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떠난 통합진보 전국운영위, 파국으로 종결
이정희 떠난 통합진보 전국운영위, 파국으로 종결
  • 신민주 기자
  • 승인 2012.05.0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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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 부정경선 진상조사결과를 둘러싼 공방으로 4일 오후 2시에 시작했으나 날을 넘겨 5일 아침까지 진행된 통합진보당의 제10차 전국운영위원회의는 결국 당권파 당원들에 의해 5일 오전 8시 30분경 결국 파국을 맞았다.

▲ 5일 오전 8시 30분 경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의 내용에 불만을 품은 당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전국위원들에게 언성을 높이고 있다. ⓒ뉴스1

앞선 오전 7시 부정경선 진상조사단장인 조준호 공동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며 안건처리를 의도적으로 미루던 당권파 이정희 공동대표는 전국운영위원회 의장직에 물러날 뜻을 시사한채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회의 속개를 위해 의장직을 맡은 비당권파의 유시민 공동대표가 신속한 진행을 위해 수정안을 상정해 찬반 토론을 하던 중 '장애인·청년비례를 제외한 나머지 비례대표 후보들을 사퇴시킨다'는 내용에 대한 논의가 오가자 방청하던 당권파 당원들은 일제히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이른바 당권파로 불리는 구 민주노동당계 당원들은 이정희 공동대표가 자리를 뜬 이후 나머지 공동대표들과 운영위원들이 당원 투표로 이뤄진 비례대표 경선결과를 바꾸려는데 대해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한 당원은 "일용직 노동자로 살면서 힘들지만 새벽부터 나와서 100명, 150명씩 당원 가입시키면서 당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렇게 무시해도 되느냐"며 "힘들어서 선거도 안하려는 사람들을 기껏 당에 가입시켰다"고 말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당원은 "조준호 공동대표 스스로도 진상조사 보고서의 허점을 인정했음에도 이에 기초한 지도부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흥분한 당원들을 위해 우선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새로운 조사에 기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당원은 "부정이면 다 부정이지 어느 것은 부정이고 어느 것은 부정이 아니냐"며 "진보정당이 부정행위에 대해서 무슨 정치적인 판단을 하냐"며 지적하기도 했다.

정상적인 회의진행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유시민 공동대표는 회의장소 변경을 선언하고 위원들과 함께 퇴장하려 했으나 흥분한 당권파 당원들이 회의장 입구에서 이들을 막아서 대치 속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