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Q&A] 치질 및 항문질환, 비데 이용하면 예방할 수 있나요?
[건강 Q&A] 치질 및 항문질환, 비데 이용하면 예방할 수 있나요?
  • 이재준
  • 승인 2021.03.1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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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서송도병원 김칠석 원장
사진=강서송도병원 김칠석 원장

<건강 Q&A는 소비자가 궁금한 의학상식에 대해 전문가가 답해드립니다>

 

최근 비데(bidet)가 가정뿐 아니라 사무실, 학교, 공공 화장실 등에서도 사용되는 등 보편화된지 오래이다. 배변 후 휴지로만 항문을 닦는 것보다 물로 세척하는 것을 위생상 선호하기 때문이다.

치핵, 치루 등 치질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어떠할까?

비데가 치질과 같은 항문질환 예방과 치료에 좋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지만, 사실상 치질의 원인은 항문의 청결과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잘못된 비데 사용은 치질 증상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항문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먼저 비데는 용변을 본 후 하루 1~2회 정도, 3분 이내로 제한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건조기능이나 휴지를 이용해 엉덩이를 잘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제대로 건조하지 않아 항문 주변에 습기가 남아 있으면 세균이 쉽게 번식해 염증이나 고름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비데를 사용할 때 개운한 느낌을 위해 수압을 높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초기 치핵 환자가 강한 수압으로 비데를 사용하면 항문에 경련이 일어나고 치핵 주변의 혈관이 터져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만약 변비로 인해 급성 치열로 항문 점막에 상처가 있다면, 강한 물살 때문에 괄약근이 자극 받아 출혈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또 최근 변비해소나 독소배출을 위하여 관장기능이 추가된 비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관장방법은 강제로 항문을 열게 하는 방법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습관적 관장은 오히려 항문 괄약근이 느슨해질 수 있으며, 항문점막이 충혈되어 치질이나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또 항문의 상처로 변이 찔끔찔끔 나오는 변실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올바른 비데 사용법은?

치질 환자라면 비데 사용시 전자식 보다는 샤워기형태의 수동 비데를 이용하고 강한 수압보다는 가볍게 마사지 하듯 항문 주변을 씻어주는 것이 좋다.

비데로 관장을 하는 경우 세균이 대장까지 침투하여 출혈, 궤양, 복막염, 패혈증과 같은 심각한 질환이 발병될 수 있으니 하루 3~5분 정도 꾸준히 온수 좌욕을 하면서 항문 주변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오히려 변비나 치질의 통증 완화에 더 효과적이다.

온수 좌욕은 항문 조임근이 이완돼 항문압이 낮아지고, 괄약근 주변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만들어 치질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좌욕을 할 때는 좌욕기나 샤워기와 같이 에어버블을 발생시켜 항문주변을 마사지할 수 있으면 더욱 좋고, 욕조나 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아 엉덩이 3~5분 이내로 담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오랜 시간 쪼그려 앉게 되면 오히려 항문 혈관의 압력을 증가해 치질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편안한 자세로 좌욕을 하는 것이 좋다. 좌욕 후에는 물기가 남아있지 않도록 완벽하게 건조해야 항문소양증 등의 2차 항문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도움말 : 강서송도병원 김칠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