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인플레 우려, 물가는 급등…부동산·주식투자 줄어들 가능성 적어
역대급 인플레 우려, 물가는 급등…부동산·주식투자 줄어들 가능성 적어
  • 이주영
  • 승인 2021.12.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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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인사이트, 코로나 전후 3년 '소비자 체감경제지수' 추이 비교

소비자의 주요 경제심리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됐으나, 체감물가지수는 6분기 연속 부정적으로 치달으며 가장 큰 경제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자산투자나 소비지출 심리 측면에서는 이미 집단면역이라도 형성된 듯한 모습이며 그 이면에는 인플레이션이 있었다. 지난 18일 단행된 위드 코로나의 전격 중단이 소비자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욱 자극하면서 살아나던 경제심리에도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사진=컨슈머인사이트)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2019년 출범한 ‘주례 소비자체감경제 조사(매주 1000명)’에서 2019~2021년 코로나 전후 3년간 분기별(2021년 4분기는 11월 말까지) 소비자 심리 변화를 추적했다. 조사 내용 중 △소비지출전망(외식비, 여행비) △자산관리방안(부동산, 주식∙펀드) △국가경제평가(국내경기, 일자리, 물가) 등 경제심리에 민감한 영향을 주고받는 항목을 선별해 추이를 비교했다. 각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작으면 부정적 평가나 전망이, 크면 긍정적 평가나 전망이 우세함을 뜻한다.

 

■ 코로나 발생 첫 해의 심리적 패닉 벗어나

◊소비지출

외식비와 여행비 지출의향(전망지수)은 2019년 상당히 부정적이라 볼 수 있는 80점대 초중반에서 함께 움직였으나 코로나 이후 다른 행보를 보였다. 여행비 지출의향은 지난해 50점대 중반까지 하락해 사실상 패닉 상태를 보이다가 올해 30점 이상 수직상승했다. 외식비는 완만한 일시적 감소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 코로나 이전보다 10점 이상 높아진 수준에 도달했다. 외식비 지출의향의 완만한 변화는 여행 대체재 성격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좌절된 여행비 지출을 외식으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엿보인다.

최근 여행과 외식비 지출의향의 급상승은 ‘위드 코로나’ 정책의 도입과 관련이 있다. 위드 코로나는 그동안 억눌렸던 기호형 소비지출 욕구를 폭발적으로 분출하게 하는 신호가 되는 한편 물가 상승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을 하게 했다.

◊자산관리

2019년 초 부동산과 주식·펀드 투자 심리지수는 80 수준으로 냉랭했다. 이후 부동산은 상승, 주식·펀드는 하락으로 다른 길을 걸었다. 부동산은 ‘19년 4분기 정점(지수 96)을 찍은 후 주춤했으나 ’20년 3분기 이후 상승세로 돌았고, 주식·펀드는 3분기 바닥(지수 70)을 찍은 후 7분기 연속 급상승세를 이어갔다(‘21년 2분기 지수 105). ’20년 3, 4분기 연속 동반 상승하며 '영끌∙빚투(영혼까지 끌어 투자, 빚내서 투자)' 열풍을 불러와 대다수 국민이 고위험 투자에 뛰어들게 됐다.

주식·펀드는 ’21년 2분기, 부동산은 3분기를 정점으로 한풀 꺾였으나 여전히 높은 100점 안팎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아직도 권유한다는 생각이 만류한다는 심리를 앞서고 있다. 물가는 오르고 화폐가치는 떨어지는 인플레이션 조짐이 점점 더 강해지는 상황에서 부동산과 주식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가경제 평가

국내경기·일자리·물가로 구성된 국가경제에 대한 평가는 지표에 따라 엇갈리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모든 지수 중 가장 부정적 평가(50~60점)를 받던 물가는 코로나 직후 크게 위축된 소비지출로 다소 개선(60점)되는 듯하더니 이후 6분기 연속 하향세를 이어가 바닥권인 41점까지 내려갔다. 이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소비자가 체감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외식비와 여행비 지출 증가를 예상하는 심리 이면에는 인플레이션이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일자리 평가는 2020년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40점 수준에 머물러 코로나가 일자리에 얼마나 큰 피해를 줬는지 짐작케 한다. 올해  2분기 급속한 회복세로 돌아섰으나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 더 커진 물가불안, 경제심리 회복에 타격 우려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최근 3년 소비자의 주요 국가경제 평가와 소비지출 전망은 대체로 U자형 회복 곡선을 그렸다. 반면 물가에 대한 평가는 악화일로를 걸어 바닥 수준까지 내려 왔고, 동시에 주춤하기는 하지만 부동산과 주식에 대한 투자의욕은 만만치 않은 상태다. 이런 지수들이 공통적으로 암시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다.

이 같은 현상에 컨슈머리포트에서는 "정부의 경제정책, 다가올 대선, 소비자의 투자와 소비 심리를 고려하면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몰려올 분위기가 조성돼 있음을 알 수 있고, 최근 소비자물가지수의 급등은 이것이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