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양, 올림픽 선수 제명 전 은퇴선언 꼼수?
위양, 올림픽 선수 제명 전 은퇴선언 꼼수?
  • 문희연 기자
  • 승인 2012.08.03 0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에서도 런던맨 초능력자라는 패러디 물이 나올정도로 오심 논란과 심판 자격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2012년 런던 올림픽이 이번에는 선수의 자격논란으로 불거질 기세다. 그 중심에 바로 은퇴선언을 한 중국의 배드민턴 선수 위양이 있다.

지난 2일 외신은 배드민턴 경기에서 고의 패배 논란에 휩싸인 세계적인 배드민턴 선수 위양이 은퇴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우승이 거의 확실시 되는 위양의 고의패배로 인한 실격도 충격이지만 갑작스런 은퇴선언도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은퇴선언을 하면서도 끝까지 자신이 고의패배로 실격한데 대한 불만을 세계 배드민턴연맹(BWF)에 터뜨렸다.

세계 랭킹1위인 위양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경기가 나의 마지막 은퇴경기였다."면서 "BWF가 매정하게 우리의 꿈을 깨뜨렸다."고 푸념했다.

이번 런던 대회 우승 후보였던 위양은 자국 선수끼리 결승전에서 맞붙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한국의 정경은, 김하나 조에 성의없는 경기를 펼치며 고의패배 논란을 일으켰었다.

이에 BWF는 여자복식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 출전한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8명의 선수를 전원 실격 처리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측이 제출한 이의신청은 모두 기각됐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된 조별리그 방식을이 문제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여자복식의 경우 4개팀이 4개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뒤 각조 1,2위가 8강 토너먼트로 메달을 가린다. 베이징올림픽때까지는 곧바로 16강 토너먼트로 경기가 펼쳐졌다.

문제는 조별리그 상위팀끼리 8강 토너먼트를 펼칠 때 자국 선수끼리 결승까지 만나지 않기 위해서는 조2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방식변경이 고의패배에 대한 책임과 스포츠 정신 위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또한 실격된 선수들은 추가징계가 불가피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크 로케 위원장(70)이 스포츠 정신을 헤친 배드민턴 선수들을 올림픽에서 제명할 뜻을 간접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위양의 은퇴선언도 선수제명 전에 미리 선수를 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차기 올림픽서 승부조작 온상이 된 배드민턴 종목 퇴출 가능성과 그룹예선 폐지 가능성이 함께 대두되고 있다.

은퇴선언에서조차 여전히 스포츠 정신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수용하지는 못한 듯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낸 위양에 대해 축하와 격려의 말을 전할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