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공론화되는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직장인의 생각은?
조금씩 공론화되는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직장인의 생각은?
  • 임희진
  • 승인 2021.07.2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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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의 균형' 중시하는 만큼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모습, 다만 '임금삭감'에 대한 우려는 존재해

직장인의 67.1% “연봉이 낮더라도 일과 삶의 균형이 가능한 회사를 다니고 싶다”,
64.9% “직장에서 인정받는 것보다 개인적인 삶의 목표 이루는 것이 더 중요”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과 관련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이 조금씩 공론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직장인들은 ‘일과 삶을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다수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는 직장생활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을 살펴보면, 어느 때보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67.1%가 연봉이 낮더라도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이 가능한 회사를 다니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친 것으로, 그 중에서도 30대 직장인의 바람(20대 61.2%, 30대 74%, 40대 66.8%, 50대 66.4%)이 가장 커 보였다. 물론 실제로는 괜찮은 수준의 연봉을 받을 때에야 이러한 바람도 가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요즘에는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해석만큼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직장에서 인정을 받는 것보다는 개인적인 삶의 목표를 이루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장인들(64.9%)이 많다는 사실은 향후 ‘워라밸’이 가능한지 여부가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반면 야근이 많아도 연봉이 높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응답은 28.4%에 그쳐, 개인적인 시간을 희생하면서까지 일하고 싶어하는 직장인은 많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다만 워라밸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는 달리 현재 재직 중인 직장에서 워라밸이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직장인(48.9%)은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특히 대기업(59.1%)과 국가기관(58.9%)에 다니는 직장인보다는 중소기업(43.6%) 재직자의 기대치가 낮아 보였다.
 

직장인 73.6%가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에 찬성하는 모습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 시 야근과 업무 강도 증가를 감수할 의향이 커 보여
하지만 ‘임금 삭감’에 대해서만큼은 수용 못하는 모습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이렇듯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일보다는 개인생활을 우선순위에 두는 요즘 직장인들인 만큼 최근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조금씩 공론화되고 있는 ‘주 4일 근무제도’를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여진다.

직장인의 73.6%가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을 찬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특히 여성(남성 69.6%, 여성 77.6%)과 20대~30대 젊은 층(20대 78%, 30대 82%, 40대 71.6%, 50대 62.8%), 사원/실무진 직급(평사원/실무진 77.4%, 중간 관리직 71.7%, 고위 관리직 68.1%)에서 주 4일 근무제도를 더욱 더 환영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주 4일 근무의 도입에 반대하는 직장인은 10명 중 1명(11%)에 불과했으며, 주로 근로시간이 줄면서 임금이 삭감되거나(64.5%, 중복응답), 오히려 업무 강도가 높아질 것 같다(45.5%)는 우려를 많이 내비쳤다.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에 찬성하는 직장인들은 ‘업무환경의 변화’도 어느 정도 수용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근무일에 야근이 늘어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충분히 감수할 수 있거나(37.6%), 힘은 들겠지만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다(51.9%)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이전 대비 업무 강도가 늘어나고(충분히 감수 29.3%, 어느 정도 감수 59.9%), 연차 휴가 일수가 50% 이상 크게 줄어드는(충분히 감소 27.7%, 어느 정도 감수 41.8%) 상황도 받아들이려는 직장인이 많아 보였다.

다만 ‘임금 삭감’만큼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전 대비 임금이 삭감되는 상황을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는 주장(11.1%)보다 감수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목소리(43.3%)가 훨씬 많은 것이다. 결국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은 기존의 연봉 수준이 어느 정도 보장이 되는 상황에서야 직장인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장인들이 주 4일 근무제도에 찬성하는 이유는
‘개인 여가 시간의 증가’와 ‘워라밸 실현’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에 찬성하는 직장인들은 무엇보다 개인 여가 시간의 증가(62.5%, 중복응답)와 그로 인한 워라밸의 실현(59.8%)에 대한 기대감을 많이 내비치는 모습이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고, 회사보다는 개인생활을 우선시하는 만큼 주 4일 근무제도에 찬성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특히 20대~30대 젊은 직장인들이 개인 여가 시간이 늘어날 것 같고(20대 69.7%, 30대 65.9%, 40대 52.5%, 50대 60.5%), 워라밸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20대 65.6%, 30대 62%, 40대 53.1%, 50대 57.3%)는 이유로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을 찬성하는 마음이 큰 편이었다.

또한 가족 및 주변인과 보낼 수 있는 시간(56.1%)과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간(50%)이 늘어날 것 같아서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을 찬성하는 모습도 비슷한 맥락에서 읽을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주 4일 근무제도가 일의 능률 향상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들도 많아 보였다. 업무 효율성이 증가할 것 같고(48%), 업무 스트레스가 감소할 것 같아서(46.7%)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젊은 직장인들이 이러한 생각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실제 주 4일 근무제도가 도입될 경우 하고 싶은 일로는
‘취미생활’과 ‘휴식’, ‘운동’, ‘가족과의 시간’, ‘여행’을 많이 꼽아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만약 실제로 주 4일 근무제도가 도입될 경우 그 시간을 활용해 하고 싶은 일로는 ‘취미생활’(50.7%, 중복응답)이 첫 손에 꼽혔다. 물론 지금도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더욱 더 여유 있게 취미생활을 즐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휴식을 가지면서(49.3%), 운동 및 건강관리를 하고(48.8%),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46.8%), 여행을 다니고 싶어하는(45.1%) 직장인들도 매우 많았다. 상대적으로 20대~30대 젊은 층은 주 4일제 근무로 더 많은 취미생활과 휴식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반면 40대~50대 중장년층은 가족과 보내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싶어하는 모습으로, 세대별 시각 차이도 느낄 수 있다.

주 4일 근무제도가 시행될 경우 가장 선호하는 휴일은 수요일(35.2%)로, 이왕이면 연속으로 근무하는 일 수를 최대한 줄이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 다음으로는 금요일(26.4%)이 선호되었으며, 정해진 요일 없이 매주 원하는 날에 쉬고 싶어하는 바람(22.1%)도 큰 편이었다.

한편 주 4일 근무제도가 시행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으로는 ‘임금 삭감’(50.3%, 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연령대에 관계 없이 가장 많이 우려하는 부분(20대 49.6%, 30대 48.8%, 40대 48.8%, 50대 54%)으로, 향후 주 4일 근무제도의 논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임금 문제를 둘러싼 노사간 갈등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이와 더불어 주 4일제 미시행 거래처와 업무를 맞추기 힘들 수 있고(36.3%), 특정 업종만 도입되는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36%)는 우려가 상당했으며, 업무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고(29.8%), 야근이 많아질 수 있다(26.3%)고 걱정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