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소사이어티] 역세권 청년주택, '5평 원룸'에서 삶의 질 높아지길 바라나
[솔로소사이어티] 역세권 청년주택, '5평 원룸'에서 삶의 질 높아지길 바라나
  • 정단비, 임은주
  • 승인 2019.09.24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게티이미지뱅크)
(사진=뉴시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입주가 시작된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역세권 청년주택을 둘러싼 논쟁은 누리꾼들이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무주택 청년이나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역세권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서울시의 청년 주택사업이다. 지난 17일 '서울시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의 첫 입주자 모집이 시작됐다.

지난 9월 16일 한 누리꾼은 자신의 트위터에 "청년 주택의 대부분은 5평 내외의 원룸인데 '사회초년생이니까', '시세보다 저렴하니까'라는 말이 작은 방에 살아도 괜찮은 이유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다른 누리꾼들 역시 '밥을 먹으려면 메트리스를 접어야 한다', '빨래건조대를 펴면 이동이 힘들고 다른 집안일을 하기 어렵다'는 등의 많은 공감을 표했다. 반대로 '2평(7㎡)도 채 안되는 고시원, 쪽방에서 더 비싼 돈을 내고 사는 청년들도 있다'며 월세가 저렴한 역세권 청년주택의 5평 원룸은 나쁜 주거 환경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20일 서울시가 발표한 역세권 청년주택의 첫 입주자 모집 결과 140대1이라는 경쟁률이 기록됐다. 실제 현실에서는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가 저렴한 청년주택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며 인기가 높다. 청년 1인가구들이 얼마나 주거복지 사각지대로 몰려있는지를 볼 수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1인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율은 지난 2000년 31.2%에서 2015년 37.2%로 6%포인트 상승했다. 또 서울지역 1인 청년가구 10명 중 4명은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 같은 열악한 주거시설에 살고 있으며, 청년층은 63%가 월세로 주거 불안정 및 경제적 부담에 직면해 있다.

1인가구의 주거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지만 정부의 주거정책은 신혼부부나 부부+자녀 중심의 인센티브로 운영돼 이들의 청약 당첨 확률이 높다. 이에 반해 부양 가족이 없는1인가구의 내 집 마련은 점점 힘들어 지는 상황이다.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 입주자 공고문에 따르면 월 임대료는 7~10만원 수준인 반면, 임대보증금은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전용면적 5평(16㎡) 원룸을 기준으로 1700만~22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보증금 액수가 청년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이번에 모집을 시작한 충정로역, 강변역 인근 청년주택의 임대료는 공공주택의 경우 주변 시세의 30%, 민간주택은 주변 시세의 85~95% 수준으로 책정됐다. 역세권 매물의 실질적 가격과 비교하면 역세권 청년주택은 많이 저렴한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5평 밖에 되지 않는 공간에서 과연 정부의 바람대로 삶의 질이 높아질지는 의문이다.

한편 서울시는 열악한 청년 1인 가구에 대한 주거비 지원 같은 실질적 대책이 요구가 계속되면서 올해 처음 도입한 청년자율예산제에서 청년 3000명에게 주거비 15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서울형 청년 주거비 지원사업을 확정했다.

서울시는 향후 보증금이 없거나 부담되는 청년에게 임대보증금 무이자대출, 대출 이자 지원 등 지원 방안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데일리팝=정단비, 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