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극
연 극
  • 신원재 자유기고가
  • 승인 2012.09.28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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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한 기억들

연 극


흘러내리는 그리움에
얼룩진 배우는
무언(無言)의 입짓으로 대사를 외고 있다.

그러나 관객은 완성된 목소리를 원했다.
배우는 벙어리였을지도 모르지만
자기가 하는 것을 패배의 몸짓으로 생각한다.

관객의 야유소리가 무대를 메운다.
막은 내려지고
얼마의 시간 후 무대는 조용하다.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은 그 배우만이
동그마니 앉아
갑자기 커져버린 무대를 채우고 있다.

배우는 외로움에 떨고 있다.
겨울바람이 길을 잃어 슬피 우는 소리가
배우를 후미진 골목 끝으로 몰아 세운다.

그러나 배우는 사랑하리라
이 안타까운 현실을…                      1987. 11

 

詩를 읽으며…

당시 난생 처음 본 연극은 지금도 제목, 내용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주인공처럼 감정이입 되어 망상에 젖기 충분했다. 그리고 실패를 이입한 상상은 가끔 마음을 정화하기도 한다. 그런 기억이었다.

정치는 정말 제대로 짜여진 연극 같다. 주연이고 조연이고 간에 스텝까지 모두 절실함과 회를 거듭한 긴장감이 필요하다. 실수와 거부는 야유를 불러올 뿐…

하지만 2012년 누구든 상관없다. 내가 생각한 주연배우가 될 사람은 관객의 야유를 응원의 소리로 바꾼 듯하다. 그 용기야 말로 무대를 꽈 채우고도 남는 치밀함과 우리의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외로움에 떨고 길을 잃어 후미진 골목 끝으로 몰아 세워진 국민들에게 안도감으로 다가와 누구나 다 안타까운 현실을 이겨내는 힘을 가질 수 있게 능력을 나눠줬으면 한다.

내가 과거에 생각한 연극이 패배와 두려움으로 마무리되고 현실에 대한 갈망만 있을 뿐이라면 이번 연극은 시대의 변화로 새롭게 비춰지고 조명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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