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본무 회장 집 앞 시위, 왜?
LG 구본무 회장 집 앞 시위, 왜?
  • 송혜정 기자
  • 승인 2012.10.29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본무 LG그룹회장 자택 앞과 서울 여의도 LG화학 본사 앞에서 연일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LG화학 본사 앞에서 ‘재벌기업 LG화학은 콘크리트 혼화제 시장에서 손을 떼라’며 시위를 벌인 이들이 있었다.

▲ ⓒ팝콘뉴스

이 집단시위와 함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본무 회장 자택 앞에도 1인 시위가 있을 정도로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5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그룹의 대표 계열사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지난달 LG화학 청주공장 폭발사고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시위를 벌인 이들은 '한국콘크리트 혼화제 협회' 소속 업체와 ‘사법정의 국민연대 중소기업 생존권 운동본부’ 관계자들이다.

이들 관계자들은 지난 15일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LG그룹 구본무 회장 자택 부근에서 ‘LG화학은 혼화제사업 철수로 골목대장 그만두라’며 ‘정도경영? LG, 혼화제사업 사망신고 해주세요’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콘크리트의 강도를 높여주는 첨가제인 혼화제 시장의 40여 개 중소기업들은 재벌기업 LG화학이 올 상반기 생산 능력을 2배로 증설하자 ‘중소기업 영역을 장악하겠다는 대기업의 횡포’라며 동반성장위원회에 제소했다.

혼화제협회가 LG화학과 날선 공방을 벌이게 된 계기는 지난해 동반위가 에틸렌옥사이드(EO)를 주원료로 해서 생산하는 2차 원료인 유기계면활성제(EOA)의 생산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면서부터이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동반위는 롯데그룹 계열의 호남석유화학에게 시장에서의 철수를 권고했다.

하지만 LG화학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EOA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됐지만 PCA(Poly Carboxylic Acid)는 선정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생산 시설을 2배로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건설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LG화학의 사업 확대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로 인해 LG화학의 혼화제 시장 철수를 요구하고 나서게 된 것이다.

콘크리트 혼화제는 콘크리트 제조 시 소량 사용되는 화학 첨가제로 혼화제 시장은 연간 내수시장 규모가 1,400억 원 정도이며 40여 개의 중소업체들이 힘들게 경쟁하며 공생하고 있다.

2002년부터 연매출액 22조 LG화학이 업계 후발 주자로 혼화제 시장 중 1/3을 차지하는 폴리카본산계(PCA) 혼화제 시장에 진입했다.

PCA혼화제 중소업체들은 LG화학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혼화제를 생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원료의 공급자가 제품 생산 업체들과 경쟁을 하겠다는 것이다.

LG화학이 생산하는 PCA는 혼화제를 만드는 원료로 완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아닐 수 있으나, 중소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LG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