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건설업체, 캄보디아 부동산 시장…철수 시작
국내건설업체, 캄보디아 부동산 시장…철수 시작
  • 최창일 기자
  • 승인 2012.04.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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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최근 사업을 접거나 철수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캄보디아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내수시장마저 침체한 데 따른 것이다.

캄보디아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외국인과 상류층을 대상으로 신도시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등 부동산 개발 붐이 형성됐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취약한 내수기반 때문에 최근 분양과 임대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캄보디아 현지 부동산개발사업을 추진한 다른 건설사들도 사업 철수를 고민하는 처지에 놓였다.

해외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캄보디아 수주액은 민간시장이 위축되면서 2010년 3억5401만달러(3991억원)에서 지난해 1억579만달러(1193억원)로 70%가량 급감했다.

이에 따라 GS건설이 1조원대 캄보디아 사업지를 매각하고 현지법인 청산작업을 밟고 있으며 한일건설과 SK건설도 사업 철수를 추진중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최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중심업무지구 내 6만8461㎡(2만709평) 규모의 부지를 업무·교육·거주지구 등 3개 지구로 개발하는 'IFC 프놈펜 프로젝트' 사업지를 매각하고 현지법인을 청산 중이다.

이는 GS건설이 캄보디아 주택시장 침체로 사업성 악화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에 추진된 'IFC 프놈펜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가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업무지구에는 프놈펜 최고층빌딩인 52층 오피스타워와 275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비롯한 공연장이 들어서고 거주지구에는 1064가구 규모의 초고층(지하 2층~지상 51층) 아파트 6개동이 건설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차질을 빚었다. GS건설은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되자 설계 변경을 통해 사업 축소를 검토했고 부동산경기 침체로 결국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IFC 프놈펜 프로젝트'를 위한 GS건설 현지법인 GSDC은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GSDC는 GS건설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다른 시행업체에 부지를 매각한 후 현재 사업 추진을 위해 세운 현지법인 청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부지매각 가격 등을 고려하면 손실을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캄보디아 건설사업 철수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결정"이라며 "중동, 중남미, 유럽 등 해외건설 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저축은행 부실사태로 사업이 중단된 캄보디아 '캄코시티' 공사를 진행한 한일건설도 진퇴양난에 처했다.

'캄코시티' 프로젝트는 프놈펜 132만㎡(39만9300평) 부지에 상업시설과 주거시설 등을 짓는 국책사업에 준하는 대형 민간사업이다. 자금줄인 부산저축은행이 문을 닫으면서 공사도 중단된 지 오래다.

사업 인수대상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인 한일건설은 200억원가량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당장 철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09년 캄보디아 주택시장 진출을 모색하며 현지법인을 세운 SK건설도 철수를 계획중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시장 타당성을 조사하는 차원에서 소규모 법인을 세웠으나 현지 경제상황이 불확실하고 사업성이 낮아 철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