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홧김에 썼던 '멍청·쓸쓸·홧김 비용'... 줄이는 방법은?
[솔로이코노미] 홧김에 썼던 '멍청·쓸쓸·홧김 비용'... 줄이는 방법은?
  • 이지원
  • 승인 2019.10.2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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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남녀 10명 중 7~8명은 스트레스나 부주의함, 외로움 때문에 불필요한 지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남녀 10명 중 7~8명은 스트레스나 부주의함, 외로움 때문에 불필요한 지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취엄포털 사이트 인크루트가 성인남녀 910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부주의함·외로움에 불필요한 돈을 지출해 본 적이 있는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중 80%는 '홧김에 스트레스로 돈을 낭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 전체 중 81%는 '순간적인 부주의로 낭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71%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낭비한 경험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들이 최근 1년간 지출했던 불필요한 비용을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 비용 평균 23만 5000원 ▲부주의 비용 16만 7000원 ▲외로움 비용 19만 9000원으로 1인당 전체 평균은 60만 2000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출하고 있었다.

스트레스 비용을 썼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불필요한 물건 구매'와 '온라인 충동구매'가 각각 25%, 24%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스트레스받고 홧김에 치킨 시키기' 19% ▲평소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텐데 짜증나서 택시 타기에 대한 항목이 15%를 차지했다.

이처럼 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돈을 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의 이러한 소비 행태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지출한 소비 행동을 가리키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는 말은 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쓰게 되는 '홧김비용', '혼자 있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쓰게 된다는 '쓸쓸비용',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쓰지 않았을 비용인 '멍청비용' 등이 있다. 홧김에 돈을 썼다는 소비행태에 거친 신조어가 더해져 새로운 단어들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이 자주 사용하는 외래어 중 1위는 '스트레스'로, 그만큼 현대인에게 스트레스가 주는 영향이 지대한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인이 자주 사용하는 외래어 중 1위는 '스트레스'로, 그만큼 현대인에게 스트레스가 주는 영향이 지대한 것을 알 수 있다. 신한은행이 전국 20세~64세 경제활동자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85.5%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별도의 비용을 지출한다고 답했다. 이는 곧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홧김에 소비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홧김비용'은 스트레스를 받아 기분전환을 위해 옷, 화장품 등 계획에 없던 즉흥적인 소비로 이어지는 것을 뜻한다. 충동구매와 비슷한 소비 행동으로 볼 수도 있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지출 비용 또한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신한은행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 평균 홧김비용은 20만 7000원 ▲1회당 홧김비용은 8만 6000원 ▲월 홧김비용 발생 빈도 횟수는 2.4회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쓸쓸비용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사용한 비용을 가리킨다. 기분 전환을 위해 혼자 영화를 보거나 혼자 밥을 먹기에는 너무 외로워 친구에게 밥을 사 주는 것으로 꼬드겨 2인분의 밥을 샀을 경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산 인형이나 게임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더불어 멍청비용은 조금만 주의했다면 아낄 수 있는 비용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돈을 뽑기 전 미리 알아봤으면 아낄 수 있었던 현금인출기 수수료와 할인 기간을 놓쳐 제값을 주고 상품을 샀을 경우, 카페에 두고 온 지갑으로 인해 다시 지갑을 사야 하는 경우 등 후회나 자괴감을 반영하는 단어 중 하나이다.

스트레스 풀기 위해 구매하는 '감정소비', 만족하나요?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성인 남녀 109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 10명 중 9명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지출을 하는 감정소비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감정소비를 한 경험은 전체 응답자의 93.8%가 '있다'라고 응답했으며, 이들은 월평균 5만1891원을 감정소비에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소비에 대한 인식은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 같다' 59.1%, '나를 위한 투자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23.2% 순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낭비라고 생각한다' 8.8%, '이해되지 않는 행동인 것 같다' 2.5%로 부정적인 답변은 소수에 불과했다.

감정소비 후 실제로 기분전환이 되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2.3%가 '당시에는 기분이 나아지지만, 통장 잔액을 보면 다시 기분이 나빠진다'라고 답했다. 이는 충동적으로 지출은 했지만, 곧 지출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투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또한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평소 충동구매를 하는 이유로 '나에게 이 정도는 해줘도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가 46.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가 32.0%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들은 충동구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과반수 이상은 ▲충동구매가 꼭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53.4%) ▲충동구매이긴 해도 내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56.1%)고 응답해 충동구매에 공감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나는 앞으로 되도록이면 충동구매를 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고 84.6%가 응답하면서 충동구매 후 감정 소비를 절제할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처럼 충동적인 지출은 후회로 이어지기 마련이며, 또 다른 스트레스를 낳을 수도 있다. 나를 위한 소비를 하기 전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충동적으로 지출할수록 후회할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감정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감정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감정소비, 줄이려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사용하는 홧김비용은 결국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쓸쓸비용은 내 안의 쓸쓸함을 가중하기 마련이다.

홧김비용과 쓸쓸비용, 멍청비용 등이 계속해서 늘어난다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것도 시간 문제이다. 스트레스는 자연스레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낳고, 이는 곧 후회를 낳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감정소비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습관으로 굳는 것은 물론 개인적 지출이 커져 경제적인 부담이 증가하며, 사회적으로도 이러한 감정소비를 노려 '작은 소비는 괜찮다'는 마케팅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 점점 더 개인, 사회, 우리나라 전체의 가계건전성, 재정 건전성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홧김비용으로 단기간에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텅장'이 되어 버린 통장과 그것을 바라보며 뒤늦게 찾아오는 허탈감은 더 큰 스트레스를 야기할지도 모른다. 이 같은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홧김비용의 주기와 사용처를 점검하고, 지출 빈도가 높은 항목에는 금액 제한을 두며 관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더불어 돈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무조건 지출을 줄이는 것보다는 줄일 수 있는 비용과 현재 낭비하고 있는 비용이 무엇인지 살피는 것이 감정소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