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CU, 'B급 감성' 충만한 마케팅으로 매출 증대 효과 '톡톡'
[이슈&트렌드] CU, 'B급 감성' 충만한 마케팅으로 매출 증대 효과 '톡톡'
  • 이지원
  • 승인 2020.08.21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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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병맛'이라 손가락질 받기도 하지만, 나도 모르게 빠져들며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감성이 최근 유통가의 화두로 떠올랐다. 일명 'B급 감성'이라 일컬어지는 해당 감성은 'MZ세대(1980년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합친 신조어)'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B급 감성을 녹여낸 마케팅에 정성을 쏟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다. 이들은 과거 인기를 끌었던 '인소(인터넷소설의 준말)'를 다시금 끌어올리거나, 편의점과는 전혀 연관없을 것 같은 '단군신화'를 마케팅 요소로 사용하며 소비자들의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CU는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트렌디하고 유머러스한 콘텐츠로 MZ세대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  (사진=CU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CU는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트렌디하고 유머러스한 콘텐츠로 MZ세대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월, 자사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웹소설 콘텐츠를 예고했다. 2000년대 초반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 소설 작가 '백묘'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음을 예고하는 이들의 게시물에 많은 2030 세대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일명 '7942'라는 타이틀로 내놓은 이들의 웹소설 콘텐츠는 2000년대 초중반에 유행했던 인터넷 소설의 '오글거리는' 감성을 그대로 재연해 그 시대를 추억하는 2030 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CU가 인터넷 소설을 연상시키는 콘텐츠의 판을 깔자 젊은 소비자들은 댓글로 반응했다. 인터넷 소설과 비슷한 시기에 유행했던 그 시절의 SNS 싸이월드 속 인사인 "퍼가요~♡"라는 댓글을 달며 자신의 친구들을 태그했으며, 이에 따라 CU는 자연스러운 마케팅 효과도 맛볼 수 있었다. 

(사진=BGF리테일)
최근에는 편의점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군신화를 녹여낸 마케팅도 선보였다. (사진=BGF리테일)

아울러 최근에는 편의점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군신화를 녹여낸 마케팅도 선보였다. 특히 해당 마케팅에 사용된 제품들의 매출이 급증하며 B급 감성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이들이 7월 1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단군신화 상품 이벤트'는 대충 기획한 듯한 B급 감성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고조선 건국에 얽힌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기획된 단군신화 상품 이벤트는 신화 속에 등장하는 곰과 호랑이, 쑥과 마늘을 각각 ▲CU 호랑이라떼 ▲곰표 오리지널팝콘 ▲쑥떡쑥떡 바 ▲국산 다진마늘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들 상품을 BC페이북 QR코드로 결제하면 5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편의점과 단군신화라는 다소 생뚱 맞은 조합, 계절이나 기념일과 관련 없는 이벤트 타이밍, 곰 스낵, 호랑이 커피, 다진마늘 등 단군신화에 끼워 맞춘 듯 제각각인 상품 구성은 온라인상에서 질타 대신 호평을 얻었다.

뜨거운 온라인 반응은 곧 매출로도 이어졌다. CU에 따르면 이달 호랑이라떼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19.5%, 곰표 오리지널팝콘 매출은 17.8% 신장했다. 긴 장마로 아이스크림 매출이 주춤했음에도 쑥떡쑥떡 바 매출은 전월 대비 10.4% 올랐다. 편의점 주력 상품이 아닌 다진마늘도 지난 7월 대비 매출이 45.3% 증가했다.

MZ세대의 경우 최근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며 기업들의 주요 타겟이 되고 있다. 앞서 빙그레가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차별화된 코드로 B급 문화가 인기를 끌자, 유통업계 역시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이들은 SNS를 통해 소통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소식이 있다면 서로에게 전달하고, 곧 지역을 불문하고 확산된다. 다양한 문화를 전파하는 이들의 파급력은 쉬이 무시할 수 없다.

각 업계 역시 MZ세대를 잡을 수밖에 없다. 특히 젊은 세대가 주요 소비층인 편의점 업계의 경우 MZ세대를 사로잡아야만 1위의 자리에 다다를 수 있다. 젊은 감성을 지닌 MZ세대를 사로잡고자 이들은 B급 감성을 녹여낸 마케팅으로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