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MZ세대와 '판플레이'가 만나 새롭게 태어난 '챌린지 문화'
[이슈&트렌드] MZ세대와 '판플레이'가 만나 새롭게 태어난 '챌린지 문화'
  • 이지원
  • 승인 2020.03.23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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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내일이 발표한 2020년도 MZ세대 키워드 5가지에는 '판플레이'라는 낯선 단어가 포함됐다. 판플레이는 놀거리의 집합, 일명 놀이판의 '판'과 놀다라는 뜻의 '플레이(Play)'가 합쳐진 단어다. 콘텐츠를 단순히 보는 등의 소비 행위로 끝내는 것에서 벗어나 댓글을 달거나, 더 나아가 직접 참여하는 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나의 놀이판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뜻한다.

MZ세대가 만들어낸 판플레이 트렌드는 새로운 문화 현상의 출현도 이끌어냈다. 일명 '챌린지 문화'라 불리는 이 문화 현상은 말 그대로 판에 던져진 도전들을 개개인이 성취해나가는 것을 뜻한다. 이들의 적극적인 모습과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 덕분에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난 것이다. 

새로운 트렌드가 된 아무노래 챌린지 (사진=지코 틱톡 채널(@kozico0914)에서 캡처)

최근 인기를 끌었던 '아무노래 챌린지'를 떠올려 보자. 가수 지코가 발매한 노래 '아무 노래'는 중독성 넘치는 노래와 가사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인기에 불을 지핀 것이 바로 노래에 맞춰 춤추는 아무 노래 챌린지다. 지코와 유명 연예인들이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짧은 영상으로 담아 공개했다. 해당 챌린지에는 화사, 청하, 장성규 등 내로라하는 연예인들이 참여했다.

아무노래 챌린지가 인기를 끌자 일반인들 역시 SNS 속 '해시태그(#anysongchallenge)'와 함께 아무노래 챌린지에 도전했다. 해당 해시태그는 무려 100만 개를 넘겼고, 틱톡 챌린지 열풍을 바탕으로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인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바로 동영상 어플 '틱톡'이다. 유튜브가 있는데 왜 갑자기 틱톡을 들이미는가 하면, 틱톡의 경우 '숏폼(short-form)' 영상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유튜브가 긴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뤘다면 틱톡의 경우 짧은 영상 내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내용을 함축하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더불어 별도의 편집이 필요한 유튜브와는 달리 틱톡은 짧게 찍은 영상으로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 

이러한 판플레이는 '밈(Meme, 재미있는 요소가 담긴 사진, 영상, 그림 등이 인터넷에 빠르게 퍼지며 유행으로 자리잡는 현상)'이 발전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들 속 재미있는 요소들을 '짤(사진)'이나 '움짤(움직이는 사진)' 형태로 만들어 적재적소에 사용하며 자신의 상황이나 감정을 사진 한 장으로 공유했다. 

이와 같은 밈이 최근에는 영상과 챌린지라는 요소를 등에 업고 점차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영상을 본 뒤 자신도 따라 해야 완성되는 새로운 밈 문화에 소비자들은 소비함과 동시에 창작하는 능동적인 주체로 바뀌는 추세다. 

틱톡이 추구하는 가치인 '숏확행(짧지만 확실한 행복)' (사진=틱톡 홈페이지에서 캡처)
틱톡이 추구하는 가치인 '숏확행(짧지만 확실한 행복)' (사진=틱톡 홈페이지에서 캡처)

특히 틱톡은 매주 사용자들이 어떻게 놀아야 할지 챌린지 미션을 준다. 플랫폼만 마련해 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는 달리, 틱톡은 직접 놀이판을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음악 저작권부터 편집 툴까지 제공하며 누구나 영상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가수나 기업 등이 이용자들에게 특정한 주제를 제시하고, 각자 비디오 콘텐츠를 만들어 해시태그를 붙여 업로드하는 고객 참여형 미션이다. 

15초짜리 짧은 동영상이다 보니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 챌린지에 참여할 수 있을 뿐더러 다른 이용자들이 올린 다양한 영상을 공유하면서 일종의 놀이처럼 즐길 수 있다. 방법도 간단하다. 챌린지 페이지에서 카메라 버튼을 누르고, 그 공간에서 편집도 가능하다. 챌린지의 유형 역시 트렌드에 발맞춰 빠르게 변한다. 가히 MZ세대를 위한 플랫폼답다.

더불어 많은 이들이 챌린지에 참여하며 또 다른 놀이판이 만들어진다. 새로운 트렌드를 위해 다양한 플랫폼에 확산시키는 노고 없이도 자연스레 트렌드와 문화가 자리잡힌다. 틱톡 안에서 놀기만 해도 밈을 생성할 수 있다. 새로운 소통 문화와 미디어 문화가 태어난 것이다.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챌린지 놀이 문화는 국내에서 더욱 발전하고 인기를 끌 것이며, 이에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틱톡을 통한 마케팅을 계속적으로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달고나 커피 트렌드의 판에 동참하는 유튜버들 (사진=유튜브에서 캡처)
달고나 커피 트렌드의 판에 동참하는 유튜버들 (사진=유튜브에서 캡처)

특히 이 챌린지 문화는 유행에 뒤처지기 싫어하는 MZ세대의 심리도 자극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달고나 커피'를 보자. 400번 저어 만든다는 달고나 커피는 커피 가루와 설탕, 뜨거운 물을 각각 같은 비율로 넣어 만드는 커피다. 적게는 수백 번, 많게는 수천 번까지 저어 만든 거품을 물이나 우유와 섞어먹는 이른바 '인싸 커피'로 통한다.

3월 19일 기준 '#달고나 커피'를 태그한 게시물 수는 7만 6000개를 넘었다. 유튜브에서도 달고나 커피의 인기는 뜨겁다.

그리고 이러한 트렌드의 뒤에는 공통적으로 '인싸'라는 단어가 함께 붙는다. MZ세대가 나를 중심으로 한 '마이사이더'라지만 외로운 삶에 단발성으로 친분을 추구하고, 멀리서나마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요소를 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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