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n] 임대업? ICT 서비스 스타트업? 배달음식 전문 공유주방 '고스트키친'
[스타트업 in] 임대업? ICT 서비스 스타트업? 배달음식 전문 공유주방 '고스트키친'
  • 이지원
  • 승인 2019.11.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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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운영하게 된 스타트업 업종은 '공유주방'은 조리시설을 갖춘 주방을 여러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공간이다.

음식점을 하려는 사람들이 식당을 차릴만한 경제적 여력이 되지 않을 경우 선택하는 방식이며, 따로 장소를 찾거나 주방 시설을 구입하는 등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음식점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인건비 절감은 물론 임대료 또한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공유주방 서비스는 소상공인들에게도 환영을 받고 있다. 이에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공유주방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다양한 스타트업을 거친 이 남성이 늘어나는 공유주방 서비스에 더한 차별점은 무엇일까? 임대업의 탈을 쓴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스타트업, 최정이 대표가 선보이는 배달음식 전문 공유주방 '고스트키친'을 소개한다.

배달음식 전문 공유주방 '고스트키친' (사진=고스트키친 홈페이지에서 캡처)

업체명: 고스트키친
대표명: 최정이
설립일: 2017년 5월

국내 외식업 경쟁은 치열하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요식업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으며, 그만큼 실패하는 이들 또한 많기 마련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외식산업의 폐업률은 23.8%로, 도소매업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함께 청탁금지법 시행,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 등이  외식업 소상공인들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특히 소상공인에게 가장 부담이 됐던 것은 '임대료' 문제이다. 공간 하나를 빌리는 것만 하더라도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며, 주방시설까지 갖추게 되면 억 단위는 금방 넘어가게 된다. 더욱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할 시에는 로열티 등의 문제까지 겹쳐 비용은 점점 더 커진다.

이 시점에 소상공인들에게 희망이 되어 준 것이 공유주방 서비스이다. 기존 가게 운영에 있어 드는 시간적·비용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할 때 공유주방은 외식업에 뛰어든 소상공인들에게 희소식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때 고스트키친은 수천만 원의 보증금이나 관리금이 필요없이 ▲보증금 1000만~1200만 원 ▲월 사용료 150만~170만 원 ▲월 관리비 25만 원만 있으면 누구나 입점할 수 있게 했다.

고정비용 부담을 줄인 덕에 폐업을 했을 때의 부담 또한 덜어졌으며, 손해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공유주방 사이에서 그의 서비스가 빛을 발한 것은 바로 공유주방에 더한 ICT 서비스 덕분이다. (사진=고스트키친 페이스북에서 캡처)

KAIST, 배달의민족 출신 IT 인력들이 설립한 고스트키친은 현재 서울 강남의 삼성동과 강남역 인근에 총 40개 업체가 입점할 수 있는 공유 주방을 두 군데 운영하고 있다. 연말에는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에 3호점도 개설할 예정이다.

4~6평짜리의 공간은 화구, 냉장고, 싱크대 등을 갖추고 있으며 외식창업자는 자신의 조리 공간에서 각자 음식을 만들고 연구한다. 삼성점에는 15개, 서초점에는 30개 정도의 점포가 입주할 수 있다. 오픈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두 곳 모두 이미 임대율이 60%에 달할 정도로 신규 창업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수많은 공유주방 사이에서 그의 서비스가 빛을 발한 것은 바로 공유주방에 더한 ICT 서비스 덕분이다.

본래 공유주방이 조리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조리기구만 제공했다면, 고스트키친은 원스톱으로 주문과 배달접수까지 해결해 준다. 주문 접수부터 전화 상담, 배달원 호출 등 각종 잡무로부터 해방시켜 주방에서 요리만 하면 되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배달주문 플랫폼은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등 다양하다. 이 때문에 운영자들은 각각의 플랫폼을 여러 대의 단말기에 설치한 후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이를 배달 플랫폼에 접수해야 했다. 고스트키친은 이처럼 번거로운 잡무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발가락'이라는 주문접수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시스템의 뜻은 간단하다. '발가락으로도 작동할 수 있을 만큼 쉽다'는 뜻이다.

발가락 시스템 덕분에 주문접수와 배달접수는 발가락이 자동으로 처리하게 되며, 공유 주방에 입점한 운영자들은 태블릿으로 발가락에 연동된 각종 음식배달 서비스를 통해 주문을 받을 수 있다. 어느 플랫폼을 쓰든 하나의 태블릿에서 모든 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배달원까지 한 번에 호출 가능하다. 운영자들은 그야말로 '요리만 하면' 되는 것이다.

더불어 고스트키친은 패스트파이브 입주자를 대상으로 전용주문웹사이트를 만들어 경쟁력을 더했다. 강남 패스트파이브에 상주하고 있는 인원만 무려 9000여 명, 이들의 주문을 고스트키친이 최대한으로 독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입점하는 업주들이 원한다면 ▲밥투정 ▲도쿄밥상 ▲난나나 파스타&스테이크 등 최 대표가 운영하던 음식 브랜드를 수수료나 로열티 없이 이용할 수도 있다.

최 대표는 배달음식점 사장으로 2년 여 동안 활동한 것을 바탕으로 운영자들의 고충에 귀기울일 수 있었다. (사진=고스트키친 홈페이지에서 캡처)

고스트키친이 이토록 운영자들의 고충에 귀기울일 수 있었던 것은 실제로 최 대표가 배달음식점 사장으로 2년 여 동안 활동했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에서 '배민수산'과 '배민키친'의 출시를 주도했던 최 대표는 배달의민족을 퇴사한 뒤 배달음식점을 차려 월 매출 1억 원에 이를 정도로 성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고스트키친은 배달음식 조리는 물론 배달 영역까지 운영자의 문제점과 고충을 심도깊게 파악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한편 고스트키친은 향후 목표를 배달음식 자영업주의 지속가능성 확보로 삼고 있으며, 최근에는 누적 124억 원 가량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스트키친은 ICT 시스템 고도화와 지점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 밝혔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