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꿀팁] 좁디좁은 자취방에 정수기는 사치일까?
[자취꿀팁] 좁디좁은 자취방에 정수기는 사치일까?
  • 김다솜
  • 승인 2022.02.1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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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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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을 하기 전 부모님 그늘에 있을 땐 몰랐다. 깨끗한 물 한 잔 마시기 위해 돈이 든다는 사실을 말이다.

필자의 독립생활이 시작된 첫 자취방은 5평이 채 되지 않는 원룸이었다. 좁은 사각형 안에 주방과 침실, 화장실이 모두 포함된 평범한 원룸이다. 이런 방에서 주방을 활용하는 일이란 쉽지 않았다.

당연히 정수기를 놓는 일은 아예 꿈도 꾸지 못했다. 싱크대와 1구짜리 인덕션이 전부인 주방 조리대엔 그릇 건조대와 조미료 수납함을 놓아둘 자리조차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2L짜리 생수를 여러 개 쟁여두고 물을 마시는 게 당연하다 여겨졌다.

이부자리와 행거만으로도 꽉 들어차는 공간에 쟁여둔 생수까지 더해지니 집은 더 좁아졌다. 분리수거 때를 놓치면 산더미 같이 쌓이는 페트병도 골치 아팠다. 어쩌다 생수 주문을 잊어버리기라도 한 날이면 급하게 편의점에서 작은 페트병 한 병을 사와 물이 도착할 때까지 참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차지하는 공간이 적거나 아예 없는 정수기들이 출시되고 있다. 평소 나의 성향과 경제적 여건, 여유 공간 등 본인의 사정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종류도 여러 가지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환경을 생각한다면 ‘여과식 정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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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과식 정수기는 필터가 내장된 물병 안에 수돗물을 넣으면 불순물을 걸러낸 물을 마실 수 있는 것이다. 때마다 물을 보충해야 하고 물을 넣은 뒤 일정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인기가 꽤 높은 편이다.

일단 주방 내 어떤 공간도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저렴한 구매비용과 친환경적이라는 점도 인기 요소다. 여과식 정수기를 처음 사용하는 이들 대부분 페트병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만족감을 얻는다.

가격은 제품별로 상이하지만, 여과식 정수기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B사의 인기 모델은 3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다. 4주에 한 번씩 필터를 교체해줘야 하는데, 4개에 2만4000원 정도니 유지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싱크대에 수도꼭지만 달려있으면 OK, ‘수도일체형 정수기’

싱크대 수전을 정수기로 바꿀 수 있는 형식의 수도일체형 정수기도 최근 등장했다. 차지하는 공간도 없고 편리해 1인가구는 물론 주부들에게도 인기다.

E사의 제품을 보면 먹는 물과 씻는 물을 구분할 수 있는 밸브가 설치돼 있다. 설거지를 하며 정수 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수전의 형태가 핸디형이라면 주방필터도 함께 설치할 수 있다.

E사의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필터 교체주기는 4개월이며, 필터 하나로 500리터 정수가 가능하다. 다만 가격은 여과형보다 조금 비싼 편이다. 코브라형 수도꼭지 전용은 5만9000원, 핸디형 기본 세트는 7만9000원이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안심하고 편하게, 슬림형 정수기 렌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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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넓은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정수기 렌탈을 시작했다. 주방의 크기는 그리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조금 무리라 하더라도 정수기를 가지고 싶었다. 마시는 물이다 보니 이왕이면 1년에 단 한 번이라도 전문가의 관리를 받고 싶었다.

작은 주방에 놓아도 될 만한 슬림형 모델을 찾았다. 여러 선택지 중 필자가 고른 것은 C사의 것으로 정수 기능만 가능한 모델이다. 폭은 13센티 정도로 겨우 자리를 마련해 설치했다. 냉온수 기능이 없는 대신 월 렌탈료가 1만원 수준으로 괜찮은 편이다.

돈을 조금 더 절약해보고자 전문 관리자가 자주 방문하는 요금제 대신 필터는 4개월에 한 번씩 집으로 배송이 오면 스스로 교체해야 하는 서비스를 선택했다. 12개월차가 되면 정수기 관리기사님이 집으로 방문해 필터 교체와 정수기 상태를 점검해준다.

물로 인해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생수를 사서 먹던 이전에는 라면이나 커피를 끓일 때 생수를 쓰는 게 아까워 수돗물을 썼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되는 점도 마음에 든다. 다만 대부분 약정기간을 기본 3년으로 두기 때문에 정수기 렌탈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사 등 미래의 변수를 잘 생각해야 한다.

이사를 할 때는 이전 설치비가 따로 소요된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