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식품·생필품은 기본...양말에 그림, 아티스트 굿즈까지 퍼지는 '구독 경제' 트렌드
[솔로이코노미] 식품·생필품은 기본...양말에 그림, 아티스트 굿즈까지 퍼지는 '구독 경제' 트렌드
  • 이지원
  • 승인 2020.08.0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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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소비자들이 물건을 '소유'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 소비자들은 물건을 구매하지 않고 '구독'하는 것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이처럼 소비 철학 변화와 더불어 ICT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맞물리며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구독경제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해 주는 신개념 유통 경제를 뜻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금액 지불 후 정기 배송을 받던 형태만을 일컫던 구독경제는 최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나 전문가가 직접 아이템을 골라주는 아이템을 공급 및 렌탈하는 개념으로 그 형태가 변화하는 추세다. 

특히 신흥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에 따라 구독 경제 트렌드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신문과 잡지, 우유 등을 정기적으로 배송 받는 서비스에서 시작한 구독 경제는 점차 디지털 콘텐츠와 식사, 의류, 주거 공간 등으로 그 범위를 넓혀갔다. 이처럼 초기의 구독 경제가 디지털 콘텐츠와 식품, 생필품 등에만 국한됐다면 최근에는 양말, 그림, 아티스트 굿즈까지 구독할 수 있는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펀샵이 선보이는 양말 구독 서비스 (사진=펀샵 홈페이지에서 캡처)
펀샵이 선보이는 양말 구독 서비스 (사진=펀샵 홈페이지에서 캡처)

CJ ENM 오쇼핑 부문의 라이프스타일 쇼핑몰 '펀샵'은 이색 구독 서비스 출시와 함께 구독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펀샵은 지난 7월부터 양말 정기 구독 업체인 '미하이삭스'와 업무 제휴, 양말 구독 서비스를 론칭했다. 직장인이라면 매일 신지만 켤레마다 구매하기엔 번거로웠던 고객 니즈를 빠르게 반영한 것이 핵심이다.

구독을 신청하는 고객은 3개월 또는 6개월의 배송 기간 동안 매달 새로운 디자인이 반영된 양말을 받아볼 수 있다. 구독 고객 수에 맞춰 정해진 양의 양말을 생산해 재고 부담과 유통 마진을 줄여 가격 역시 합리적으로 책정했다. 양말의 디자인은 비즈니스·스트릿·베이직 등으로 갖춰져 있어 니즈에 따라 선택 가능한 것은 물론, 1켤레~3켤레까지 수량 선택도 가능하다.

앞서 펀샵은 홈인테리어를 즐기는 최근 소비 추세에 맞춰 그림 구독 서비스 '핀즐'도 론칭한 바 있다. 해당 서비스는 핀즐 큐레이터가 선정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매달 한 점씩 받아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6월 1일~16일까지 정기 배송 6개월권을 사전 예약으로 선보인 결과 해당 기간 동안 펀샵의 가장 인기 있는 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렇듯 펀샵은 향후 개인 취향을 고려한 이색 구독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갈 예정이다.

얼음을 구독하는 서비스도 생겼다. 이마트24는 냉장 커피와 과자 등 자체 개발 상품(PL)을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데 이어 최근 편의점업계 최초로 얼음컵 구독 상품을 200개 한정으로 판매했다. 얼음컵의 개당 가격은 600원이지만, 정기권을 구매할 경우 ▲7일권 2940원 ▲14일권 4200원으로 정가보다 30~50%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인터넷 쇼핑 세계에도 구독 경제 트렌드가 도입되는 추세다. (사진=네이버)

인터넷 쇼핑 세계에도 구독 경제의 문이 열렸다. 네이버는 지난 5월, 콘텐츠 구독서비스와 네이버쇼핑을 연계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선보인 바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웹툰·시리즈 쿠키 20개, 바이브 음원 300회 듣기, 시리즈온 영화·방송용 캐시 3300원, 네이버클라우드 100GB 추가이용권, 오디오북 대여 할인 쿠폰으로 구성됐다. 이 중 월 4900원을 내면 4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네이버쇼핑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결제 금액에 따라 최대 5%를 적립해 준다. 

더불어 네이버는 아티스트 굿즈에도 구독 경제를 도입했다. 네이버의 음원서비스 바이브는 최근 '바이브 X 아티스트 멤버십'을 출시했다. 바이브 X 아티스트 멤버십은 바이브 무제한 스트리밍 이용권에 아티스트 디지털 굿즈를 더한 상품이다. 멤버십에 가입한 이용자는 바이브 내 모든 음악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다. 여기에 가입자에게만 단독 공개되는 아티스트 특별 디지털 굿즈가 제공된다.

첫 멤버십 아티스트는 트로트 가수 송가인으로, 이번 바이브 X 송가인 멤버십에서는 ▲송가인 포토카드와 메시지 ▲송가인 스페셜 매거진 ▲송가인 노래 믹스 ▲송가인이 직접 추천하는 애창곡 플레이리스트 등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멤버십 가격은 스트리밍 이용권에 굿즈 비용을 더해 적용한다. 송가인 멤버십은 스트리밍 이용권 7500원에 디지털 굿즈 비용 2500원을 더해 월 1만 원으로 책정됐다.

한편 구독 서비스의 트렌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소비 증가에 따라 더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는 2023년 전 세계 기업의 75%가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구독 서비스 시장은 고성장하는 추세다. 

아울러 크레디트스위스(CS)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구독 경제 시장 규모는 2015년 4200억 달러(한화 약 501조 원)에서 2020년 5300억 달러(약 632조 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처럼 이용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락인(Lock-In) 효과'의 극대화가 핵심인 구독경제는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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