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행복과 ‘나’ 자신이 중요한 시대지만, ‘욜로’는 이제 그만
삶의 행복과 ‘나’ 자신이 중요한 시대지만, ‘욜로’는 이제 그만
  • 이영순
  • 승인 2022.01.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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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삶과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매우 강하고, 취미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성행했던  ‘욜로(YOLO) 라이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실현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커진 모습이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욜로(YOLO)’ 라이프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다수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나 자신’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며(77.8%), 무엇보다도 내 행복을 우선시하려고 한다(73.7%)고 응답했다.

그래서인지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하려는 성향도 강해 보였다. 소비자의 87.8%가 쓸 땐 쓰고 ‘나’를 위해 투자할 땐 확실히 투자하면서 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친 것이다.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 대상은 무엇일까? 가장 우선적으로 꼽히는 것은 ‘건강관리’(49.4%, 중복응답)와 자신만을 위한 ‘쇼핑’(41.1%)이었다.

40대~50대 중장년층은 개인의 건강관리를, 20대~30대 젊은 층은 쇼핑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최근 재테크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보여주듯 스스로를 위해 재테크 공부를 하는 사람들(17년 25%→21년 39.1%)이 크게 증가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그 밖에 자기 자신을 위해 특별하고 맛있는 먹을 거리(36.1%)와 운동(31.6%), 다양한 뉴스 습득(30%)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었다.

 

전체 63.8%가 가치를 두는 제품이 있다면 다소 비싸더라도 과감히 투자하는 ‘가치 소비’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최근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이 있다면 다소 비싸더라도 과감히 투자하는 ‘가치 소비’의 성향이 강해진 것도 현재의 삶과 자기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와 연관 지어 살펴볼 수 있었다. 소비자의 63.8%가 가치 소비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특히 중장년층보다는 20대~30대 젊은 층이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대변하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경향(20대 73.2%, 30대 72.8%, 40대 56%, 50대 53.2%)이 두드러지는 모습이었다.

다소 비싸더라도 ‘나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한 품목으로는 여행(43.4%, 중복응답)과 IT/전자제품(42.9%)을 주로 많이 꼽았다. 상대적으로 여성은 여행에 많은 돈을 지불하는 반면 남성은 IT/전자제품에 고비용을 투자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었다. 또한 고연령층일수록 여행을 가치 소비의 품목으로 인식하는 경향(20대 35.5%, 30대 45.1%, 40대 44.3%, 50대 51.1%)이 강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그 다음으로 음식/먹을 거리(37.9%)와 의류(36.4%), 패션잡화(33.5%), 공연관람(28.5%)을 위해 기꺼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자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욜로 라이프’를 즐기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17년 66.1%→21년 58.2%)도 줄어
특히 젊은 층에서 욜로 의향 많이 감소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물론 욜로족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전체 응답자의 65%가 우리나라에는 욜로 라이프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고 바라봤으며, 10명 중 6명(58.2%)은 스스로 욜로 라이프를 즐기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러나 2017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욜로 라이프를 즐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전체적으로 옅어졌으며(17년 66.1%→21년 58.2%), 특히 이런 변화가 20대(17년 75.6%→21년 55.2%)와 30대(17년 66.4%→21년 59.6%)에서 매우 뚜렷하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할 수 있다.

현재의 만족을 위해서만 소비를 하는 욜로 라이프를 지양하는 태도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커졌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욜로 라이프에 가까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응답자도 29.4%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왜 욜로 라이프를 지향하는 태도는 옅어지고,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강한 것일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인 것으로 보여졌다. 노후 준비에 대한 부담감과 불안감이 크기 때문에(62.4%, 중복응답) 욜로 라이프의 실현이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단연 많은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2017년에 비해 더욱 커진 것으로(17년 51.5%→21년 62.4%), 최근 코로나 시대를 맞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높아졌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이

와 더불어 왠지 모를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에(17년 25.9%→21년 34.4%) 욜로 라이프가 어렵다는 의견도 더 많아졌다. 그 밖에 적은 규모의 소득(46.3%)과 책임져야 할 식구(33%), 불안정한 소득(32.9%)을 원인으로 꼽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전체 82.7% “욜로 라이프는 결국 ‘돈’이 있어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20대가 이런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모습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다른 한편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욜로 라이프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10명 중 8명 이상(82.7%)이 공감하는 것처럼 욜로 라이프는 결국 ‘돈’이 있어야 누릴 수 있는 것이지만, 현재 개개인의 경제적 상황은 물질적인 여유로움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특히 욜로 라이프를 가장 원할법한 20대가 욜로 라이프도 결국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생각(20대 86.8%, 30대 83.2%, 40대 78.8%, 50대 82%)을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서 최근 젊은 세대의 욜로 라이프에 대한 바람이 옅어지는 이유를 확인해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75.3%가 욜로 라이프는 소비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관’의 문제라고 지적을 한다는 사실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사회는 욜로를 너무 소비지향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시각이 강한데, 이를 가치관의 문제로 받아들인다면 앞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고 나를 위해서 가치 소비를 하는 경향과도 충분히 부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는 욜로 라이프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가치관을 제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61%)도 많았다.

 

취미활동이나 체험활동을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어하는 사람들(17년 74.2%→21년 84.6%)이 더욱 많아진 모습
최근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취미활동을 경험하는 사람이 증가한 이유는 “다양한 경험과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다양한 경험을 위해 ‘취미활동’을 제대로 배워서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84.6%가 평소 다양한 취미활동이나 체험활동을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2017년에 실시한 동일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취미활동 및 체험활동에 대한 관심과 의향이 더욱 높아진(17년 74.2%→21년 84.6%) 것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비록 ‘소비 지출’을 통해 현재의 만족을 추구하는 ‘욜로 라이프’에 대한 선호도는 낮아졌지만,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현재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욕구만큼은 더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취미활동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성별과 연령, 결혼여부에 관계 없이 매한가지였다.

최근 ‘원데이클래스’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것도 결국 취미활동을 전문적으로 배워서 삶의 질을 높이고 싶은 마음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원데이클래스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가 보다 다양한 경험(51.5%, 중복응답)과 색다른 경험(45%)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단연 많은 것이다. 또한 삶의 활력을 주고 싶은 마음(39.9%)과 함께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고(29.3%), 시간적 여유가 없다(20.8%)는 사실도 원데이클래스를 찾는 이유라는 의견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