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제2의 벤처 붐' 시기상조 분석 내놔
KDI, '제2의 벤처 붐' 시기상조 분석 내놔
  • 송혜정 기자
  • 승인 2012.11.1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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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이 최근 급증했지만 '제2의 벤처 붐'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제기됐다.

벤처캐피탈 등 시장 자체의 바람몰이가 아닌 기술평가보증이나 대출 같은 정책적 지원이 증가한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의 벤처 붐을 맞고 있는가?: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성장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벤처기업은 4만4831개다. 기술평가보증기업이 86.5%, 기술평가대출기업은 4.1%로 두 유형이 90.6%를 차지했다.

반면 벤처캐피탈 등 자본금을 투자받은 벤처투자기업은 2.5%, 연구개발기업은 6.4%에 그쳤다.

우리나라 벤처기업은 1990년대말 IT벤처를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했다가 2001~2002년 이른바 'IT버블'로 빠른 속도로 숫자가 빠졌다. 이후 2006년부터 벤처 기업의 수는 다시 치솟고 있다.

KDI는 "벤처기업의 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기술보증기금이나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기술성이 우수한 기업에 보증, 대출을 해주는 사례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평가절하했다.

아울러 벤처기업들의 활성화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인 코스프· 코스닥 상장 비율도 줄고 있다.

벤처기업의 코스닥 상장비율은 지난 2001년 3.1%에서 2005년 4.2%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1.2%(2010년)까지 낮아졌다.

김기완 KDI 연구위원은 "2000년대 후반 들어 빠르게 증가한 벤처기업 수는 벤처캐피탈의 활성화에 의한 결과라기보다 정책적 지원 대상인 기술평가 보증, 대출 기업의 급증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또한 "신규 벤처투자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벤처캐피탈이 보수화됐다는 뜻"이라며 "모험적인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 투자 확충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