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식품업계도 '탑골 코인' 탑승...다시 돌아온 그 시절 먹거리
[이슈&트렌드] 식품업계도 '탑골 코인' 탑승...다시 돌아온 그 시절 먹거리
  • 이지원
  • 승인 2019.11.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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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업계는 '뉴트로' 관련 트렌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유통업계가 가장 눈독 들이고 있는 트렌드는 '뉴트로'라 할 수 있다. 뉴트로란 단연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해당 트렌드는 식품 업계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식품업계가 과거 인기를 끌었던 과자와 라면 등에 복고 감성을 내세워 1020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는 신선함을, 기성세대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하며 전 연령층의 입맛을 공략하기에 나선 것이다.

식품업계에 뉴트로 열풍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된 계기는 지난 2017년 12월, 매일유업이 세븐일레븐과 함께 자판기맛 우유인 '매일우유맛 원컵'을 출시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옛날 커피 자판기에서 뽑아 먹을 수 있던 우유를 그리워하던 이들을 위해 편의점에서 그때의 맛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던 것이 계기가 된 것이다. 해당 제품은 출시 이후 1년 만에 누적판매량 250만 개를 기록하며 뉴트로 트렌드를 본격적으로 불 지폈다.

특히 식품업계는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사진=오리온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특히 식품업계는 단종된 인기 제품들을 다시 출시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실제 재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일례로 최근 오리온은 2012년 단종한 과자 '베베'를 7년 만에 재출시했다. 1995년 '아기만을 위한 아기 과자'라는 콘셉트로 출시한 베베는 사이버 아기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등 아동용 과자로 이름을 알렸다. 아기용 과자를 표방했지만 부드러운 달걀 쿠키 맛으로 성인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로 남녀노소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때문에 베베가 단종된 후 수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동영상 사이트에 글이 올라올 정도로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 10월 14일, 오리온은 공식 SNS를 통해 베베의 재출시를 암시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에는 공식적으로 베베 재출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12년 제품 라인업을 재정비하며 생산 중단됐던 베베는 단종된 지 7년 만에 '돌아온 배배'라는 이름으로 소비자들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됐다.

오리온의 이러한 행보는 앞서 뉴트로 마케팅의 성공 사례인 '태양의 맛 썬', '치킨팝'을 재출시해 인기 상품 반열에 올렸던 것에 이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태양의 맛 썬과 치킨팝은 2016년 오리온 이천공장 화재로 생산라인이 소실돼 불가피하게 생산이 중단됐다. 이후 오리온 공식 홈페이지에는 두 제품을 출시해달라는 문의글이 수백 건 올라오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뚝심있는 요구 끝에 태양의 맛 썬은 2018년 4월, 치킨팝은 2019년 2월 재출시됐다.

두 제품의 재출시 이후 새로운 썬은 한 달 만에 18억 원 어치인 200만 봉지를 판매했으며, 생산 중단 당시보다 판매량이 20% 이상 늘어난 판매량을 보였다. 재출시 1년여 만인 올해 6월에는 누적 판매량 3000만 봉을 돌파했다.

더불어 치킨팝은 기존의 길쭉한 패키지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10% 양을 늘리며 '가성비 스낵'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후 7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2000만 봉을 돌파했다.

롯데리아의 경우에는 더욱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요구에 대응했다. (사진=롯데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특히 롯데리아의 경우에는 더욱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에 맞섰다. 지난 7월 말부터 약 2주간 진행된 '롯데리아 레전드버거 투표'는 롯데리아 창립 40주년을 맞아 단종된 버거 중 이용자의 선택을 받은 버거 1종을 2019년 버전으로 재출시하는 이벤트다.

인기있었던 제품을 단종시켰던 만큼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으며, 1위만이 부활한다는 점에 있어 소비자들의 승부욕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 결과 투표에는 총 189만2593표가 몰렸으며 인기 프로그램의 이름에서 착안한 '버거듀스 101'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이에 롯데리아는 45.0%의 지지율을 얻은 오징어버거를 지난 9월 출시했다. 이후 20일 만에 250만 개 판매를 돌파했으며, 오징어버거의 판매량은 전체 버거 판매량의 약 21%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1월 14일에는 아쉽게 2위에 그친 라이스버거까지 선보이기도 했다.

뉴트로 트렌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세븐틴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재출시만으로도 홍보 효과가 톡톡히 드러난다는 점은 역시 업계들이 뉴트로 트렌드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실제로 치킨팝 재출시 당시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멤버 승관은 자신의 SNS에 직접 영상을 올리며 격한 감동을 표현했다. 승관은 '우리들의 추억의 과자 치킨팝'이라는 제목과 함께 "제가 마트에 갔는데 연습생 때 추억의 과자가 있더라"며 "단종된 줄 알았는데, 이걸 보고 울컥했다"고 말해 감격의 순간을 나눴다.

이처럼 주요 타겟에 밀레니얼 세대가 포함돼 있는 만큼, 밀레니얼 세대들이 주축이 돼 경험해 보지 못한 옛 것에 대해 신선함을 느끼며 이를 SNS에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것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