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무거운 종이책 말고, 스마트폰으로 '웹소설' 보는 2030 밀레니얼 세대
[이슈&트렌드] 무거운 종이책 말고, 스마트폰으로 '웹소설' 보는 2030 밀레니얼 세대
  • 이지원
  • 승인 2019.12.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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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설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교보문고가 2019년 12월 9일에 발표된 '2019년 베스트셀러 결산 자료(1월 1일~12월 8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소설 판매량은 전년보다 10% 넘는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가 집계한 기간 중 소설 판매량은 지난 2018년보다 10.3%나 감소했으며, 출간 종수 역시 2015년 7만 5020종에서 2019년 6만 8072종으로 4년 사이 10% 가량 줄어들며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교보문고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서점인 예스24의 집계에서도 소설·시·희곡 분야 도서는 지난 2018년 판매권수 점유율에서 6.7%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6.1%로 1년 사이에 5%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지의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은 웹소설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사진=카카오페이지 홈페이지에서 캡처)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소설 자체의 침체기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종이책 소설과 달리 웹소설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라는 것이다.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2013년 약 100억 원에서 2018년 4000억 원 대의 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웹소설 시장규모인 4000억 원을 종이책으로 환산할 경우(권당 1만 3000원으로 책정) 약 3000만 권으로 추산할 수 있다. 교보문고 판매데이터와 시장점유율로 추산한 올 한 해 종이책 소설 판매권수가 약 1200만 권인 것을 감안할 때, 웹소설의 시장규모는 종이책 소설 시장의 약 2.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웹소설 산업현황 및 실태조사(2019)' 자료에 따르면 웹소설은 평균 유통작품 수 8만 2322편, 월 평균 1만 45건이 등록되고 있으며 1일 평균 조회수만 추산해도 201만 2200회로 나타났다.

이러한 웹소설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것은 카카오페이지의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카카오페이지의 웹소설 조회수는 2억 7000억 건 대였지만, 하루가 지난뒤 1편을 무료로 볼 수 있는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를 적용한 뒤 2015년 조회수가 660% 증가한 18억 건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페이지의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한 이후 각 웹소설 플랫폼은 해당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곧 웹소설 시장 전체의 성장으로도 이어진 것이다. 전체 웹소설 시장도 2014~2015년을 기점으로 급성장했는데, 이는 곧 웹소설 시장 전체에서 해당 시스템이 새로운 사업 모델로 적용됐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지 않더라도 항상 몸에 지니는 모바일기기가 책을 볼 수 있는 매개체가 되며 소설을 읽는 이들의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디지털 콘텐츠는 곧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리고 이러한 디지털 콘텐츠는 곧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고 있음을 주목할 만하다.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자기 계발과 콘텐츠 구입에는 기꺼이 지갑을 열지만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거나, 서점에서 책을 사는 등의 일은 좀처럼 없다. 최근 2030 밀레니얼 세대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전자기기로 대부분의 콘텐츠를 즐기고 있는 탓이다.

실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유료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34.5%를 차지한 18~24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25세~34세(32.9%)가 자리했다. 전체 평균인 11.3%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연구 결과에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불어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청소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정보기술(IT)에 능통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저렴한 비용으로 짧고 간편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낵컬쳐(Snack Culture)'를 선호하는데, 이러한 특징이 곧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이라 추측된다.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웹소설을 즐길 수 있는 모바일기기가 대중화됨과 동시에, 웹소설 한 권을 보는 데 드는 비용은 수 백 원, 한 편을 즐기는 데 필요한 시간은 몇 분 가량에 불과하다는 것이 밀레니얼 세대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를 즐길 때 소유에 집착한다기보다는, 단지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한다는 것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