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긱 이코노미' 시대에 등장한 '프리랜서 마켓'...이제 MZ세대가 주도한다
[이슈&트렌드] '긱 이코노미' 시대에 등장한 '프리랜서 마켓'...이제 MZ세대가 주도한다
  • 이지원
  • 승인 2020.06.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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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커넥트, 쿠팡 플렉스 등 긱 이코노미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배민커넥트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최근에는 고용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임시직, 혹은 프리랜서로 불리는 노동자가 늘어나는 현 상황을 '긱 이코노미(Gig Economy)'라 일컫는다. 

일반인들이 자신의 자가용을 이용해 물건을 배송하고, 건수에 따라 돈을 받을 수 있는 '쿠팡 플렉스'나 만 19세 이상 누구나 배달 경험이 없어도 도보, 자전거 등을 이용해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해 일할 수 있는 '배민 커넥트' 등은 긱 이코노미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가 하면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매장을 차리지 않고도 자신이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자영업자를 위한 '아이디어스' 등도 긱 이코노미 시대에 맞춰 등장한 소매 플랫폼 중 하나다. 

이렇듯 과거에는 일정한 연봉이 보장되지 않는 프리랜서가 불안한 직종으로 여겨지기 일쑤였지만, 최근에는 높은 급여보다도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어느 정도 안정성만 보장된다면 프리랜서의 길을 걷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워라밸이라는 키워드를 보면 알 수 있듯 현재 프리랜서 마켓은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가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MZ세대의 영향으로 인해 '프리랜서 마켓' 역시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MZ세대가 프리랜서 시장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세계 기업들의 글로벌 성장을 지원하는 통합 금융 솔루션 기업 페이오니아 코리아는 페이오니아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세계 150개국, 7000여 명의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0 글로벌 프리랜서 마켓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프리랜서 노동 인구의 대다수는 밀레니얼과 Z세대로 구성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프리랜서의 약 70%가 35세 미만이었으며, 25세 미만은 21%를 차지해 젊은 세대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은 베이비부머로 알려진 55세 이상이 젊은 세대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아시아태평양(이하 아태)에서 35세 미만 프리랜서 비중이 82%로 전세계 지역 가운데 가장 높았고, 북미는 47%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IT 아웃소싱 플랫폼 위시켓이 MZ세대 프리랜서 59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내 MZ세대 IT프리랜서 현황'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위시켓에서 활동하는 MZ세대는 개인 4254명, 개인사업자 1699명으로 총 5953명(전체 파트너 수 8만 942명)이며 이들의 누적 계약 금액은 약 136억 원에 달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 온라인 결제 플랫폼, 공유경제, 소셜미디어가 바탕이 된 긱 이코노미가 확대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프리랜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독립성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추구하는 MZ세대가 프리랜서 시장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디지털기기에 친숙한 MZ세대는 '프리랜서 마켓'이라는 新 시장을 확산시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MZ세대의 경우 디지털기기에 친숙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에는 디지털기기에 익숙한 것은 물론 정보 검색에 능하며, Z세대는 태어나자마자 디지털기기와 밀접한 환경에서 자라나며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디지털 원주민)'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이처럼 MZ세대를 중심으로 긱 이코노미가 확산되자 프리랜서 마켓이 플랫폼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일명 '재능마켓'이라고 불리는 해당 시장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듯이 전문가가 하는 일을 상품화해 의뢰인들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들이 주도하고 있는 긱 이코노미 트렌드가 온라인 시장과 만나 하나의 트렌드를 창출해 낸 것이다.

프리랜서 마켓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빠르게 찾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디자인이나 마케팅, 헬스, 뷰티 등은 물론 취업을 준비 중인 '취준생'들을 위해 이력서를 검토해 주거나 통번역 등을 도맡아 해결하기도 한다. 

개인 대 개인으로 재능을 사고 파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 측면에서도 전문가 개개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인맥을 타고 타며 외주를 맡겼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프리랜서 마켓을 통해 손쉽게 전문가를 찾을 수 있게 됐다.

크몽에서 거래되고 있는 서비스 건수 (사진=크몽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크몽에서 거래되고 있는 서비스 건수 (사진=크몽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2012년 창립된 크몽은 국내에 프리랜서 마켓을 연 최초의 기업이다. 2017년에는 일 거래액 1억 원을 넘겼으며, 2016년 이래로 해마다 두 배 이상의 매출액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 10월에는 누적거래액 10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청소 전문 서비스로 출발해 현재 각 분야의 숨은 고수인 프리랜서, 자영업자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중개 플랫폼으로 진화한 '숨고'는 현재 약 260만 명이 이용하고 있는 프리랜서 마켓이다. 해당 플랫폼에 등록된 프리랜서만 약 36만 명이 넘는다.

현재에 들어서도 탤런트뱅크, 밋다, 오투잡 등 다양한 프리랜서 마켓이 생겨나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와 일자리 감소가 프리랜서 마켓의 확산에 더욱 촉진을 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프리랜서의 확대, 플랫폼 노동이 보편화되는 흐름에 맞춰 이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고용보험 추진을 공식화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플랫폼 노동자와 관련 유의미한 정책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임금노동자'에게만 맞춰져 있는 사회 및 복지제도의 한계에서 벗어나 프리랜서 등을 위한 고용안전제도가 시급하며, 향후 변화하는 노동 시장에 맞는 제도의 마련이 숙제일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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