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취 존중 시대, "'나만의 취향'있지만 모두에게 알리고 싶진 않아"
개취 존중 시대, "'나만의 취향'있지만 모두에게 알리고 싶진 않아"
  • 이영순
  • 승인 2021.08.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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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취향은 존중되어야 한다”, "나와 취향이 다른 사람, 집단이 다양한 것은 사회 전체에 의미 있는 일이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려는 태도가 보다는, 남들과 취향을 차별화하기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있는 그대로 ‘존중’ 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나와 타인의 ‘취향’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개인의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뚜렷하지만, 실제로는 한국사회에서 모든 종류의 취향이 존중되고 수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보여졌다.

우선 기본적으로 ‘개인의 취향’이 중요하다는 생각만큼은 매우 강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87.6%가 개인의 취향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나’와 취향이 다른 사람과 집단이 다양한 것은 사회 전체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73.4%에 달한 것으로, 이러한 인식은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한 수준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요즘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 같고(76.9%),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겨냥한 서비스나 상품이 많은 것 같다(73.8%)고도 느끼는 모습이었다.

또한 자신은 충분히 타인의 취향을 인정해주는 편이고(77.3%), 자신과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 및 집단을 이해할 수 있다(75.5%)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사람들도 쉽게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자기 스스로가 타인의 취향을 잘 인정해주고(18년 89.2%→19년 85.7%→21년 77.3%),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 및 집단을 이해할 수 있다(18년 82.9%→19년 79.4%→21년 75.5%)고 말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조금씩 개인의 취향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가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가져볼 수 있었다.

 

51.3% “우리는 취향을 거리낌없이 드러내며 살기 어려운 사회에 살고 있다”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실제 “우리는 ‘취향’을 거리낌없이 드러내며 살기 어려운 사회에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18년 49%→19년 43.5%→21년 51.3%)이 다시 많아졌다는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연령에 관계 없이 취향을 마음껏 드러내기 어렵다는 생각의 정도(20대 51.6%, 30대 50.4%, 40대 52.4%, 50대 50.8%)는 비슷했다. 비록 나와 다른 취향의 사람들이 조금은 불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25.8%)은 적은 편이지만, 사회전반적으로는 알게 모르게 타인의 취향을 평가하거나 지적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개인의 취향을 숨기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때론 집단과 그룹에서 소외되는 것이 싫어서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지 않을 때가 있다는 목소리(18년 38.9%→19년 40.7%→21년 47.5%)가 부쩍 많아진 것이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10명 중 4명(41.9%)은 일상에서 표현하고 싶어도 내 취향을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다양한 취향을 모두 존중하거나, 완전하게 수용하지는 못하는 것이 현재 우리사회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전체 응답자의 57.1%는 굳이 내 취향을 드러내며 살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전 조사에 비해 증가(18년 48.8%→19년 50.5%→21년 57.1%)한 결과였다. 

 

취향과 욕구를 주변에 표현하는 사람들 줄어들어
가장 취향을 많이 표현하는 분야는 ‘취미생활’

평소 자신의 취향과 욕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10명 중 1명(9.4%)만이 일상생활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과 원하는 방향을 잘 알고 대부분 거리낌없이 표현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상황 및 대상에 따라서 다르게 표현한다는 응답(40.3%)을 더하더라도 평소 개인의 취향과 욕구를 표현하고 있는 사람들은 절반 정도(49.7%)에 그쳤다.

이렇듯 평소 자신의 취향과 욕구를 표현하는 사람들은 2019년 조사에 비해 줄어든(19년 61.1%→21년 49.7%) 것으로, 앞서 살펴본 것처럼 취향을 굳이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 성향이 커졌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지만 대부분 잘 표현하지 않거나(19년 30.6%→21년 35.8%), 개인의 취향과 니즈를 잘 모르고 있는(19년 8.3%→21년 14.5%) 사람들은 많아진 모습이었다.

자신의 취향과 욕구를 가장 많이 표현하는 분야는 ‘취미생활’(58.4%, 중복응답)로, 특히 20대~30대 젊은 층(20대 66.9%, 30대 68.4%, 40대 52.2%, 50대 46.2%)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였다. 또한 대중문화(58.1%)와 제품 소비(53.7%), 사회적 이슈(47.9%), 요리 및 메뉴(47.1%)와 관련된 취향도 많이 드러내는 편이었다.

이러한 개인의 취향과 욕구를 표현하는 대상은 주로 친구(49.5%, 중복응답)와 배우자(39.6%), 부모님(36.6%), 직장 동료(30.8%) 등 ‘가까운 관계’의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과는 다른 취향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응답 줄어
42.5% "요즘 트렌드와 자신의 취향이 거리가 있다"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물론 기본적으로 자신만의 ‘취향’을 갖고 싶어하는 마음은 커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72.8%가 ‘내 마음’이 바라는,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취향을 갖고 싶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이전보다는 특별한 취향을 갖고 싶어하는 마음(18년 84.4%→19년 80%→21년 72.8%)이 조금은 줄어든 모습으로, 꼭 나만의 취향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옅어지기 시작했다는 해석을 해볼 수 있었다.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취향을 갖고 싶다는 바람은 다른 연령에 비해 50대(20대 71.2%, 30대 67.2%, 40대 71.2%, 50대 81.6%)가 큰 편이었다. 실제 취향을 타인과 차별화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10명 중 3명(30.3%)만이 마니아층에서 인정 받는 나만의 취향을 갖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다른 사람과는 조금은 다른 자신의 취향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들(18년 42.5%→19년 41.1%→21년 38.9%)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로 보여졌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남들과 다른 취향에 자부심을 느끼는 태도(20대 36.4%, 30대 36%, 40대 39.2%, 50대 44%)가 옅은 모습으로, 오히려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이 취향의 차별화 욕구가 크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현재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취향이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주류’라고 여겨지는 취향과 차이가 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커 보였다.

요즘 트렌드라고 하는 것과 내 취향이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42.5%)이 결코 적지 않은 것으로, 30대(46%)와 50대(48%)가 이런 생각을 좀 더 많이 하는 듯했다. 또한 3명 중 1명 정도(36%)만이 자신의 취향이 대부분 ‘주류’에 해당하는 것들이라고 응답했으며, 요즘 소위 대세 취미라고 하는 것들에 관심이 가는 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31.1%에 그쳤다.

 

75.4% “내 취향에 다른 사람들이 공감을 해주면 기분 좋다”
56.9% “다른 사람들이 내 취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대체로 남들과 취향을 차별화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있는 그대로 ‘존중’ 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75.4%가 내 취향에 다른 사람들이 공감을 해주면 기분이 좋다고 응답한 것으로, 다른 연령에 비해 50대(20대 75.2%, 30대 71.2%, 40대 73.6%, 50대 81.6%)가 이런 마음을 더욱 많이 내비쳤다.

또한 솔직히 자신의 취향을 남들이 인정해줬음 하는 마음(46.5%)을 숨기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자신을 취향을 공감 받고, 인정 받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원한다는 의미라고는 볼 수 없었다.

오히려 절반 이상(56.9%)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정도였다. 반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편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10명 중 3명(31.6%)에 그쳤을 뿐이다.

상대적으로 20대 젊은 층의 경우에 자신의 취향에 대한 타인의 평가를 좀 더 신경 쓰는 모습(20대 41.6%, 30대 31.6%, 40대 24%, 50대 29%)을 엿볼 수 있었다. 

 

62.1%가 “평소 즐겨 하는 취미활동 있다”, 젊은 세대의 비중 높아
‘취미활동’을 하는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자기만족’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한편 개인의 취향이 가장 많이 발현되는 분야라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일상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10명 중 6명 이상(62.1%)이 평소 즐겨 하는 취미활동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젊은 세대일수록(20대 69.2%, 30대 62.8%, 40대 59.6%, 50대 56.8%) 보다 확실한 취미활동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취미활동을 하는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자기만족(66%, 중복응답)으로, 모든 연령대(20대 65.3%, 30대 66.2%, 40대 66.4%, 50대 66.2%)에서 취미활동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또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59.6%), 삶의 여유를 찾고(44.4%), 심리적인 안정을 가지며(43.3%), 성취감과 쾌감을 느끼기 위해(36.9%) 취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여행과 휴식을 제외하고 현재 많이 즐겨 하는 취미활동으로는 영화감상(40.1%, 중복응답)과 음악감상(35.3%)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게임(31.9%)과 TV 시청(30.3%), 책 읽기(30%)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이용을 취미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