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과 '홈술' 즐기는 사람들 증가..소맥 말고도 다양한 술 즐겨
'혼술'과 '홈술' 즐기는 사람들 증가..소맥 말고도 다양한 술 즐겨
  • 이주영
  • 승인 2022.01.0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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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가장 큰 이유는 '술자리의 분위기'와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관계'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 예전에 비해 '혼술'과 '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등 음주문화에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압적인 술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많은 모습으로, 최근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의례적인 술자리가 줄어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혼술을 즐기는 사람들(2018년 36.4%→2021년 43.6%)도 더 증가
“편하게 마실 수 있고, 간단하게 마시고, 조용하게 즐길 수 있어서”, 향후 혼술 의향(78.7%) 매우 높은 수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주류 음용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류 음용' 및 '음주문화'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혼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눈에 띄는 조사 결과였다. 평소 술을 누구와 함께 마시는지를 조사해본 결과 동성 친구(58.5%, 중복응답)와의 술자리 다음으로, 혼술(43.6%)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2018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혼술을 하는 사람들(18년 36.4%→21년 43.6%)이 더욱 증가한 것으로, 특히 평소 음주빈도가 높을수록(자주 57.1%, 보통 44%, 약간 35.4%, 드물게 27.4%) 혼술을 많이 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 다음으로 직장 동료 및 상사(39.6%)와 배우자(29.9%), 연인(17.4%)과 술을 자주 마신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평소 ‘혼술’을 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편하게 술을 마실 수 있다(72.5%, 중복응답)는 점에 만족해하는 모습이었으며, 간단하게 마시기 좋고(64.9%), 조용하게 술을 즐길 수 있어서(56.4%) 혼술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편하게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혼술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점(56.4%)도 혼술의 매력으로 평가되었는데, 주로 20대~30대 젊은 층에서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면서 혼술을 하는 경향(20대 70.6%, 30대 55.9%, 40대 48.3%, 50대 51%)이 강한 편이었다. 또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한 것을 반영하듯 집에서 마실 때 혼술을 하는 사람들(46.6%)도 많아 보였다. 향후 ‘혼술’ 의향도 매우 높은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78.7%가 혼자 술을 마셔볼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앞으로 혼자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했다. 혼술 의향은 젊은 층일수록(20대 83.6%, 30대 81.2%, 40대 77.2%, 50대 72.8%), 평소 음주 빈도가 잦을수록(자주 91.2%, 보통 80.6%, 약간 76.6%, 드물게 58.3%), 그리고 혼술 경험이 있는 경우(경험 있음 96.6%, 경험 없음 64.9%)에 훨씬 높은 편이었다.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집에서 술 마시는 ‘홈술’족도 증가한 모습, 전체 72% “술집과 식당에서 과하게 마시는 것보다 집에서 간단하게 즐기는 술이 더 좋아”
91.6% “집에서 술을 마실 때는 내 ‘취향’에 맞는 술을 마시고 싶어”, 50.7% “집 안에 ‘홈술’하기 좋은 공간을 꾸미고 싶어”

최근에는 혼술을 포함하여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인구도 증가하는 추세로, 생각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편안하게 마시는 술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72%가 술집과 식당에서 과하게 마시는 것보다 집에서 간단하게 즐기는 술이 더 좋다고 응답한 것으로, 홈술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는 연령(20대 68.8%, 30대 72.8%, 40대 72.4%, 50대 74%)에 따른 차이 없이 공통적이었다.

또한 홈술을 하게 되면 스스로 음주량을 조절하기가 용이할 것 같다는 생각(75.9%)도 강했다. 물론 오히려 술을 더 자주 먹게 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는 우려(63.1%)도 많았지만, 그래도 부담 없이 술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집에서 술 마시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집에서 술을 먹더라도 이왕이면 제대로 갖춰서 마시고 싶어하는 마음도 엿볼 수 있었다. 전체 10명 중 9명(91.6%)이 집에서 술을 마실 때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술을 먹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으며, 집에서 술을 마시더라도 맛있는 안주를 즐기고 싶어하는 응답자도 87.2%에 달한 것이다.

이러한 마음은 홈 인테리어에 대한 욕구로도 이어지는 모습으로, 전체 절반 가량(50.7%)이 집 안에 ‘홈술’을 하기 좋은 공간을 꾸며보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평소 음주 빈도가 높은 사람들(자주 67.6%, 보통 51.6%, 약간 39.9%, 드물게 30.4%)이 홈술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의향이 강했으며, 50대 중장년층보다는 20대~40대 연령층이 집에 술 마시기 좋은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20대 54%, 30대 53.2%, 40대 54%, 50대 41.6%)이 큰 편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술은 '맥주'와 '소주'이지만, 와인과 막걸리, 수제 맥주 등 다양한 주종을 선호하는 사람들 많은 모습
전체 66.1% “다양한 맛의 술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술의 종류는 단연 일반 맥주(85.8%, 중복응답)와 소주(64.4%)였다.

또한 와인(44.4%)과 막걸리/동동주(43.4%), 수제 맥주(31.4%)에 대한 선호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다양한 종류의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와인과 막걸리, 수제 맥주는 물론 저도주 과일소주와 양주, 저도주, 탄산주에 이르기까지 좀 더 다양한 주종을 선호하는 특징이 두드러졌다.

각 주종별로 선호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맥주’는 가볍게 한잔하기 좋은 술이라는 이유로, ‘소주’는 늘 먹던 술인데다가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와인과 막걸리, 수제 맥주, 저도주 과일 소주의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맛이 있어서’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으로, 그만큼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주종이 다르고, 이를 존중하는 음주문화가 정착되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향후 음용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주종으로는 수제 맥주(음용 빈도 증가 예상 30.9% vs. 감소 예상 9.2%)와 와인(음용 빈도 증가 예상 32% vs. 감소 예상 5.2%), 그리고 칵테일(음용 빈도 증가 예상 30.4% vs. 감소 예상 15.2%)을 많이 꼽았다.

다양한 종류의 술을 취향에 맞게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대부분(93.1%) 최근 개인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맛의 술이 많아진 것 같다고 바라보는 가운데, 다양한 맛의 술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을 드러내는 소비자가 전체 66.1%에 달한 것이다. 소주와 맥주 일변도의 음주문화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젊은 층일수록 다양한 맛의 술에 도전해보고 싶은 의향(20대 76.4%, 30대 71.2%, 40대 61.6%, 50대 55.2%)이 강한 편이었다.

예전과 달라진 ‘음주문화’, 10명 중 8명 이상 “예전에 비해 강압적인 음주문화 많이 사라지고, 억지로 술을 권하는 경우 많이 줄어들어”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한편 한국사회의 음주문화가 예전에 비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10명 중 8명 이상이 예전에 비해 강압적인 음주문화가 많이 사라진 편이며(81.3%), 요즘은 술자리에서 술을 억지로 권하는 경우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84%)고 느낄 정도였다.

그만큼 술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가 많이 퇴색된 것으로, 과거 강압적인 음주문화를 겪었었던 고연령층일수록 이러한 변화를 많이 느끼고 있었다. 특히나 코로나 이후 주위의 권유나 강권으로 참여하는 술자리가 이전에 비해 감소했다는 평가(72.6%)가 많은 부분도 주목해볼 변화라 할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신이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술 마시기를 권하면 거절하기가 어렵다는 목소리(18년 47.4%→21년 43.8%)는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또한 술을 ‘절제’하는 사람을 높게 평가하는 모습에서도 달라진 음주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술을 잘 마시는 것보다는 술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 멋있고(91.9%), 과음을 절제하는 것도 개인의 능력이라고(94%) 평가한 것이다. 과음하지 않고 가볍게 술을 즐기는 문화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도 대부분(93.9%) 별다른 이견 없이 공감을 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적당한 ‘음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평가도 많았다.

술이 친밀감을 쌓아주는 기능을 하고(88.9%),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는 기능을 하며(86.7%),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71.5%)는 인식이 사회전반적으로 매우 강한 것으로, 반면에 술은 백해무익하며(19.1%), 담배처럼 아예 처음부터 배우지 않는 것이 좋다(19.3%)는 지적은 적은 편이었다. 술은 최대한 자제해야 하는 것이지만(52%), 적당하게만 마신다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의 음주 습관이 지나치게 과음을 하게끔 한다고 지적하는 목소리(86.1%)가 매우 많아

비록 예전보다는 개선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음주 습관이 지나치게 과음을 하게끔 하는 경향이 있다(86.1%)는 지적이 많다는 점도 곱씹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술에 대해서 관대한 면이 있고(86.5%), 술을 잘 마시면 윗사람에게 예쁨을 받는 분위기가 존재한다(65%)는 사실에 주목해보자. 특히 한창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20대~30대 젊은 세대가 술을 잘 마시면 윗사람에게 예쁨을 받는다는 생각(20대 72%, 30대 72%, 40대 60%, 50대 56%)을 많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사회생활에서는 술을 잘 마시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술을 잘 마시는 것도 능력이라는 평가(53%)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실제로 사회생활에서 음주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10명 중 8명 가량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78%), 인간관계 형성 및 관리를 위해서는(77.2%) 어느 정도 술을 마실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남성과 50대 연령층에서 보다 많이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또한 회사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69%),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53.2%) 어느 정도 술을 마실 수 있어야 한다고 보는 시선도 상당한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