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국가 책임 묻는 '예방법'부터 지자체들의 노력까지...진화하는 '고독사' 대비책
[솔로이코노미] 국가 책임 묻는 '예방법'부터 지자체들의 노력까지...진화하는 '고독사' 대비책
  • 이지원
  • 승인 2019.12.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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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고독사'는 중요한 사회문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날이 점점 추워지며 고독하게 세상을 떠나는 이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특히 몸이 약한 노인들의 경우에는 암과 폐렴 등의 질병이 악화되며, 자연스레 고독사의 위험에 빠지는 것이다. 더불어 기온이 내려가게 될 경우에는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으로 쓰러질 가능성 또한 높아져 추위에 더욱 취약하다.

이처럼 현대사회에서 '고독사'는 중요한 사회문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돌봄'을 제공해 줄 가족이 없는 1인가구에게 있어 건강의 악화는 곧 홀로 맞이해야 하는 응급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증가시키고, 현재의 생활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조차 어둡게 물들이기 일쑤다.

고독사가 늘어나는 배경으로는 1인 가구 증가와 가족 구조 해체가 꼽힌다. 실제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나타난 1인 가구의 현황 및 특성' 보고서를 살펴보면 2017년 국내 1인가구는 56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7.2%를 차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2000년 222만가구에서 17년 사이 156.2% 증가한 수치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내의 65세 이상 홀몸노인 인구는 모두 140만 508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집계된 115만 2673명과 비교했을 때 21.9% 증가한 수치다.

더불어 2014년 538건이었던 고독사는 2018년 835건으로 집계됐다. 3년 만에 약 297건이 증가한 것이다.  또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8년 10월 기준 1인가구의 수는 561만 3000가구로, 이는 1년 전인 2017년보다 17만 9000가구, 즉 3.3%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 형태 중 1인가구의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그 비중 또한 28.1%에서 28.7%로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정확한 수치는 없다. 다만 '시신을 인수할 가족이나 지인이 없는 죽음'을 뜻하는 '무연고사 통계'로 고독사 추이를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동시에 무연고사 사례 또한 2013년 1271명이었던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8년 2549명을 기록했으며, 5년 만에 약 두 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보여 준다. 하루로 따지면 약 7명 꼴로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한 셈이다.

이에 비자발적으로 1인가구가 된 노년층의 고독사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며 정부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이 등장하는가 하면, 각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에서도 노년층 1인가구들의 고독사를 대비한 정책들을 계속해서 발표하고 있다.

고독사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곧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한 고독사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곧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8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고독사 예방법' 제정안을 수정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고독사를 막기 위해 정부가 정부가 정기적인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대책을 수립·시행할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보건복지위 전체 회의 의결과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오는 2021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고독사 예방법에 따르면 혼자 사는 노인 등의 극단적 선택이나, 질병에 따른 고독사를 막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단계별로 필요한 정책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했다. 이를 위해 복지부 장관은 5년마다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각 시·도지사 또한 해마다 기본계획에 따라 고독사를 막기 위한 예비 시행계획을 세우고 이를 시행해야 한다. 

이번 법안으로 인해 무연고자 및 고독사를 챙길 법적 근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법 제정으로 위기에 빠진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각 지자체에서도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사례들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런가 하면 각 지자체에서도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갖가지 사례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부산의 경우 노인 인구비율이 급격히 증가하며 곧 다가올 초고령사회에 예방하고 있다. 

부산은 2~3년 뒤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인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12월 2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역별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수는 부산 진구가 6만 6700여 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해운대구 6만 5600여 명 ▲사하구 5만 5400여 명 ▲남구 5만 1400여 명 ▲동래구 4만 6400여 명 ▲금정구 4만 6200여 명 ▲북구 4만 5300여 명 ▲연제구 3만 7400여 명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인구비율이 초고령사회 기준인 20%를 이미 넘어선 곳도 ▲중구(25.4%) ▲서구(23.8%) ▲동구(25.2%) ▲영도구(25.5%) ▲수영구(20%) 등 5곳에 달했다.

이에 부산 영도구는 늘어나는 노인 인구와 곧 찾아올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나섰다. 부산 영도구 영선1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민·관 협력 고독사 예방 특화사업인 '혼자가 아니야'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동 협의체 위원과 복지담당자가 관내에 전입한 저소득 1인가구에 집들이 생필품과 떡을 전달하고, 함께 이사떡을 돌리면서 이웃과 소통하고 따뜻한 마을 공동체 조성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시행됐다.

한편 공주시는 고독사 예방을 위해 한국야쿠르트와 손을 잡았다. 지난 11월 28일, 공주시는 한국야쿠르트 공주점과 함께 '잘 지내시나요구르트 신바람 공주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질병과 고령 등으로 고독사 위험이 높은 취약계층인 1인 단독가구에 우유 지원과 안부 확인으로 건강 증진과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국야쿠르트 배달원들을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적극 활용하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배달원들은 오는 2020년 3월~11월까지  각 읍면동 지역에서 선정한 독거세대 40명에게 주 2회 우유를 직접 전달하고 안부를 확인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장기 부재 등으로 미수령 하거나 수령 시에 건강이상이 확인될 경우 사회복지 담당자가 긴급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연락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고독사 등의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계획이다.

송파구는 12월부터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을 진행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슷한 사업이 서울시 송파구에서도 진행 중에 있다. 송파구는 12월부터 독거노인 가정에게 우유를 배달하는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을 진행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동명의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과 함께 진행한다. 사단법인은 우아한형제들, 골드만삭스, 매일유업 등의 12개 기업과 약 250명의 개인 후원자들로부터 정기적으로 지원을 받아 서울 15개 자치구 2000여 독거노인 가정에게 우유를 전달하고 있으며, 송파구의 프로젝트를 통해 12월부터는 송파구의 독거노인들에게도 우유가 배달된다.

송파구의 이번 프로젝트는 독거노인이 우유를 마시며 건강을 챙기도록 돕는 한편, 독거노인의 안전을 확인하며 고독사를 막는다. 이전에 배달한 우유가 쌓여있는 경우 우유배달원이 이 사실을 동주민센터에 알려 관련 공무원 등이 즉시 독거노인을 방문해 건강을 챙길 예정이다. 송파구가 경제적 형편 등을 고려해 선정한 독거노인 150명에게 주 3회 우유가 배달된다.

아울러 송파구는 11월 초 관내 노인복지시설 및 재가장기요양기관 종사자 600명을 대상으로 노인인권 집합교육을 진행한 바 있으며, 오는 2020년 1월부터는 노인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울 수 있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노인돌봄서비스는 기존의 '노인돌봄사업'을 통합해 지역사회의 돌봄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안부확인 등의 '안전지원' ▲친구 만들기 등의 '사회참여' ▲운동과 영양섭취 정보 제공을 위한 '생활교육' ▲병원동행이나 청소, 빨래 등을 지원하는 '일상생활 지원' 등 네 가지 분야에서 17개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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