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전기 운송수단의 확산, 전통 수단부터 스타트업까지 새로운 기회 찾는다
[ESG 경영] 전기 운송수단의 확산, 전통 수단부터 스타트업까지 새로운 기회 찾는다
  • 정단비
  • 승인 2021.12.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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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하는 ESG 경영이 대세다. 환경을 위해서 다양한 에너지원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은 전기가 아닐까 한다. 정부 규제 강화, 소비자 선호도의 변화, 기업의 ESG 정책 강화로 운송수단의 전기화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기 운송수단 분야의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소식이 ‘비전 모빌리티(Vision Mobility)’에 날마다 들려온다. 많은 기업이 승용차에 집중하고 있지만, 광범위한 신규 기업과 기존 기업들이 다양한 용례에 맞는 더 나은 전기차를 설계 및 개발하고 있다. 운송수단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그것을 어떻게 전기화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자동차 외의 전기 운송수단도 매력적이다. 운행 중 배기가스의 배출이 없고, 매우 낮은 유지비 및 즉각적인 토크(Torque)는 다양한 운영 환경에서 전기 운송수단을 매우 바람직하게 만든다.

직면한 과제도 비슷하다. 액상 연료 기술과 비교했을 때 낮은 배터리 전력 밀도로 인한 주행거리와 무게는 특히, 운송수단의 경량화 및 장거리를 요구하는 영역에도 적용 가능해야 한다는 해결 과제가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신규 배터리 기술 확산과 전력 밀도 향상, 그리고 비용 절감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 중·대형 트럭

이제 막 생산을 개시한 아슈하이머(Astheimer)의 ‘볼타 제로(Volta Zero)’는 내가 본 트럭 중 유일하게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 있는 트럭이다. 도심 운송을 위해 처음부터 전기 트럭으로 설계된 ‘볼타 제로’는 높은 가시성과 안정성 향상을 위해 낮은 캐빈(Cabin) 대부분을 유리로 덮은 게 특징이다.

(사진=(좌) 볼타 제로 / (우) 테슬라 세미)
(사진=볼타 트럭 및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당연하게도 미래 트럭을 언급할 때, ‘테슬라 세미(Tesla Semi)’를 빼놓을 수 없다.  테슬라(Tesla)社에 따르면 ‘테슬라 세미’는 5백 마일(약 8백km) 이상의 주행이 가능하며, 차량의 총 무게는 8만 파운드(약 36톤)로 디젤 트럭보다 가볍다. 또한 메가와트(MW)급 충전기를 사용하면 30분 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이는 일반 운전자의 휴식 시간과 같다. ‘테슬라 세미’의 이러한 사양은 짧은 주행거리로 인해 주간으로만 한정됐던 전기 트럭의 운송 범위가 기반 시설(Infra)의 확장에 따라 장거리 운송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물 및 물류는 용례가 매우 다양한 산업이므로 요구사항에 따라 다양한 배터리 형태가 사용될 수 있다. 최대 적재량으로 운송하거나, 장거리 운송이 필요한 회사들은 ‘테슬라 세미’와 같은 리튬이온(Li-ion)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채택해야 한다. 이 배터리는 전력 밀도를 최대화해 톤/마일과 같은 무게/거리 단위로 비용을 지불할 때, 최적의 효율을 제공해준다. 

짧은 주행거리와 적재량이 최대치까지 필요하지 않은 경우, 운전자들은 철(Iron) 음극을 사용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된 트럭의 이용을 고려해야 한다. 해당 배터리는 싸고 안정적인 대신 무겁다.
 

■ 단거리 주행용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독일 항공 스타트업인 릴리움(Lilium)社는 5~7개의 ‘전기 팬 제트(Electric fan jet)’로 구동되는 e-VTOL 개발에 전념해왔다.  목표 주행거리는 280km/h의 속도로 운행 시 250km다.  경쟁사의 로터(Rotor) 기반 e-VTOL 설계와는 달리, 릴리움의 제트는 안정적인 비행 시 날개에서 상당한 양력(揚力)을 발생시켜 안전성을 더하고 소음을 줄이며, 주행거리를 늘려준다. 흥미롭게도 릴리움社는 ‘CharIN 메가와트 충전 표준 시스템(Megawatt Charging Standard, MCS)’을 기반으로 한 충전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 스위스 산업의 대부이자 충전 전문기업인 ABB와 제휴를 맺었다.

(사진=릴리움 제트)
(사진=릴리움 공식 홈페이지)

e-VTOL 은 가장 가볍고 전력 밀도가 높은 배터리를 필요로 하기에, 리튬이온 NCM 배터리가 가장 확실한 선택이다. 하지만 전력 밀도와 안전성 향상을 위한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전고체 배터리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 오토바이

케이크(Cake)는 스웨덴의 전기 오토바이 회사로, 뛰어난 디자인을 자랑한다. 막카(Makka)와 에사(Osa) 모델은 도심 출퇴근 및 운송 용도이며, 캴크(Kalk)는 레저용으로 오프로드 및 레이싱을 즐기는 소비자를 위한 모델이다.

이 오토바이들은 휘발유를 사용하는 동급 오토바이에 비해 초기 구매 비용이 상당히 높으나, 탁월한 오프로드 토크와 매우 낮은 유지비가 특징이다. 다른 경차들과 마찬가지로 케이크의 오토바이에는 가벼운 리튬이온 NCM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사진=전기 오토바이 '에사' )
(사진=케이크 공식 홈페이지)

■ 레저용 운송수단 

타이가 모터스(Taiga Motors)는 캐나다 퀘벡에 위치한 스타트업으로 전기 스노우 모빌, 전기 제트스키와 같은 개인용 수상 운송기 등의 레저용 전기 운송수단을 2022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운송수단은 종종 환경에 민감한 지역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환경오염 발자국을 줄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타이가 모터스社의 전기 추진장치(Electric drive)는 단 2.9초 내에 시속 100km까지 도달 가능한 스노우 모빌과 같이 뛰어난 성능을 제공한다.

(사진=(좌) 전기 수상 운송기 / (우) 전기 스노우 모빌)
(사진=타이가 모터스 공식 홈페이지)

이 회사는 올해 초, 해당 제품들을 출시하기 위해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1억 8천 5백만 달러(한화 약 2천 2백억 원)를 조달했다. 이러한 운송수단은 적절한 성능 및 주행거리를 위해 많은 전력을 작은 곳에 집어넣을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가벼우면서도 크기가 작은 리튬이온 NCM 배터리가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 셔틀버스 및 미니버스

북미 지역에서 셔틀버스 판매 1위를 기록하는 기업은 포레스트 리버 버스(Forest River Bus)다. 이 회사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의 투자회사로 잘 알려진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소유하고 있다. 포레스트 리버 버스는 최근 ‘포드(Ford) F-450’ 버스 차대(Chassis)에 전기 구동계(Electric drivetrain)를 탑재하기 위해 라이트닝 이모터스(Lightning eMotors)와 협력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기성품 형태의 새로운 전기 버스를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사진=포레스트 리버 버스社의 전기 버스)
(사진=라이트닝 이모터스 공식 홈페이지)

미국에서는 셔틀버스의 가장 큰 구매자 중 하나인 지방 교통당국이 美 연방 정부로부터 버스 및 관련 장비 구매 비용의 최대 80%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는다. 교통당국은 나머지 20%와 유지비를 책임진다. 전기 버스는 자본비가 높고, 유지비는 낮기에 지방자치단체는 매년 전기 버스를 채택함으로써 연간 수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북미에서 셔틀버스는 ‘포드 F-450’과 같은 중형 트럭 차대를 기준으로 만들어진다. 화물 운송 트럭과 비교할 때, 버스는 최대 적재량을 다 채우지 않는 편이며, 일별 최대 업무 주기(Duty cycle)도 150마일(약 240km) 이하다. 오늘날의 기업들은 리튬이온 NCM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으나, 단거리용 버스에는 철 음극을 사용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적합하며, 장거리용 버스에는 NCM 화학 배터리가 최적의 선택일 것이다.

 
■ 기차

전기 기차는 용례 측면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동력선의 일부만 전력화된 디젤 동력을 대체하는 것으로, 철도 기술에 있어 오랜 선두주자인 지멘스(Siemens)가 이 변화의 맨 앞에 서 있다. 가공 전차선(Overhead line) 사용 시, 이 열차는 전력을 이용해 열차를 작동시키고 배터리를 충전한다. 전선이 끝나는 지점에서 열차는 배터리 전력을 동력원으로 이용한다. 독일의 니더바니머 철도(Niederbarnimer Railway)는 2024년, 지멘스가 공급한 31대의 신형 2량 전기 여객 열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전미 여객 철도공사인 암트랙(Amtrak)은 2025년에 배터리 전력을 주동력으로 사용하지만, 보조 디젤 엔진을 함께 탑재한 열차 15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사진=지멘스社의 전기 기차)
(사진=지멘스社의 전기 기차)

최근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의 화물 운송경로 분석에 따르면, 14MW에 달하는 대형 배터리를 탑재한 배터리 전용 유개차(Box car)를 도입할 경우 수많은 대형 장거리 화물수송 열차를 전기화할 수 있다. 이는 240km를 운행하는 동안 엔진 4개, 화물 열차 100개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으로, 일반적인 노선의 정차 시점까지의 거리다. 이 지점에 이르면, 배터리가 방전된 유개차들은 완충된 다른 유개차와 교환이 가능한다.

또 다른 기회는 조차장(操車場)에서만 운행되는 입환 기관차 및 선로 변환 기관차를 전기화하는 것이다. 이 기관차들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요건들에 따라 고속 혹은 저속 충전할 수 있다. 해당 기관차들은 일반적으로 도시나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기회와 이점을 갖게 된다.

가중량은 대체적으로 열차의 추가 이점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상대적으로 무거운 철 음극을 사용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더 적합하다고 본다.

 

■ 항공

롤스로이스(Rolls-Royce)는 거의 한 세기 동안 최첨단 항공과 관련된 기업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전투기에서 폭격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합군의 항공기가 롤스로이스의 V12 항공 엔진으로 구동됐다.

오늘날 롤스로이스는 ‘스피릿 오브 이노베이션(Spirit of Innovation)’이라는 시험용 전기 항공기로 최첨단 청정 항공 사업의 중심에 서 있다. ‘스피릿 오브 이노베이션’은 전기 항공기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스피드와 성능을 보여줘 전기 항공 업계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이는 롤스로이스의 동력 엔진을 탑재한 유사한 크기의 군용 전투기인 스핏파이어(Spitfire) 및 P51 머스탱(Mustang)과 비슷한 수치다.

(사진=스피릿 오브 이노베이션)
(사진=롤스로이스 공식 홈페이지)

e-VTOL과 마찬가지로, 항공기는 가장 가볍고 전력 밀도가 높은 배터리를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 항공기 또한 리튬이온 NCM 배터리가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전고체 배터리를 향한 수요의 움직임이 보인다.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새로운 화학물질이 틈새 시장을 공략함에 따라 더 많은 기회들이 생겨나고 있다. 5년 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분야들이 현재 심층적으로 연구 및 실험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진전이 스타트업만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들 또한 그들의 미래가 전기 운송수단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관련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지멘스, 포레스트 리버 버스, 롤스로이스, 맥린 등이 자신들의 전문 분야인 운송 사업을 전기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자리 잡혀 있는 시장에 새로운 회사가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운송수단의 전기화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테슬라의 놀라운 성공과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은 기존 기업들이 갖고 있는 이점 등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혼란을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기고=캐나다 컨설팅 업체 ‘비전 모빌리티’ 수석 컨설턴트 ‘제임스 카터'
자료=SK이노베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