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 리뷰] 서초1인가구지원센터 프로그램 '일가견(一家犬)' 체험기 1편 - 반려견 수제 장난감 만들기
[솔직 리뷰] 서초1인가구지원센터 프로그램 '일가견(一家犬)' 체험기 1편 - 반려견 수제 장난감 만들기
  • 박지수
  • 승인 2021.06.28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인가구들이 매주 돌아오는 월요병을 이겨내고 오늘도 출근하게 하는 삶의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일까? 먹여살릴 유일한 가족, 현관문 앞에서 꼬리를 흔들며 배웅과 마중을 해주는 유일한 존재. 반려동물이 아닐까 한다.

나 하나 건사하기도 벅찬 세상에 반려견을 사랑하고 책임지는 1인가구를 위해서 서초1인가구지원센터는 '일가견(一家犬)'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서초1인가구지원센터 홈페이지
사진=서초1인가구지원센터 홈페이지

6월 26일 토요일 오전부터 진행된 프로그램은 반려견을 위한 귀여운 장난감 만들기반려견의 건강 상식을 알아보는 시간으로 총 2부가 진행됐다.

그동안 요리도 잘 하고 간단한 집수리도 뚝딱해내는 편이라 혼자 사는데 썩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유난히 아기자기한 것을 만들기에 똥손을 가졌다. 바늘구멍에 실을 넣기까지 세너번의 심호흡과 한껏 어깨가 둥글게 말렸다.

그래서 가급적 손바느질, 십자수 같은 침착함과 인내심이 필요한 취미는 선뜻 시도하지 않는 편인데, 어쩌다 보니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솜인형을 만들게 됐다. 

프로그램 전날 만들기 키트가 들어있는 작은 택배를 받았다. 키트에는 주황색과 초록색의 천, 도안, 설명서, 자, 실과 바늘이 들어 있었다. 어떤 장난감을 만들게 될까 한껏 기대했는데, 실과 바늘을 보는 순간 암담해졌다. 과연 완성작을 볼 수나 있을까? 

 

비대면 시대에 맞게 프로그램은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으로 진행되었다. 1부에서 만든 반려견 장난감은 귀여운 당근 모양의 솜 인형이다. 먼저 요즘은 바느질할 일이 드물기 때문에, 초보자를 위해서 간단히 바느질 연습에 들어갔다.

반려견이 마음껏 물고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잘 뜯어지지 않도록 촘촘한 바느질이 필수.

온박음질은 바늘땀이 0.2~0.3mm 정도로 촘촘하고, 앞뒷면 모두 빈틈이 없이 일직선 모양이 된다. 그래서 천이 벌어지는 틈이 없어서 가장 탄탄한 바느질 기업이다. 하지만 초보자로서 앞뒤로 여러 번 왔다 갔다 반복해야 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엄청난 인내심이 요구된다.

다음으로 공그르기 기법은 천의 두 면을 연결하지만 바늘땀이 겉으로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법이다. 공그르기도 최대한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서 마찬가지로 0.2~0.3mm 간격으로 촘촘하게 하는 연습을 했다.

 

본격적으로 만들기 첫 단계는 준비된 도안 자르기다. 도안은 몹시 심플하게 당근이 될 부채꼴과 이파리가 될 밑동이 잘린 타원 2개다. 단순한 도안이어서 개인적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면 따라하긴 쉬웠다.

도안을 다 잘랐다면 준비된 원단에 밑그림을 그릴 차례다. 반려견 인형을 만들 때는 원단이 중요하다. 단순한 면은 한 번만 가지고 놀아도 쉽게 뜯어질 수 있다.

오늘 만들기 키트에 준비된 원단의 뒷면이 보면 ┼로 결이 나있는데, 이런 원단이 탄탄하기 때문에 쉽게 뜯어지지 않는다. 뒷면은 십자 모양의 결이 있어서 탄탄하고 앞면은 짧고 부드러운 털로 되어 있어서 강아지가 가지고 놀기 좋은 소재다.

사실 원단이 아무리 튼튼하다고 해도 물어뜯는 강아지의 습성상 해어질 수 있는데, 어떤 원단이든 먹지 않도록 바로 제지해 주는 것이 좋다. 친환경 원단으로 만들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키트에 포함된 원단은 친환경 소재는 아니었다.

추후 개인적으로 만들어 볼 때는 친환경 원단을 구매해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른쪽 처럼 이파리의 밑동 부분은 시접을 그리지 않는다

원단의 뒷면에 도안을 대고 밑그림을 그리고, 다 그린 후 1cm 크게 시접선을 그려준다. 시접선을 따라서 원단을 자른다. 이제 대망의 손바느질을 시작할 차례. 앞선 과정들이 30분도 채 안 걸렸다면, 바느질을 완성하는데 1시간 반이 걸렸다.

안쪽 선에 온박음질로 바느질을 해준다. 이파리가 될 부분 초록색 원단은 솜을 넣을 밑동 부분을 제외하고 동그란 선만 촘촘하게 바느질을 한다. 당근이 될 부분은 세로로 절반을 접어서 옆면만 마찬가지로 온박음질로 바느질을 한다. 바느질은 반드시 밑그림을 그린 안쪽 면에 해주어야 뒤집었을 때 실땀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 된다.

목과 어깨가 금세 뻐근해하다가도, 사랑스러운 아이를 생각하며 열심히 만들자는 강사님의 말씀에 모든 참가자분들이 다시 집중을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촘촘히 바느질을 마쳤다면 뒤집어서 부드러운 앞면이 나오도록 한다. 그리고 속에 솜을 적당히 채워서 모양을 만들어 준다. 일반 구름모양의 솜보다 방울 솜을 넣으면 자주 만져도 솜이 뭉치지 않는다.

단순히 솜을 채우다 보니 반려견을 위한 특별한 장난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일반적인 솜 인형 장난감과 다르게 '뽁뽁' 소리가 나는 것을 넣는 등의 특별함이 있다면 어떨까.

참가자 중 한 분이 빠르게 완성하고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반려견에게 주고 반응을 공유해줘 즉각적인 반응도 볼 수 있었다. 

새로 생긴 장난감에 호기심을 순간 가졌지만, 소리가 나거나 특이한 점이었으니 그게 오래가지 않았다. 단, 소리에 민감해서 뽁뽁이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 

역시 반려견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평소 세심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솜을 다 채운 후 아까 바느질하지 않은 이파리의 밑동 부분을 먼저 큰 땀으로 바느질해서 솜이 빠져나가지 않게 한다. 당근의 윗부분을 큰 땀으로 바느질하면서 천이 주름지며 오므라들도록 실을 당겨가며 모양을 잡아준다.

마지막으로 이파리와 당근을 공그리기로 엮어준다. 사실 이 과정의 원리를 강사님의 설명을 보아도 이해가 쉽게 되지 않았다. 직접 공그리기를 하면서 실땀은 보이지 않지만 당근과 이파리 부분이 붙을 수 있도록 모양을 잡아주는 과정이다. 주름을 안쪽으로 이파리 밑동을 숨겨 붙인다고 생각하면 쉽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무려 2시간에 걸쳐서 당근 인형을 만들었다. 당근 이파리의 윗부분을 살짝 바느질로 엮어서, 이파리 사이 구멍에 간식을 끼워주면 간식을 꺼내 먹게 하는 놀이도 가능하다.

 

어설픈 과정의 연속임에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썩 괜찮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뜻밖의 재능을 새롭게 발견했다. 가족이자 반려견을 위해 정성을 담아서 선물을 만드는 사랑의 힘이 가능하게 한 것이 아닐까.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만든 장난감을 재미있게 가지고 노는 반려견을 보는 것만큼 뿌듯한 기분도 없을 것이다.

강사님의 경험에 의하면, 처음 만들 때는 번거로우니 '다음부터는 그냥 사줘야겠다' 생각하다가도 수제 장난감을 좋아하는 반려견을 보면 어느새 또 만들고 있는 나를 발견하다는 말에 모두가 공감했다.

역시 존재만으로도 삶에 이유가 되는 가족을 위하는 마음은 한계를 뛰어넘게하는 마법같은 힘이 있다.

오로지 혼자서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반려견을 가족으로 여기며 휴일마저 반려견을 위해서 보내는 책임감있는 참가자들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시간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