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책 추천] 진짜 나는 누구인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 'the Life List 101'
[인생책 추천] 진짜 나는 누구인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 'the Life List 101'
  • 김다솜
  • 승인 2022.01.14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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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자취를 시작하고 3개월 정도 됐을 즈음이던가. 추운 겨울이었고, 부모님이 보내주신 온수매트 위에서 막 잠을 청하려고 하던 차였다. 친구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온 직후라 기분도 참 좋았는데 별안간 눈물이 났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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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왜 울지? 하는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3살 아기처럼 펑펑 울음이 쏟아졌다. 독립의 자유라는 기쁨 뒤에 숨겨져 있던 외로움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날이었다. 자취를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도 그날 밤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나 자신조차 알지 못했던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마주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이처럼 ‘나한테 이런 면모가?’ 하는 순간을 한 번쯤은 경험해봤지 않을까 싶다. 특히 1인가구들이라면 더 그렇지 않을까. 부모님 그늘에서의 나와 세대주인 나 사이의 간극은 생각보다 넓으니까 말이다.

나를 잘 아는 건 ‘나’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만도 않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 앞에 있는 또 다른 누군가에 대해 관찰할 시간은 많아도, 나 자신에 대해 관찰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the Life List 101 표지

얼마 전 읽을 만한 책이 없는지 둘러보다 ‘the Life List 101’(더라이프리스트101)이라는 책을 알게 됐다. 지은이는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답할 수 있는 ‘자기 인생 책’은 왜 없는 걸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이 책을 기획하게 됐다고 한다.

나의 인생을 한 권의 책으로 담을 수 있다는 그 한 문장에 꽂혀, 이 책을 구매하기로 했다.

더라이프리스트101은 크게 3파트로 나눠져 있다. 첫 파트는 Question List, 인생이 나에게 묻는 질문 101가지다. 가장 첫 질문부터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내 인생에 가치를 더해주는 의미들은 무엇인가?’

첫 질문
첫 질문

면접관들에게 잘 보이려 이력서에 보기 좋은 말로 포장해 썼던 것을 제외하면 누구도, 심지어는 나조차도 내게 궁금해하지 않았던 것이다. 오래 고민해 몇 가지를 써 넣었다. 바로 옆 페이지에 참고할 수 있는 문장들이 있어 공감가는 몇 문장은 그대로 따오기도 했다.

다음 질문은 가장 소중한 궁극적 가치,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요즘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등으로 이어진다. 성실하게 답변을 채우고 페이지를 넘기면 인생과 관련한 명언들이 나온다.

책은 이후로도 현재 나의 자존감 지수는 몇 점인지, 나 자신의 존중할 만한 점은 무엇인지, 내 인생에서 진심으로 용서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지 등을 묻는다. 모두 나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으면 답을 할 수 없는 질문들이다.

두 번째 파트는 Bucket List, 내 생에 꼭 해야 할 101가지다. 비어있는 표 안에 내가 앞으로 해야 할 것, 하고 싶은 것을 채워 가는 형식이다. 버킷리스트를 이룬 날, 이에 대한 기록을 할 수 있는 페이지도 마련돼 있다.

내 인생의 영감목록 365가지 중 일부
내 인생의 영감목록 365가지 중 일부

마지막 파트는 Inspiration List, 내 인생의 영감 목록 365가지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할 때 참고할 만한 도전, 영감 목록 365개가 실려있다. 옛 스승님을 찾아뵙는다, 매달 일정 금액을 꾸준히 저축한다, 외국어 한 가지를 제대로 공부한다 등 도전해보고 싶은 문장들이 가득했다. 각 문장 옆에는 이룬 날이 언제인지 적을 수 있는 칸도 마련돼 있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대충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 천천히 책을 채워나가며 나 자신을 더 알아갈 작정이다. 나의 어제와 오늘을 알고 나면 내일의 내가 어떨지도 짐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