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n] 칼발부터 평발까지 착용해 볼 필요없이 '사이즈 솔루션' 제공... '펄핏 vs 슈픽'
[스타트업 in] 칼발부터 평발까지 착용해 볼 필요없이 '사이즈 솔루션' 제공... '펄핏 vs 슈픽'
  • 이지원
  • 승인 2020.07.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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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신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신발 온라인 거래액은 2018년 대비  11.0% 증가한 2조 1018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모바일은 13.7% 늘어난 1조 447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온라인으로 신발을 구매한 후 사이즈가 맞지 않아 반품이나 교환했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법하다. 특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외출을 꺼리는 이들이 많아지자 온라인으로 쇼핑을 하는 이들은 더욱 급증하는 추세 속에 신발 사이즈를 고려하는 이들은 더욱 늘어나는 모양새다. 

이처럼 발 사이즈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사이즈가 같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발의 폭, 일명 '발볼'에 따라 사이즈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더불어 같은 사이즈라 할지라도 브랜드별, 제품별로 크기가 조금씩 달라 신발을 구매하는 데는 무수히 많은 고민을 거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발볼이 유별나게 좁거나 넓은 경우에는 사이즈를 선택하는 데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이러한 고민을 줄여 주고자 발 길이와 발 폭 사이즈를 자동으로 측정해 주는 스타트업이 생겨나기도 했다. 나에게 맞는 발 사이즈와, 내가 사고자 하는 신발들의 추천 사이즈까지 추천해 주는 서비스 '펄핏(Perfitt)'과 '슈픽(shoepik)'을 소개한다. 

신발 사이즈 솔루션을 제공하는 '펄핏'과 '슈픽'

2018년 3월 론칭한 신발 사이즈 추천 서비스 '펄핏(Perfitt)'은 '퍼펙트(perfect)'와 '핏(fit)'을 합쳐 이름지은 것으로, 발 치수 측정부터 제품 추천하고 구매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커머스 플랫폼을 구현했다. 현재 펄핏은 ▲오프라인 기반의 발모양 실측 디바이스인 '펄핏R' ▲모바일 기반의 '펄핏 앱' ▲신발의 내부 부피를 분석하는 '펄핏S' ▲머신러닝 엔진인 '펄핏AI' 등 4가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펄핏R 디바이스는 소비자가 기기에 발을 넣을 경우 1.0mm 단위로 발의 길이와 발등의 높이, 발볼의 너비를 3초 만에 측정해 주는 서비스다. 이러한 디바이스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펄핏AI가 학습하며, 해당 데이터들은 펄핏 자체의 소중한 데이터로 남는다. 최근 눈을 돌린 것은 모바일 앱 서비스다. 펄핏은 종이 발판 형태로 된 '펄핏 키트'를 무료로 배송해 주고, 소비자가 해당 키트 위에서 촬영하면 간편하게 실측값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2017년 12월 스타트업 디파인드의 손에서 시작된 '슈픽(shoepik)'은 '온라인 신발 쇼핑을 위한 리얼 데이터 플랫폼'을 자처한다. 사용자는 핸드폰 카메라와 A4용지, 슈픽 앱만 있다면 슈픽을 통해서 자신의 정확한 발 사이즈를 측정할 수 있다. 3차원 그래픽 모형으로 저장시키고, 이를 통해 발의 정확한 사이즈는 물론 발볼의 면적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치적인 사이즈와 더불어 성별, 연령대, 주로 신는 운동화 사이즈, 선호하는 신발의 핏, 구두 사이즈 등으로 내게 맞는 사이즈 확인이 가능하다.

펄핏의 경우 측정 시 필요한 키트의 배송을 기다려야 했다.

키트 기다려야 하는 '펄핏'
A4용지 한 장이면 준비 끝! '슈픽'

세상에 이런 서비스가 있었다니, 이론만으로는 완벽한 듯했다. 완벽한 이론을 담고 있는 해당 스타트업들의 서비스를 실제로 체험해 보고자 앱을 먼저 다운로드 했다. 차이점은 체험 초반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 

우선 펄핏의 경우에는 평소 신는 운동화 사이즈를 체크 후, 발 사이즈 측정을 위한 펄핏 키트를 신청해야만 했다. 키트 신청은 무료였으며, 신청 후 하루 만에 키트 발송이 완료됐다는 알림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우체국 우편으로 발송되는 탓에 배송에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기자가 키트를 신청한 것은 6월 25일 오전 12시께, 발송 완료 알림을 받은 것은 25일 오전 10시 가량이었다. 10시간 만에 발송이 완료된 것이다. 하지만 해당 키트를 실제로 손에 받아본 것은 그 후로 며칠이 지난 7월 1일이었다. 

반면 슈픽의 경우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지 않았다. ▲애플 ▲카카오톡 ▲페이스북 중 한 가지 계정으로 가입이 가능했으며(아이폰 기준), 그 후 닉네임과 성별, 나이, 발등의 높이, 내가 신었던 신발들의 사이즈 정도만 기재하면 가입이 간단히 완료됐다. 가입 완료 후에는 스마트폰과 깨끗한 A4용지만 있으면 곧바로 측정이 가능해 편리했다. 

두 앱의 사이즈 측정 기록 (좌=펄핏, 우=슈픽)

펄핏, 키트 기다릴 만하네!
vs
슈픽, 평균 사이즈 계산이 GOOD

도착한 펄핏의 키트는 단단하고 견고했다. 일련의 조립 과정을 거쳐야 했으나, 손재주가 없는 기자에게도 전혀 어렵지 않은 수준이었다. 간단한 조립을 거친 키트는 그럴싸하게 만들어졌다. 조립을 통해 발 뒤꿈치를 제대로 맞출 수 있는 지지대의 형태를 제대로 갖춘 형태였으며, 실제로도 측정 시 훨씬 용이했다. 

신발을 벗고 서서 키트에 새겨져 있는 발 모양의 그림 위에 맞춰 발을 올린 뒤, 스마트폰과 바닥이 수평이 되도록 촬영만 하면 측정은 자동으로 이루어졌다. 

별도의 조정 없이 촬영만 해도 펄핏의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이미지 프로세싱을 진행하며 발 길이와 너비를 자동으로 측정 완료했다. 측정도 간편하게 완료됐으며, 사이즈 인식률 역시 뛰어난 편이었다. 

펄핏이 양말을 착용한 채로 측정이 가능했다면 슈픽은 양말까지 완벽히 탈의할 것을 요구했다. 발 뒤꿈치와 A4용지의 끝선을 맞춘 뒤 종이의 네 귀퉁이가 모두 보이게 촬영하면 준비는 끝났다. 

이용자가 직접 지정해야 하는 슈픽 발의 너비, 끝 지점 
※사진에서는 양말을 착용했으나, 실제 측정 시에는 양말 탈의 후 측정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슈픽의 경우에는 측정 시 꽤나 애를 먹었다. 아무것도 없는 A4용지에 발을 올려 둔 채 사이즈를 측정하다 보니 뒤꿈치와 A4용지의 모서리를 맞추는 데도 꽤나 고생했으며, 실제 촬영마다 발 길이와 너비도 달라졌다. 

더불어 촬영 후에는 A4용지 모서리의 위치와 발의 너비, 끝 길이 등을 이용자가 직접 지정해야 했다. 다소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펄핏은 두 번만에 촬영을 마쳤으나 슈픽의 경우 5~6번의 촬영을 시도해야 했으며, 이 경우 발의 너비와 끝 길이의 지정 역시 모두 이용자가 직접 마쳐야만 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더욱 정확한 결과를 측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듯했다. 실제 '측정 기록'을 살펴봤을 때 슈픽의 오차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았다. 다소 번거로운 과정이긴 했으나, 사람의 손이 닿은 만큼 정확도는 더욱 높아진 것이다.

더불어 슈픽의 경우 사이즈의 평균값을 구해 줘 더욱 정확도를 높였다. 양발을 각각 3회 이상 측정할 경우 평균 사이즈를 구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이 평균값은 실제 발 사이즈와 흡사한 결과를 도출해냈다. 

(위=펄핏, 아래=슈픽)
측정된 발의 사이즈

결과는 두 앱 모두 비슷하게 도출됐으나 기자가 실제로 측정한 값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다만 기자가 실제로 신는 신발 사이즈와 비교해 봤을 때, 앱을 통한 측정이 더욱 정확한 듯했다. 기자가 직접 측정한 경우에는 서거나 앉은 채로 측정하지 않아 발이 눌리지 않은 것이 측정 시 영향을 준 듯했다.

하지만 각 앱이 추천하는 사이즈는 달랐다. 펄핏은 235mm 사이즈를 추천했으며, 슈픽은 240mm를 '적당한 사이즈'로 봤다. 실제 기자의 경우에도 두 사이즈를 모두 신고 있어 '두 앱 중 특정 앱이 정확하다'고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펄핏이 제공하는 사이즈 솔루션. 현재 판매되는 제품에 초점을 맞췄다.

이때 봐야 할 것이 신발 종류별 사이즈 추천이다. 각 서비스는 신발의 종류에 따른 사이즈 추천을 어떤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을까. 

우선 펄핏이 제공하는 사이즈 솔루션의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펄핏의 AI가 사용자 개개인의 발 너비 및 길이 등을 고려해 사이즈를 추천해 준 뒤, 그 후 앱 이용자를 통해 추천 사이즈의 평가를 받으며 알고리즘 역시 고도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펄핏은 내가 원하는 신발의 추천 사이즈를 찾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해당 앱의 경우 특정 상품 검색을 할 시 '무한 새로고침'의 굴레로 빠져들었다. 기자가 10번 가까이 상품 검색을 시도했으나, 로딩만 계속될 뿐 상품이 검색되는 경우는 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전체 상품에서 찾아보거나 각 브랜드별로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모든 상품에 사이즈 추천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은 아니었다. 

펄핏의 경우에는 사이즈 솔루션에서 그치지 않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커머스 플랫폼을 구현한 만큼 모든 제품의 종류를 찾을 수는 없었으며,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 운동화 제품이나 가격 비교 등에 초점을 맞춘 듯했다.

슈픽이 제공하는 사이즈 솔루션. 우측 사진은 나와 흡사한 유저의 신발 사이즈의 기록.

슈픽은 신발 제품별 검색이 용이했다. 각 브랜드의 검색과 브랜드 내 상세 제품별 검색도 가능해 편리함을 더했다. 하지만 슈픽 자체에 등록된 신발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또한 슈픽의 경우 개개인에 맞춘 사이즈 추천보다는 다수의 평가에 따른 대체적인 사이즈 추천 가이드만 제공했다. "500명 중 350명이 정사이즈를 추천했다"는 식이다.

하지만 발 사이즈 측정 후 '나와 발이 비슷한 유저들' 탭을 이용해 나에게 딱 맞는 신발 선택이 가능했다. 기자 본인 역시 매우 흡사한 사이즈를 가진 유저를 만나볼 수 있었다.

이 경우 각각의 유저가 등록한 신발 착용감을 바탕으로 정보를 제공하는데, 해당 서비스는 운동화를 구매할 때 매우 도움이 될 듯했다. 하지만 각각의 유저가 실제로 신어본 신발을 등록하는 만큼 ▲나와 신발 취향이 맞지 않거나 ▲등록한 신발의 개수가 지나치게 적을 경우에는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애초에 두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 유저가 직접 촬영을 하다 보니 흔들림이나 수평이 맞지 않는 경우, 혹은 잘못된 방법으로 측정해 약간의 오차가 생겨 약간의 오차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곧 앱을 통한 사이즈 측정에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한 번쯤 해 볼 만한 요소는 충분했다. 실제로 신발 커뮤니티 등에서는 해당 앱을 통한 결과를 공유하며 신발 사이즈를 선택할 때 도움을 얻기도 했다. 더불어 해당 앱의 측정 결과를 통해 "발볼이 어느 정도로 좁다"고 명확한 사이즈 솔루션까지 해내고 있어 발볼에 따른 사이즈 선택이 고민인 이들이라면 더없이 좋은 선택일 수 있겠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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