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유통 업계 휩쓴 간편 한 끼 '핑거밀'
[솔로이코노미] 유통 업계 휩쓴 간편 한 끼 '핑거밀'
  • 이지원
  • 승인 2020.02.1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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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3명은 아침밥을 거른다. 더욱이 챙겨 주는 이 없이 혼자 사는 1인가구에게 아침 챙겨먹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다.

이에 최근에는 1인가구와 맞벌이가정의 증가로 인해 밥상을 차리는 대신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핑거밀(finger meal)'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핑거밀이란 어떤 것이고, 문제점은 없는 걸까.

끼니는 1인가구의 영원한 걱정거리이자 숙제로 자리잡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5~44세 1인 가구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가족 정책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단점으로 응답자의 24.5%가 '혼자 식사를 챙겨 먹기 어려움'을 꼽았다.

바쁜 아침에는 끼니 챙기는 것이 더더욱 여의치 않다. 보건당국이 매년 실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살펴보면 국민들의 아침 결식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이 섭취하는 에너지 비율은 2005년 21.2%에서 2017년 15.9%로 줄었고, 아침 결식률은 같은 기간 19.9%에서 27.6%로 오히려 늘어났다. 국민 10명 중 3명 정도는 아침을 굶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아침식사를 거르는 식습관은 비만이나 당뇨병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특히 아침을 거르는 현대인들 중에서도 1인가구의 아침 결식으로 인한 당뇨병 발생률이 높아서 문제가 되고 있다.

독일의 당뇨병센터(DDZ)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아침을 거르는 사람의 경우 아침을 섭취하는 사람에 비해 성인 당뇨병 발생률이 평균 33% 높았다고 밝혔다. 1주일 중 단 하루 아침을 거르는 사람도 아침 식사를 꼬박 챙기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6% 높았으며, 만약 주 4~5일 아침을 거르는 경우 이런 위험은 55%까지 치솟았다.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찾아볼 수 있다. 일반 다인가구보다 1인가구의 당뇨병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이 지난 2019년 3월, 19세 이상 성인 3691명을 대상으로 가구 형태별 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로부터 알 수 있었다. 1인가구 387명, 다인가구 3304명이 참여한 해당 연구에서 1인가구의 당뇨병 유병률은 16.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5%를 기록한 다인가구보다 두 배 이상에 달하는 결과이다.

물론 조사에 참여한 인원 부분에서 차이가 크긴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1인가구와 다인가구의 당뇨병 유병률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당뇨병 유병률의 차이는 아침식사의 결식으로부터 이어졌다. 1인가구의 당뇨병 위험요인 중 다인가구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항목이 아침식사의 결식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핑거밀은 끼니 때우기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때 핑거밀은 끼니 때우기의 좋은 대안이 된다. 핑거밀은 보통 스낵에 가깝게 인식되는 핑거푸드와 달리, 말 그대로 집어서 먹을 수 있는 식사 형태의 음식을 일컫는다. 맨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디저트를 뜻하는 핑거푸드와 달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떡이나 1인용 피자, 샌드위치, 핫도그 등이 대표적인 핑거밀로 꼽힌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사이트 G마켓에서는 2018년 12월 14일~2019년 1월 13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식사대용으로 주목 받고 있는 떡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9%나 늘었다. 특히 하나씩 가지고 다니면서 먹기 좋은 두텁떡이나 콩떡 등의 판매가 무려 22배 이상(2181%) 증가하며 가장 높게 나타났다. 떡 외에 핫도그와 구운계란, 육포, 도너츠 등도 간단히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제품군의 판매가 줄줄이 상승 곡선을 기록했다.

핑거밀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밀레니얼 세대다. '간편함'을 추구하는 이들답게 직접 요리를 하는 것보다는 배달음식이나 가정간편식(HMR)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간단한 조리 과정조차 생략하고 싶어 하는 젊은 소비자가 늘고 있어 과정이 간편한 핑거밀 시장이 식품업계에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추세다.

하지만 핑거밀 섭취 시 영양 불균형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 없다. 몇 가지의 식재료만 사용되는 만큼 핑거밀이 식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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