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류 규제 완화한다...주류 OEM 허용·술 위탁 생산도 OK
정부, 주류 규제 완화한다...주류 OEM 허용·술 위탁 생산도 OK
  • 이지원
  • 승인 2020.05.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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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1년부터는 생맥주 제조 및 판매가 수월해져 소비자들이 조금 더 다양한 주류를 맛보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배달 주문한 음식 가격 만큼의 병·캔맥주와 소주 등의 주류 배달도 허용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류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정기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5월 19일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주류 규제개선 방안' 개정을 통해 소비자들이 조금 더 다양한 주류를 맛볼 수 있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먼저 정부는 타 제조업체의 제조시설을 이용한 주류의 위탁제조(OEM)을 허용키로 했다. 기존에는 주류 제조면허가 주류 제조장별로 발급됐기 때문에 주류를 타 제조장에서 생산하는 방식의 위탁제조는 불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주세법상 제조 시설을 갖춰 특정 주류의 제조면허를 받은 사업자에 한해 동종의 주류를 생산하는 사업자에게 주류를 위탁생산하는 것을 허용한다.

기재부는 이러한 개정으로 인해 제조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원가 절감 ▲해외 생산 물량의 국내 전환 ▲시설투자 부담 완화 ▲신속한 제품 출시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맥주의 종량세 전환에 따른 가격인하로 인해 해외로부터 아웃소싱을 맡기려던 국내 수제맥주 제조업체들이 개정 후에는 타사 제조시설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해외 생산 물량을 국내로 전환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정부는 주류 제조방법 변경 절차 역시 간소화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주세법 시행령에 따라 주류 제조자가 승인받은 주류 제조방법을 변경 혹은 추가하려는 경우 별도의승인이 필요했으나, 개정 후에는 제품의 안전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범위(단순한 원료 배합 비율 변경, 알코올 도수 변경 등)에서는 신고사항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더불어 주류 제조시설에서 주류 외에도 무알콜 음료 등을 생산하거나, 막걸리를 만들고 남는 부산물로 장아찌, 빵, 화장품 등의 원료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기존에는 별도의 생산시설을 갖춰야 했지만 개정을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류 제조 작업장 한 곳에서 주류 이외 제품 생산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하고 하반기 관련 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2021년부터는 소비자들의 맥주 선택 폭도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해외에서는 '기네스' 등 질소가스를 함유한 맥주 제조가 확대되는 추세이나, 현재 국내에서 질소가스는 맥주의 첨가재료에서 제외된 상태다. 이에 내년부터는 질소가스가 함유된 맥주 제조가 가능해져 소비자들 역시 다양한 맥주 제품을 선택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류를 제조 및 출시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했던 '제조방법 승인'과 '주질 감정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개정하며, 주류 신제품 출시 소요 기간 역시 30일에서 15일로 개선된다.

기재부는 주세법에서 주류 규제 관련 사항을 분리해 '주류 면허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조 측면뿐만 아니라 유통, 판매에서도 변화가 생긴다. 

우선 정부는 주류 가격이 음식 가격 이하인 경우에 한해 배달을 할 수 있도록 그 기준을 명확히했다. 기존에는 통신판매의 경우 '음식에 부수해' 주류를 배달하는 것으로 허용해 왔으나, 부수의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온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주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를 개정하며 일반음식점에서 전화, 핸드폰 배달 앱 등을 통해 주문 받아 직접 조리한 업체에의 경우 음식과 함께 배달하는 주류의 경우 주류 가격이 음식 가격보다 낮은 경우에 한해 통신판매를 허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치킨 1만 9000원 어치 상당을 주문할 경우, 생맥주 역시 같은 가격 이하로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류의 제품용도 구분 역시 단순화한다. 지금까지는 소비자가 구매하는 주류에 ▲가정용 ▲대형매장용 등으로 표기했으나, 올 하반기부터는 슈퍼와 편의점, 대형마트, 주류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주류를 모두 '가정용'으로 통일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제품용도가 구분돼 있어 재고관리에 주류업체가 재고 관리에 따른 비용이 발생했으나, 이번 개선을 통해 비용 발생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식당 등에서 판매하는 술은 '유흥음식점용'으로 표기된다. 

한편 이번 규제 개선은 정체돼 있는 국내 주류시장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주류의 수입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포착해, 국내 주류산업의 경쟁력에도 제고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진행됐다. 실제로 2014~18년 국내 주류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출고량 기준)은 0.5% 증가하며 정체의 기류를 보였다. 

또한 같은 기간 국내·외 연평균 출고량의 증감률을 비교해 봤을 때 국산 주류의 경우 2.5% 소폭 증가했으나, 주류의 수입은 2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재부는 주세법에서 주류 규제 관련 사항을 분리해 '주류 면허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로 했으며, 이날 발표한 규제 개선 방안 중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해 연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