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대규모 '임원 물갈이'...안정보다 변화 택해
롯데그룹, 대규모 '임원 물갈이'...안정보다 변화 택해
  • 임은주
  • 승인 2019.12.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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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뉴시스)

롯데그룹이 사상 최대 규모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주요 역량 집중을 위해 황각규, 송용덕 두 명의 대표이사가 각각의 업무권한을 갖는 투톱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이번 인사는 '안정'보다 '변화'에 맞춰졌다는 평가다.

19일 롯데그룹이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롯제지주·쇼핑·케미칼 등 50여개 계열사 180여명 임원을 교체하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롯데는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에 연계한 조직 개편과 젊은 인재로의 세대교체가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고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 계열사 대표 22명을 바꾸는 대규모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실적이 부진했던 유통 4개 계열사 대표를 모두 교체했다. 이 같은 대규모 개편 인사는 역대 최대규모 수준이다.

롯데지주는 두 명의 대표이사가 각각의 업무권한을 갖는 투톱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사업 및 글로벌사업 전략과 재무, 커뮤니케이션 업무 등을 담당한다.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 역할도 그대로 수행해 그룹 2인자의 역할은 계속된다.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부회장)이 롯데지주 공동 대포이사로 자리를 옮겨 인사, 노무, 경영개선 업무를 담당한다. 송 부회장의 이동으로 롯데지주에서 그룹의 재무업무를 총괄하던 재무혁신실장 이봉철 사장이 호텔&서비스BU장을 새롭게 맡게 됐다.

황각규(왼쪽),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사진=롯데지주)
황각규(왼쪽),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사진=롯데지주)

유통BU장은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해 맡는다.백화점·마트·슈퍼·e커머스·롭스 등 사업 부문을 롯데쇼핑 대표이사 원톱체제로 재편했다. 기존 각 계열사는 사업부로 전환되며, 각 사업부장은 실질적인 운영을 담당한다. 의사 결정 단계를 축소해 빠른 실행력으로, 급변하는 시장 속 유통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롯데그룹의 양대 산맥인 화학부문도 전열을 재정입했다.내년 1월1일 예정된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을 통해 통합 케미칼 대표이사 아래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첨단소재사업 대표 체제로 개편된다.

이에 따라 김교현 화학BU장이 통합 케미칼 대표를 겸임한다. 기초소재사업 대표로는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가 유임됐고, 첨단소재사업 대표는 이영준 롯데첨단소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음료와 주류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번 인사를 통해 이영구 대표이사 체제로 통합됐다. 음료와 주류의 유통·생산·판매 역량을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의도다. 

한편, 롯데는 그룹 전체 임원의 규모를 소폭 축소했지만 여성 신임 임원은 3명 늘려 여성 임원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 대홍기획 양수경 전략솔루션1팀장, 호텔롯데 장여진 마케팅부문장, 롯데월드 박미숙 서울스카이 운영팀장이 새롭게 여성 임원으로 선임됐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