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퍼스트 레이디' 리설주 공개
北, '퍼스트 레이디' 리설주 공개
  • 김동성 기자
  • 승인 2012.07.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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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주요 현지지도마다 동행했던 여성이 '리설주'이며 김 제1위원장의 부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등 북한 방송 매체들이 25일 북한 김정은 제1비서의 부인인 예술단 출신 '리설주'를 전격 공개했다. 사진은 언론에 공개된 최근 리설주 모습. ⓒ뉴스1

리설주는 은하수 관현악단 등 예술단에서 활동한 가수 출신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 최고지도자가 이례적으로 '퍼스트 레이디'를 공개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선중앙TV 등 북한매체는 25일 밤 8시 보도에서 김 제1위원장의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하며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김정은 원수가 부인 리설주 동지와 함께 준공식에 나왔다"고 소개했다.

최근까지 북한 매체들은 지난 4일 모란봉악단의 시범 공연과 8일 김일성 주석 18주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14일 경상유치원 현지지도에서 김 제1위원장과 동행한 이 여성의 모습을 공개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신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북한은 그러던 중 이 여성이 북한 매체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모란봉악단 시범 공연이 열린 지 20여일만에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로 공식화한 것이다.

이 여성은 예술단의 가수로 활동했던 예능인 출신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 '퍼스트레이디'의 보다 구체적인 집안 배경, 결혼 시기 등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 당국의 한 관계자는 "리설주는 인민보안부 협주단 등에서도 활동을 했다"며 "김 제1위원장과 결혼하면서 김일성 종합대학 특설반에서 6개월 이상 퍼스트 레이디 교육도 받았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처음 이 여성이 모란봉악단 시범 공연을 통해 등장한 것도 어느정도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모란봉악단 창설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 제1위원장이 가수 출신과 결혼한 것이 무용수 출신의 고영희(김 제1위원장의 생모) 와 결혼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떠올리게 한다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예술인과 결혼하는 것도 따라한 셈인데 김 제1위원장 입장에선 자신의 어머니와 비슷한 출신의 여성과 결혼을 한 것이다.

단, 김정은의 경우 처음부터 리설주를 '퍼스트 레이디'로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부인을 공식화하지 않은 아버지 김정일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일의 경우 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를 비롯해 성혜림, 김옥 등 4~5명의 부인을 뒀지만, 이들 중 누구도 '퍼스트 레이디' 자격을 얻은 이는 없다. 오히려 이들의 존재 자체를 가급적 공개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짙게 느껴지기도 했다.

때문에 김 제1위원장의 부인 공개에 대해선 대단히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한 관계자는 "스위스 유학 생활 등을 통해 습득된 서구적인 마인드가 개인적 취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모란봉악단 공연에서 미키 마우스 인형 등을 등장 시킨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파격은 김정은이 최근 당 우위를 기반으로 한 군부 개편을 단행했고 군부대 보다는 실생활과 밀접히 연관된 곳에 대한 현지지도에 치중하는 모습과도 맞물려 있다. 김정은이 개혁개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도자로서 자신의 약점인 '어린 나이'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혼한 남성'의 이미지를 강조해 안정적이고 자상한 지도자의 모습을 연출하려 한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최근 행보는 변화를 동경하는 청년층과 여성들에게는 호감을 줄 것"이라며 "앞으로도 문화적으로는 김정일의 시대보다 더욱 개방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