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장들 대국민 사과 "깊이 반성...의대생 국시 허락해 달라"
대학병원장들 대국민 사과 "깊이 반성...의대생 국시 허락해 달라"
  • 임은주
  • 승인 2020.10.0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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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이 의과대학생 의사 국가고시 재응시 기회를 요청하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8일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이 의과대학생 의사 국가고시 재응시 기회를 요청하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학병원장들이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응시 문제 해결을 위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앞서 일부 의대생들이 국민청원을 통해 사과에 나서는 등 의료계의 국시 요청이 이어지고 있으나 정부가 재응시 기회를 줄지는 미지수다.

8일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의대생들에게 의사 국가고시(국시) 기회를 허락해 달라"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 자리에는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이 함께 했다.

김 의료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우 힘든 시기에 의대생들의 국시 문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펜데믹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엄중한 시점에서 당장 2700여 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하는 상황은 상상하기 조차 싫은 심각한 의료공백"이라며 "의료의 질 저하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의료인으로서 또 선배로서 지금도 환자 곁을 지키고 코로나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질책은 선배들에게 해 달라"며 "6년 이상 학업에 전념을 하고 잘 준비한 의대생들이 미래 의사로서 태어나 국민 곁을 지킬 수 있도록 국시 기회를 허락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 국시가 정상화 된다면 이번 의대생들은 아마도 이전과 다른 국민들을 위하는 진정한 의사로 태어날 것을 믿는다"며 "국민 여러분, 한 번 더 기회를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서울시 25개구 의사회 회장단은 권익위에 의사 국시 실기시험 문제 해결을 위한 고충민원을 신청한 바 있다.

국시를 주관하는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원장도 7일 전현희 권익위원장과 만나 국시 재응시 기회 부여를 요청했다.

이윤성 국시원장은 이 자리에서 "일정상 늦어도 다음 주에는 국시 시험 시행여부가 확정돼야 한다. 10월20일 경에는 원서 접수가 시작돼야 올해 시험을 제대로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에는 '국시 접수를 취소했던 의대생이 국민들께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국시 거부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기를 간청드린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같은 의료계의 연이은 사과 행보에 정부가 국시 재응시 기회를 줄지는 미지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대생 사과 국민청원과 관련해 "인터넷에 나온 것을 봤다. 진정어린 사과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의대생 몇 명의 사과만으로 국민 수용성이 높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