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 논란 거세자... 고개숙인 조희연 "선생님들 자부심 무너뜨려" 죄송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 논란 거세자... 고개숙인 조희연 "선생님들 자부심 무너뜨려" 죄송
  • 임은주
  • 승인 2020.03.1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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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조 교육감이 사과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조 교육감은 16일 코로나19 대응 추가경정 예산안 온라인 브리핑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브리핑을 통해 "저의 작은 댓글이 선생님들의 자부심을 무너뜨렸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저의 댓글로 상처받으셨을 전국의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며 고개 숙였다.

조 교육감은 또 "(교사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안정과 건강, 돌봄까지 지키고 있다"며 "오로지 사명감으로 개인적인 희생까지도 감수하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분들이기에 이번 실수가 더욱 아프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조 교육감이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추가 개학 연기에 대한 여론을 묻는 글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조 교육감은 시민들과 댓글로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실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다"며 "후자에 대해서 만일 개학이 추가 연기된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후 그의 발언은 코로나19 사태로 자연스럽게 방학이 길어진 상황에서 교사를 '일도 하지 않고 월급을 받는' 이들로 비하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조 교육감은 재 댓글을 달며 "오해를 촉발하는 표현을 쓴 것 같다"며 "결코 교사 대 비교사의 구분을 말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교육감이나 공무원은 일의 양이 어떻든 간에 월급을 받아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생활이) 안정적이지만 자영업자나 비정규직 등 (그렇지 않은) 그늘진 부분에 대해서도 보완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논란은 멈추지 않고 확대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16일 성명을 통해 "조 교육감이 교원의 사기를 높여주지는 못할망정 전국 교원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주고 공분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공식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교총은 “조 교육감의 잘못된 언행으로 졸지에 교원들이 국민들 앞에 놀고먹는 집단, 공공의 적이 돼 버렸다"면서 "조 교육감의 실언은 평소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교육감에게서 나온 발언이라고 믿어지지 않고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교육감으로서 앞으로 행보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어난 15일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교육감님이 페이스북 게재한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에 대한 해명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15일 밤 교육감님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달린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교육감이라는 자리에서 학교 현장에 대한 인식을 위와 같이 가지고 계신 것으로 읽힌다"며 "사기 저하가 심각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교육감의 해명을 요구하는 해당 청원은 만 하루도 안 된 이날 오후 2시 기준 1만 36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하루만에 청원 답변 기준을 돌파했다. 현재 16일 오후 5시 40분 기준 1만510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교육청 시민청원은 등록 후 30일 안에 1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교육감이 직접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