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여전히 깨지 못한 '유리천장'...직장인 72.3%, "회사에 유리천장 존재한다"
[솔로이코노미] 여전히 깨지 못한 '유리천장'...직장인 72.3%, "회사에 유리천장 존재한다"
  • 이지원
  • 승인 2019.11.2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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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명 중 7명은 직장 내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사진=잡코리아·알바몬)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직장인 7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직장 내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천장은 소수자, 특히 여성이 일정 서열 이상의 고위직으로 오를 수 없게 하는 조직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잡코리아는 알바몬과의 설문조사에서 직장인들이 근무 중인 회사 내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의 72.3%는 '회사에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응답은 남성 66.5%, 여성 76.6%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10% 가량 높게 나타났다.

회사에서 느끼는 유리천장의 유형 또한 성별에 따라 달리 나타났다. 남성 직장이느이 경우에는 가장 크게 느끼는 유리천장에 대해 최종학력과 출신학교에 따라 차별이 주어지는 '학별의 벽(47.7%)'을 꼽았다. 그 뒤를 이어 ▲직무의 벽(33.8%) ▲배경의 벽(28.7%) ▲출신지역의 벽(26.9%) 등이 자리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에는 성별만으로도 유리천장을 느끼는 '성별의 벽'을 꼽는 응답이 61.5%의 압도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학벌의 벽(40.8%) ▲직무의 벽(31.2%)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더불어 공채와 수시채용을 따지는 '기수의 벽(24.5%)'도 여성들이 직장 내에서 겪는 대표적인 유리천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천장은 실제 직장 내에서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유리천장은 실제 직장 내에서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었다. 심지어는 수시로 "유리천장을 없애겠다"고 나섰던 대기업 내에서도 만연한 문화였다.

실제로 2019년 1분기 기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전체 2072개의 성별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여전히 주요 기업들 사이에서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CEO스코어에 의뢰해 기업 내 유리천장 해소를 위한 임원의 성별 불균형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전체 2072개의 ▲성별 임원 2만 9794명의 현황 ▲산업별 성별 임원 현황 ▲여성 임원이 있는 기업 665개의 전무 이상 임원 3408명의 성별 직위·직무 현황을 발표했다.

그 결과, 여성 임원 및 사외 이사 비율의 비율은 각각 4.0%·3.1%로 조사돼 의사결정 영역에 있어 여성 선임 비율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이 10조 원 이상인 기업 가운데 여성 임원이 0명인 기업 또한 10곳 이상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2072개의 기업 중 여성 임원이 1명 이상 있는 기업의 수는 32.1%에 불과한 수치였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교육서비스업(15.1%)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9.3%) ▲수도·하수·폐기물 처리·원료재생업(8.2%)에서 여성 임원 비율이 높았다. 반면 광업, 숙박·음식점업에서는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찾을 수 없었다. 상장법인 절반 이상(62.5%)을 차지하는 제조업의 경우에는 여성 임원이 3.5%로,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또한 여성 임원이 있는 기업 665개를 대상으로 '전무 이상 성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여성의 비율은 전체 중 7.7%였다. 그마저도 고위직의 여성 임원 대부분은 오너의 일가로 나타났다. 실제 부회장의 임원 임명 경로를 확인한 결과 여성 부회장 31명 중 오너 일가는 83.9%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경영지원업무를 맡은 여성 임원 185명 의 77.3% 이상도 오너 일가로 확인됐다.

국내 여성들의 유리천장은 글로벌 수치와 비교해 보더라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국내 여성들의 유리천장은 글로벌 수치와 비교해 보더라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한국 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이 세계 주요 국가 중 가장 낮다는 조사 결과가 등장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는 지난 11월 15일, 세계 3000여 개 기업을 분석해 발표한 '2019 CS 젠더 3000: 변화하는 기업의 얼굴'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한국 기업 73개사의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3.1%에 그쳤다. 이는 조사 대상 40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하위권에 속하는 ▲파키스탄(5.5%) ▲일본(5.7%) ▲러시아(5.7%)보다도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평균은 20.6%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기업 이사회의 여성 비율은 2015년에는 3.9%로, 파키스탄(2.2%)이나 일본(3.4%)보다 높았다. 2016년 역시 3.6%로 파키스탄(2.3%)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더불어 기업의 고위관리직 내 여성 비율도 한국은 3.9%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꼴찌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한국 기업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비율은 4%였지만,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여성이 있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국가의 여성 임원들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국내의 여성 임원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