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비대위원 5명이 16일 오전 11시 민주노총을 방문했다. 이자리에서 당 혁신에의 참여를 요청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17일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철회와 집단탈당 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강 비대위원장의 간절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날 정용건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구체적이고도 과감한 혁신이 조속히 마련되지 않는다면 관계개선이 어렵다"고 말하며 결단을 촉구했다.

이어 양성윤 민주노총 부위원장 역시 "통합진보당 창당 때부터 노동중심성이 약화돼  이번 사태 이전부터 민주노총은 상실감이 있었다"며 "그런데 폭력사태까지 더해졌다"고 말해 감정의 골이 깊어졌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양 부위원장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철회 결정에는 불가피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비대위에 단 1%라도 기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민주노총은 비대위 구성에 당권파가 참가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노총이 당권파 측의 비대위 참가 거부에 대해 묻자 강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불참의 뜻은 전해 들었지만 공식적인 확답은 아직 듣지 못했다"며 "계속 참여를 호소하고 혁신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진보통합당 권태홍 공동집행위원장은 "경쟁부분 비례대표 당선자 사퇴문제는 반드시 오는 31일 이전에 결론 내겠다"며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민주노총이 17일 열리는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합진보당 집단탈당을 결정할지, 당 혁신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방안을 택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노총 핵심 관계자는 "산별노조 위원장을 중심으로 통합진보당에 대해 이미 마음이 돌아선 상태다"며 "당 혁신에 주도적으로 나선다 하더라도 민주노총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크지 않은 만큼 집단탈당을 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