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신촌 피살사건, '카카오톡 왕따' 문제
20대 신촌 피살사건, '카카오톡 왕따' 문제
  • 김세영 기자
  • 승인 2012.05.02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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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공원에서 20살 대학생이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은 카카오톡 그룹채팅방 내에서 서로 대화를 하다 감정싸움으로 격화돼 발생한 일로 드러났다.

2일 경찰에 따르면 해당 그룹채팅방은 숨진 김모씨(20)의 전 여자친구인 A양(20)이 개설한 것으로 음악활동을 위한 인터넷 밴드를 주제로 만들어졌다.

해당 채팅방에는 지난달 30일 오후 8시47분께 흉기로 김씨를 수십여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군(16)과 홍모양(15) 등이 소속돼 있었다.

김씨는 A양 소개로 이군, 홍양 등을 알게됐고 A양은 해당 채팅방에서 회장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해당 채팅방의 회장 역할을 A양 대신 김씨가 도맡기 시작하면서 채팅방 내 갈등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한 인터넷게임을 통해 알게된 김씨와 A양은 사건 발생 한달 전 헤어졌다.

이로 인해 김씨의 모든 행동이 싫었던 기존 채팅방 참가자들이 새로운 채팅방을 개설하면서 김씨를 초대하지 않는 등 김씨를 따돌리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화가 난 김씨가 '이군 등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하거나 악성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감정이 격해진 이군 등은 홍양과 자주 '김씨를 죽여버리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주고 받는 등 김씨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갖고 있었다.

이후 지난 27일 주말을 맞아 대학이 있는 강원도에서 서울 집에 올라온 김씨는 그동안 일에 대해 이군 등에게 '사과를 하고 싶다'며 '만나자'는 문자를 보내 사건 당일 신촌역 일대에서 만났다.

이군은 김씨와 만나는 사실을 윤군에게 미리 알렸고 윤군은 범행에 사용된 칼 두자루를 준비한 후 창천동 어린이공원에서 김씨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이군 등은 범행과정 중 김씨가 몸부림을 치자 이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칼로 김씨의 목과 복부 등을 수십여차례 찔렀다. 홍양이 범행에 직접 가담했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엇갈린 진술이 나오고 있다.

범행을 저지른 후 이군과 홍양은 범행장소에서 멀리 도망가지 않고 서대문구 인근 찜질방에서 태연하게지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1일 오후6시께 검거된 이군과 홍양을 검거하고 이날 오전 7시30분께 경기도 남양주시 자택에서 윤군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