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새노조, 구현모도 똑같다..."현장에 아무런 변화없다" 안전사고 잇따라
KT새노조, 구현모도 똑같다..."현장에 아무런 변화없다" 안전사고 잇따라
  • 임은주
  • 승인 2020.04.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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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구현모 사장(사진=뉴시스)
KT 구현모 사장(사진=뉴시스)

KT 내부 출신 구현모 사장 체제가 출범했지만 현장에는 아무런 변화조차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KT새노조는 최근 안전사고가 잇따라 일어나자 현장소통을 강조하며 즉각적인 안전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주 KT 현장에서는 통신 시설을 점검하던 노동자가 숨지거나 의식불명에 이르는 중대재해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에 KT새노조는 지난 6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설 안전을 위한 투자를 늘이고, 현장 인력을 보강하라"는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는 통신 시설을 점검하던 KT 노동자가 전주가 부러지면서 추락 사망했다. 또한, 같은 날 충남 홍성에서는 맨홀 작업 후 올라오던 케이블매니저가 자동차에 치여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있다.

이날 KT새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KT 현장의 중대재해 위험을 계속 지적해 오고 있으나, KT 출신으로 그 누구보다도 KT 현장을 잘 안다고 자부하는 내부 출신 구현모 사장 체제가 출범해도 현장에는 아무런 변화조차 없는 현실에 좌절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KT는 지난달 30일 주주총회를 통해 구현모 KT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12년 만의 KT 내부 출신 대표 체제가 닻을 올렸다.

KT는 지난 2018년 황창규 회장 시절, 아현국사 화재로 사상 초유의 통신대란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KT내외에서 민영화 이후 수익 극대화에 매몰된 경영진이 통신 기초설비 투자를 무분별하게 줄인 것이 사고의 원인이라는 질타가 쏟아졌고 급기야 국회에서 청문회까지 열렸다.

KT새노조는 "이에 KT경영진이 현장의 취약시설, 위험시설을 전수 조사해 모두 대체할 것이며 이를 위해 설비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그러나 현장에서는 경영진의 이런 급조된 발표는 국회 청문회 면피 용일 뿐이며, 민영화 이후 20년간 방치하다시피한 기초설비들이 실질적으로 개선되기에는 크게 미흡한 조치라는 비판적 목소리가 높았다"고 밝혔다.

KT새노조는 이어 "아니나 다를까 하의도의 불량 전주 추락 사고는 KT가 시설 안전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던 약속이 공허한 것임을 증명하고 있는 듯 하다. 또다시 불량설비가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지난 2018년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KT아현국사 화재 현장을 국과수 등 관계당국이 정밀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2018년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KT아현국사 화재 현장을 국과수 등 관계당국이 정밀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더불어 "아현 화재 당시 현장 복구인력이 모두 비정규직임이 드러나면서 KT의 현장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자 회사는 부족한 현장인력을 보충한다면서 인터넷 개통 AS업무를 맡고있던 CS 직원들을 현장시설 업무, CM 업무로 전환시켰는데 홍성 사고의 경우 이들 숙련이 부족한 노동자들로만 구성된 현장 조에서 사고가 났다. 인력 부족을 숙련도 떨어지는 노동자를 투입해서 떼우겠다는 발상이 빚은 비극"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KT새노조는 "KT 현장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구현모 사장 체제의 등장과 함께 발생한 연이은 중대재해야 말로 역설적이게도 KT 경영진이, 낙하산이든 아니든 얼마나 현장에 대한 이해와 대책이 부재한 것인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다"며 " 이제라도 구현모 사장은 현장과 또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KT새노조와 진지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KT의 안전사고는 지난 해에도 일어났다. 지난해 11월 7일 KT 협력업체 직원 오씨가 건물 외벽에서 홀로 사다리에 올라 인터넷 개통 작업을 하다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 해당 건물 관계자가 오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다음날 사망했다.

당시 고용부는 "사고를 직접 목격한 사람이 없어 오씨 작업과정의 그림자가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사고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 책임을 강화했지만, 노동자들의 안전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다. KT새노조는 사고 당시 "오씨 사고는 전형적인 위험의 외주화 사례"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KT가 비용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을 하면서 통신 개통 업무를 계속 외주화하면서, 협력업체와 하청 노동자들의 위험한 작업환경은 개선하지 않아 산재 사망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당시 KT새노조는 "지난 2007년 이후 파악된 작업 중 사고만 7건이 넘고 중상을 포함하면 13건이 넘는다. 위험한 업무가 다단계 하청이 되면서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며 "원청인 KT의 무관심 속에서 여전히 작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아 노동자의 생명을 빼앗고 있다"고 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