자로 뛰어들었으며 현재 80여 종에 이르는 밀키트 품목을 판매 중에 있다. 이마트는 오는 2022년까지 밀키트 상품을 총 150종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마트의 경우에는 에어프라이어의 대중화를 고려해 냉동식품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면 롯데마트의 경우 냉동식품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최근 에어프라이어가 대중화되는 것과 동시에 치솟는 냉동식품의 인기를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2019년 9월 15일, 롯데마트는 2017년~2019년 최근 3년 동안의 가공식품 내 냉동식품 매출을 조사한 결과 2019년 냉동식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특히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주로 조리해 먹는 '냉동치킨'과 '군만두'의 경우 올해(1~8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2%, 3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냉동식품 매출이 큰 폭으로 신장하게 된 것은 에어프라이어가 국내 가정에 빠르게 보급되며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기름이 없이도 담백하고 간편하게 튀김 요리가 가능해지며 소비자들이 과거보다 부담 없이 냉동식품을 구매하는 것도 매출 신장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롯데마트는 ▲스윗허그 구워먹는 빵 크로와상 ▲애플파이 ▲크림치즈 등 에어프라이어 전용 베이커리 PB상품을 오는 9월 16일부터 전 지점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홈플러스의 경우에는 가심비 중심의 PB 상품을 강화하기에 나섰다. (사진=홈플러스 홈페이지에서 캡처)

홈플러스의 경우 2001년 'PB(Private Brand: 자체브랜드)' 첫 론칭 이후 전 카테고리에 걸쳐 PB 상품 강화에 집중한 결과, 2011년 23.6%였던 PB 상품 매출을 5년 후 28.4%까지 끌어올리는 쾌속 성장을 이루어냈다.

특히 2018년부터는 '본질에 집중하다'는 슬로건의 '심플러스'를 '가심비' 대표 브랜드로, 간편식은 '올어바웃푸드' 체계로 일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과대 포장, 가격 거품 등은 모두 빼고 상품 본연의 역할과 기능에 집중해 심플하게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은 PB 심플러스가 인기를 끌며 전 카테고리에 700여 종까지 상품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의 대형마트들이 PB 제품에 관심을 쏟는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PB 제품의 경우 중간 유통마진이나 광고·홍보비가 절감돼 가성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있어 일반 식품회사나 제조사의 'NB(National Brand)'에 비해 이점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8월 1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PB 시장 규모는 2008년 3조 6000억 원에서 2013년 9조3000억 원으로 5년 만에 2.5배 이상 성장했다. 그 이후에도 해마다 두 배 이상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대형마트들의 PB 상품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밀키트와 프리미엄 등 조밀한 방식으로 차별화를 두며 이커머스와 대형마트, 그리고 대형마트간의 전쟁은 끝나지 않을 예정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