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파헤치기] 강아지가 '먹방'을? 야무진 '댕댕이' 먹방 선보이는 유튜버 '홍설'
[유튜버 파헤치기] 강아지가 '먹방'을? 야무진 '댕댕이' 먹방 선보이는 유튜버 '홍설'
  • 이지원
  • 승인 2020.03.2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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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펫튜브'가 뜨는 이유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인가구가 늘어나며 반려동물 인구 역시 늘어나는 추세지만, 동시에 반려동물 키우는 것을 주저하는 1인가구 역시 늘어나고 있다. 아무도 없는 집에 하루 종일 혼자 쓸쓸하게 있을 반려동물이 안쓰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KB금융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8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은 반려견의 경우 평균 4시간 52분, 반려묘는 6시간 2분에 달했다. 특히 가구원수가 많은 부모자녀가구의 경우에는 반려동물이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4시간 54분 정도였으나, 1인가구가 키우는 반려동물의 경우에는 6시간 50분으로 전체 가구 중 가장 긴 시간 동안 홀로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1인가구 외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반려동물 양육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경향이 짙어지자 "사람들 다 강아지 있는데 나만 없어"라는 등의 유행어가 생기기도 했다. 이에 굳이 키우지 않더라도, 다른 이들의 강아지를 보는 것만으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며 반려동물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다. 물론 잘 나가는 유튜브에도 반려동물 관련 콘텐츠가 나오지 않을 리 없다. 

반려동물이 등장하는 동영상을 즐겨보는 이들이 늘어나며 이를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펫튜브' 채널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본래 펫튜브는 그저 강아지들과 함께 하는 일상을 보여 주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먹방을 하는 강아지가 나타났다. 먹는 음식도 특이하다. 일반적인 강아지 사료 등이 아닌, 잘 차려진 사람의 밥을 먹는 듯한 모습에 궁금증을 자아낸다. 

강아지 먹방은 처음이지? (사진=홍설 채널의 '강아지용 더블치즈버거 & 고구마스틱 먹방' 영상에서 캡처)

들어는 보셨나요? 강아지가 하는 '먹방 ASMR'

강아지가 먹방을 찍는 것도 특이한데, 심지어는 사람 음식처럼 생긴 것들을 먹는다. 김치와 피자, 소떡소떡, 떡볶이, 심지어는 케이크까지 먹인다. 강아지가 섣불리 먹지 못할 경우에는 직접 먹여 주기까지 한다. 한 번 맛을 본 강아지는 쉴 틈 없이 음식을 먹어치운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당연하게도 강아지가 먹은 음식들은 진짜 사람이 먹는 것이 아니다. 강아지가 먹을 수 있는 재료들을 사용해 모양만 낸 것이며 심지어는 강아지가 먹을 수 있도록, 강아지에게 좋은 재료들로 만든 특식이다. 얼핏 보면 개에게 함부로 사람 음식을 주는 것처럼 보일까 싶어 영상에선 계속해서 '개 전용 음식'이라고 표시하기도 한다.

강아지가 먹을 수 있는 펫푸드라는 것을 강조하곤 한다. (사진=홍설 채널의 '강아지용 더블치즈버거 & 고구마스틱 먹방' 영상에서 캡처)

이 강아지의 이름은 '홍설'이, 하얗게 쌓인 눈을 닮은 홍설이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강아지와 먹방, ASMR 등 인기 있는 요소로만 이루어진 홍설이의 먹방 콘텐츠는 마치 유튜브 시청자들의 빅데이터를 훔쳐본 듯하다. 그야말로 한 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갈 수 없는 요소들로 가득 담아낸 수준이다.

홍설이의 주인은 사람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홍설이를 위해 이러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영양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눈처럼 하얀 홍설이의 털 역시 구독자들이 관심을 갖는 포인트다. 실제로 홍설을 생각하는 주인의 마음은 '털'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한다. 

밝은색 털을가진 강아지의 경우 눈 밑이 붉은색, 갈색으로 물드는 경우가 많지만 홍설이의 눈가 주변은 그저 뽀얗기만 하다.강아지의 눈물에는 '포르피린(Porphyrin)'이라는 철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해당 성분은 공기와 접촉하게 될 경우 털을 붉은색으로 변화시키곤 한다. 

강아지들이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다양하다. 눈물이 많이 나는 '유루증'에 걸려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있지만 눈에 자극을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속눈썹에 찔리는 경우,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사료가 맞지 않는 경우 등 단순한 이유로 눈물을 흘려 눈물자국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눈물을 흘려도 눈물자국이 생기지 않는 강아지들도 많지만, 유독 뽀얀 털을 지닌 홍설이의 털에 구독자들은 "주인분 관리가 대단하시네"라며 감탄을 연발하기도 한다. 실제로도 홍설이의 주인은 하루에 두세 번씩 산책을 시키는 등 홍설이의 건강 관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니 그 노력은 말하지 않아도 알 만하다. 

웬만한 사람 못지 않은 홍설이의 반응도 연일 화제다. 똑똑한 강아지의 반응에 구독자들은 감탄하며 마치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인 것처럼 '주접'을 떨기도 한다. 강아지를 키울 수 없는 여건에 모두 '랜선 멍집사'를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홍설 채널의 '볼륨 조절이 가능한 강아지' 영상에서 캡처)
(사진=홍설 채널의 '볼륨 조절이 가능한 강아지' 영상에서 캡처)

한편 최근 들어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 농림축산부가 2018년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전체의 23.7%로, 국내 4가구 중 1 가구는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반려동물은 우리의 삶 속 깊숙한 곳까지 파고든 존재가 됐다.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니즈도 다양하다. 그 중 보고만 있어도 힐링되는 것은 물론, 귀여운 영상이라면 각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지며 구독자 양성 또한 쉬운 편이다. 귀여운 반려동물의 모습에 보고 또 보는 이들이 많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한다. 

이러한 수치가 펫튜브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준다. 하지만 보는 것과 키우는 것은 전혀 다르다. 단순히 귀엽다는 이유 하나로 또는 보여주기 위해 소중한 생명을 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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