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회식 사라지며 소주 판매량도 뚝...2013년 이후 최저치
[뉴스줌인] 회식 사라지며 소주 판매량도 뚝...2013년 이후 최저치
  • 이지원
  • 승인 2019.11.2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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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의 인기가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기 불황에도 날개 돋힌 듯 팔리며 '서민의 술'이라 불렸던 소주의 인기가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물론 맥주와 막걸리, 위스키 등 여타 다른 주류 시장이 모두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유지해왔던 소주의 하락세라는 것에 주목할 만하다.

국세청의 국세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희석식 소주의 출고량은 91만8000㎘로, 2017년 94만 6000㎘ 대비 3%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2013년 90만㎘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매년 95만㎘ 수준을 유지해 오던 소주 시장에 위기감을 가져오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체 주류 시장이 10% 가량 줄어든 것과 비교해 봤을 때, 소주 업계는 그 시장 규모를 꾸준히 유지해 온 셈인데 이 수치가 깨졌기 때문이다.

소주 시장의 축소는 사회적인 분위기의 변화와 새로운 트렌드의 정착으로 인해 시작됐다. 이미 지난 2016년 김영란 법에 의해 소폭 등락하며 주춤하는 분위기를 보였지만, 이후 계속되는 워라밸과 주 52시간 근무제, 혼술족의 등장으로 인해 회식 문화가 바뀌고 주류 트렌드까지 변화하며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퇴근 후 한 잔을 즐기던 분위기도 점차 사그라드는 추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퇴근 후 간단하게 직장 동료들과 소주 한 잔하는 문화 대신 워라밸을 택하는 시대 분위기도 한 몫하고 있다.

더불어 회식을 하는 단체 손님까지 줄어들며 주점 프랜차이즈 또한 맥을 추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 및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18년 주점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성장률은 -11.92%를 기록했다. 폐점률은 13.62%에 달했다. 더불어 최근 2~3년간 주점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폐점률 또한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주류소비트렌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주류 트렌드는 ▲1인 음주 ▲작은 사치로서의 음주 ▲감성·개성을 표현하는 음주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도수가 높은 것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던 소주와는 반대되는 트렌드가 대세가 된 것이다.

과거에 이어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는 트렌드로는 ▲저도주 ▲수입맥주 ▲즐기는 술 ▲분위기 좋은 주점 ▲기능성 전통주 ▲가성비 좋은 술 등이 자리잡았다.

특히 '저도주', '즐기는 술', '분위기 좋은 술'은 소비자들의 변화한 소비 트렌드를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가격대가 있더라도 자신만의 만족을 우선시하며, 가볍고 취하지 않는 주류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주류 업계들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이에 따라 주류 업계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위기에 봉착한 소주 업체들은 17도 도수를 벗어나 젊은층을 겨냥한 저도수의 소주를 출시하거나, 10년간 유지했던 초록병을 벗으며 디자인 변신 마케팅에 나서는 등 활로 모색에 나선 것이다.

특히 2019년 4월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은 '뉴트로 트렌드'에 걸맞게 1970년대 디자인을 복원해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출시됐다. 두꺼비 캐릭터를 통해 원조 소주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소주병은 녹색병'이라는 편견을 깨고 하늘색 병으로 출시했다. 젊은층이 낮은 도수를 선호하는 것을 반영해 도수는 16.9도로 출시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출시 후 72일 만에 약 1100만 병이 팔린 것이다.

이에 다른 주류업체 역시 뉴트로 전략에 나서며 젊은층에게는 새로움을,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신선함을 선사하려는 주류업계들의 노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