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n] 당신 근처에 있는 사용자의 중고 물품만을 판매하는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스타트업 in] 당신 근처에 있는 사용자의 중고 물품만을 판매하는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 이지원
  • 승인 2019.09.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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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반의 중고 거래를 지향하는 '당근마켓'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책상 위 자리만 차지하던 물건을 돈을 받고 되팔 수 있는 중고 거래, 하지만 다양한 사례 탓에 신뢰도는 꾸준히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택배를 받았을 때 물건 대신 벽돌이 들어 있기도 했으며 입금을 했는데도 그대로 '잠수'를 타 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안전하게 물건을 받으려 직거래를 약속한다 하더라도 혹여나 나쁜 마음을 품은 거래자를 만난다거나 약속 시간에 늦는 거래자를 만나는 등 의심이 들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중고 거래보다는 조금 더 값을 지불하더라도 새 제품을 구매하는 쪽으로 선택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중고 거래 모바일 서비스가 등장했다.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기반의 중고 거래를 지향하는 모바일 앱, '당근마켓'을 소개한다.

당근마켓은 사용자의 실제 거주 지역에서 중고 물품을 직거래하고 지역 관련 정보를 교류하는 모바일 플랫폼이다. (사진=앱스토어에서 캡처)

당근마켓은 사용자의 실제 거주 지역에서 중고 물품을 직거래하고 지역 관련 정보를 교류하는 모바일 플랫폼이다. 카카오에서 함께 재직한 김용현 대표와 김재현 대표가 지난 2015년 공동 창업했다. 

이들이 착안한 서비스는 '맘카페'와 유사하다. 이용자들과의 중고 물품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는 지역 기반 커뮤니티인 맘카페를 보고 지역 기반의 중고 물품 거래 서비스를 떠올렸다. 

맘카페의 서비스와 유사한 탓인지 당근마켓은 판교 주부들 사이에서 '마약앱'이라 불리기도 했다. 한 번 클릭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재미있고 간단하는 이유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2015년 7월 출시된 당근마켓은 지난 2016년 6월, 월간 순수 이용자 2만 3000명에 불과했지만 2019년 6월 기준 누적 내려받기 680만 건, 월간순이용자(MAU)는 300만 명을 기록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월평균 거래금액도 올해 7월 기준 420억 원에 이르는 수준이다.

실제로 국내 디지털 광고 전문기업 인크로스가 올해 초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앱 이용자 1인당 264분의 체류 시간과 85회의 평균 실행 횟수를 기록한 바 있으며, 이커머스 부문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더불어 와이즈앱이 조사한 '2018년 가장 성장한 앱' 순위에서 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중고 거래 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달리고 있던 '중고나라'와 견제할 만큼 크게 성장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빠르게 성장한 당근마켓이 기존 중고 거래 서비스와 다른 점은 무엇이며, 무엇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당근마켓 이용 시 가장 먼저 거쳐야 하는 과정은 자신의 동네를 선정하는 것이다. (사진=당근마켓 앱에서 캡처)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것은 특별한 이유를 제외하고는 오직 직거래만 가능하며, 전국이 아닌 '지역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6km 이상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사용자가 올린 상품은 조회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로 인해 '언젠가 마주칠지도 모르는 동네 사람'이라는 인식이 박혀 사기를 치는 등 매너 없는 행동을 하기에 쉽지 않다.

더불어 매물이 많은 서울의 경우에는 주로 3~4km 내에 있는 소비자들과 거래를 하게 되며, 이미 거래를 했던 이들과 다시 한 번 거래를 할 수 있어 심리적으로도 사기를 칠 가능성을 줄인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이뿐만 아니라 물건을 카테고리별로도 확인할 수 있으며, 가격을 제안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구매자가 흥정을 제안할 시 판매자가 이를 수락해야만 거래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다짜고짜 '싸게 팔아달라'며 무리하게 부탁하는 블랙 컨슈머를 미연에 방지한 셈이다.

이밖에도 당근마켓은 매너 온도와 사기 방지 시스템 등으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당근마켓 앱에서 캡처)

이밖에도 당근마켓은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구매자가 상대방의 매너를 평가해 '매너 점수'를 남길 수 있는 '매너 온도'는 37.5도에서 시작해 평가가 좋을수록 온도가 높아지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경우에는 점수가 떨어진다. 다수에게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경우에는 일정기간 동안 활동이 정지되기도 한다. 

특히 한 번 온도가 내려갈 시 초반 온도로 되돌리기 힘들어 구매자 입장에서는 신뢰도 높은 판매자를 선택하기에 좋은 서비스이다.

당근 마켓의 '사기 방지 시스템' 또한 눈길을 끈다.

사기 이력이 있는 사람이 신고를 받으면 기록되기 때문에 다른 휴대전화번호를 이용해 등록해도 자동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더불어 이용자들이 당근마켓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기 및 이상행동을 잡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한 달에 100만 건이 넘게 올라오는 게시물을 일일이 확인하기에는 무리가 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당근마켓은 첨단 머신러닝 기반의 시스템을 통해 중고 거래의 신뢰를 높이기도 한다.

정확도 95% 수준의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가품 게시물과 새 상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판매업자 등을 분류하며, 주류나 담배, 동물, 농산물 등 판매 불가 상품을 버젓이 판매하는 게시물도 차단한다. 이러한 머신 러닝을 통해 개인 맞춤형 상품도 추천해 주는 것도 큰 특징이다.

또한 당근마켓은 수수료 또한 받지 않는다. 수익은 지역 광고로부터 벌어들이며, 동네 업체가 당근마켓에게 광고를 의뢰할 시 이를 소비자에게 노출하는 방식이다. 

한편 색다른 시스템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샀던 당근마켓은 중고 거래를 넘어 지역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목표로 삼고 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