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 80.2% "혼자 살아도 별 지장이 없는 시대"..가족의 정의 변했다
미혼남녀 80.2% "혼자 살아도 별 지장이 없는 시대"..가족의 정의 변했다
  • 이예리
  • 승인 2021.02.01 13: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다수 미혼남녀들은 혼자 사는 ‘싱글라이프’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전체 응답자의 72.8%가 직업이 있고 능력만 있다면 연애만 하면서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바라봤으며, 남자나 여자나 혼자 살아도 별 지장이 없는 시대라는 의견에 동의를 하는 미혼자가 10명 중 8명(80.2%)에 달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49세 미혼 남녀 1,050명을 대상으로 결혼관 및 출산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요즘 미혼남녀들은 결혼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반면 ‘싱글라이프’를 선호하는 태도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미혼남녀들은 더 이상 ‘결혼’을 당연히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대~40대 미혼자의 43%만이 자신에게 결혼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자신에게는 ‘결혼이 필요하지 않다’고 단정지어 말하는 미혼자(34.7%)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결혼의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는 미혼자들의 태도는 남성보다는 여성, 20대보다는 40대에게서 더 뚜렷한 모습으로, 특히 여성과 40대의 경우 그만큼 ‘싱글라이프’에 익숙해하고, 만족감을 느낀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결혼’이 외로움을 해결해주고, 보다 행복한 삶을 만들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3명 중 1명(34.1%)만이 현대사회를 외롭지 않게 살아가려면 결혼은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하였으며, 결혼을 한 사람이 결혼하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미혼자도 21.7%에 불과한 것이다. 다만 남성은 여성에 비해 외롭지 않게 살려면 결혼을 해야 하고(남성 43.8%, 여성 24.4%), 결혼을 하면 하지 않은 것보다는 행복할 것(남성 32.4%, 여성 11%)이라는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특히 미혼남녀 절반 가까이(45.9%)는 결혼을 하기보다는 직장과 일에서 인정을 받으며 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러한 바람은 남성(35.6%)보다는 여성(56.2%)에게서 많이 찾을 수 있었는데, 결혼 및 출산 과정에서 경력이 단절되기 쉬운 여성의 현실적인 고민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요즘은 결혼을 안하고 혼자 사는 삶을 이해하는 어른들이 많아진 것 같다는 인식(18년 54%→21년 63.8%)이 더 커졌을 정도로 부모세대 역시 싱글라이프를 원하는 미혼 자녀들을 과거보다 더 많이 이해하게 된 모습이었다.

가족의 정의 변화
68.7% “가족은 꼭 결혼이라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지 않을 수 있다”
82.2% "동거(사실혼)나 미혼모(부) 등 다양한 가족형태에 대한 인식의 고민이 필요"

결혼에 대한 인식이 옅어지고,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결혼’에 의해서만 ‘가족’이 규정되는 현재의 가족제도에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전체 응답자의 68.7%가 가족은 꼭 결혼이란 과정을 통해 형성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이러한 인식은 특히 남성(59.8%)보다는 여성(77.5%)이 강했으며, 연령별로는 30대 이상 미혼자(20대 65.4%, 30대 69.7%, 40대 70.9%)에게서 보다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미혼자 10명 중 8명(82.2%)이 이제는 동거(사실혼)나 미혼모(부) 등 다양한 가족형태에 대한 인식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미혼자 상당수는 사랑을 한다고 해서 결혼이라는 것을 꼭 선택할 필요는 없고(76.9%), 결혼을 하지 않은 동거인도 엄연히 가족이라는(59.9%)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미혼자 절반 이상(55%)은 동거를 하더라도 결혼 가정과 동일한 사회적 법적 지위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역시 남성(49.9%)보다는 여성(60%)의 목소리가 더욱 컸으며, 세대별 의견 차이(20대 53.4%, 30대 54.6%, 40대 56.9%)는 크지 않았다. 

실제 이번 정책이 실행될 경우 비혼이나 동거 등 기존에는 '가족'으로 인정되지 않아 생활이나 재산에서 가족 관련 혜택이나 지원을 받지 못하던 가구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