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그 다음의 끝은…
마지막, 그 다음의 끝은…
  • 신원재 자유기고가
  • 승인 2012.11.2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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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한 기억들

마지막, 그 다음의 끝은…


빈 가지, 가지에는 새 움이 없고
대화가 죽어버린 입술은 노래를 거부한다.

음력 시월의 찬 달(寒月)을 문 입술은
첫서리에 얼어
연약한 들숨 날숨을 이어가고
떠나버릴 사람에게 걸어야 했던
생애를 한탄하는데 몰두한다.

애초 미련을 못 버린 사랑은
나와 먼 길을 맴도는 이방인(異邦人).
너와 내가 서로 서로 마침 점 없는
동그라미를 어지럽게, 빙빙 돌다 지칠 때

정(情),  그 덩어리에선
아우성으로 몽오리진 처절한 절규가 터진다.

하지만 그것은 오염된 반성일 뿐…

행여나 하는 마음에
정(情), 한 조각 만큼은 보듬어 안고
먼 하늘 깊은 속으로 길을 나선다.                         


詩를 읽으며…

또 한 해가 저문다. 우리 사회는 약 50여 일 후 또 다른 국면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 대선의 향방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게다가 유럽과 미국의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투자와 소비지출 전망은 부진한 상황이란다.

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많은 이유 중에 ‘정(情) 때문에…’ 라는 말이 있다. 이성적인 판단을 주로 하는 사람에겐 다소 거추장스러운 단어이기는 하나 40대 후반을 살아본 나로서는 ‘눈물’ 나는 낱말이다.

횡포화되는 사회에서 자신의 재산을 사회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장학재단으로 내놓는가 하면, 살신성인은 하지 않더라도 가슴 따스한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그들은 정(情) 많은 사람들일 게다.

87년 늦은 시간에도 그랬듯이…

어젯밤 늦도록 웃음기 가신 두 대선 후보의 TV대담 프로를 본 탓인지, 유독 추워지는 계절 때문인지 몸만 점점 더 움츠러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