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 일본의 삼성배우기 열풍
격세지감, 일본의 삼성배우기 열풍
  • 송혜정 기자
  • 승인 2011.06.1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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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자업체들이 삼성전자를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자국 언론을 중심으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삼성 배우기' 日보도 잇따라
 일본의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지난 17일 "지난 3월 본격적인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 삼성전자의 3D TV가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27만 대(지난 5월 기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며 "그 판매 및 마케팅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아직 정확한 시장 점유율이 조사되지는 않았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북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주간지는 이 같은 삼성전자의 이러한 독주 비결로 그 다양한 제품군을 거론했다.
 
 "삼성전자가 15종의 3D TV 모델(3D LED TV 8종, 3D LCD TV 1종, 3D PDP TV 6종)을 다음달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는 3D PDP TV 두 가지 모델만을 출시한 파나소닉을 압도하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고바야시 쿠니아키(泉邦昭) 3D 컨소시엄 사무국장은 "'LED TV=삼성전자'라는 인식이 (북미 시장) 전반에 퍼져있고, 3D LED TV를 주력 모델로 내세운 삼성전자의 판매전략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일본의 경제 격주간지 프레지던트는 '왜 삼성은 일본 전자업체들을 넘어서는가'라는 분석기사를 실었다. 경제불황 시기에도 전자업계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성공 비결을 짚는 기사였다.
 
 잡지는 "일본의 경제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성공비결로 먼저 '집중투자 전략'을 꼽는다"며 "삼성전자가 미래에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 거액의 자금과 우수한 인재들을 아낌없이 투입해왔다"고 진단했다.
 
 후지모리 유지 바클레이스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빠른 정보수집 능력과 의사결정 속도는 일본업체들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일본 최대의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가 '삼성이 강한 비밀' 연재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문은 상·하 연재기사를 통해 ▲체계적인 인재육성 정책▲기술·디자인 개발 노력 등을 삼성의 강점으로 거론했다.
 
 ◇잇따른 보도···왜?
 최근 잇따라 보도된 일본언론들의 삼성전자 관련 보도는 '스피드 경영'으로 수렴되고 있다.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현재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식의 경영보다는 적극적이고 신속한 경영 판단이 더 적합하며, 실제 삼성전자가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큰 성공을 거둔 LED TV나 올해 순항중인 3D TV를 거론하는 보도가 늘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나왔으나 대중화에 실패한 LED TV를 지난해 삼성전자는 상용화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LED 백라이트를 채용한 TV 제품을 만드는 것을 이제는 '상식'으로 여기고 있다. 때문에 LED 공급부족 상황도 계속되고 있을 정도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일본언론의 보도를 두고, "그동안 한국업체를 한수 아래로 봤던 인식이 이제는 완전히 바뀐 듯하다"라고 짚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에게는 패스트 팔로우어(fast follower, 1등업체를 빠르게 뒤쫓는 2등업체) 이미지가 강했으나, 이제는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올라섰다"라며 "일본언론들도 그런 동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