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한심한 한나라당˝
정운찬 ˝한심한 한나라당˝
  • 김동성 기자
  • 승인 2011.11.1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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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17일 한나라당 인천시당 주최로 열린 초청강연에서 "한나라당은 (선거에 참패해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창피해하는 사람이 없는 한심한 정당으로 보여진다"고 말한 것과 관련, 정 위원장이 누구를 겨냥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정 위원장이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와 임태희 청와대 실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 위원장측의 한 관계자는 이날 "지난 4·27 분당을 보궐선거 당시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은 정 위원장 대신 강재섭 전 대표를 지원한 사람이 누구냐"하고 반문하면서 "임 실장의 세도가 도를 넘는 것을 더 이상 봐줄 수 없다고 정 위원장이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홍준표 대표도 당시 선거를 앞두고 정 위원장에 대한 반대 의사와 함께 노골적으로 폄하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느냐"하고 되물으면서 "지난 3월 정 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와 관련한 갈등 때문에 사퇴 가능성을 비칠 때 홍 대표는 '어른답게 행동하라. 응석부리지 말라'고 하는가 하면 '이익공유제라는 처음부터 잘못 설정된 개념을 가지고 자신만의 전쟁을 편다'고까지 비난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한나라당 어느 누구도 정 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에 토를 다는 사람이 없다"면서 "홍 대표가 틀렸다는 게 증명된 만큼 정 위원장이 이를 지적한 것으로 생각된다"고도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홍 대표가 정 위원장의 출마를 반대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홍 대표는 지난 분당을 선거에서부터 이번 서울시장 선거까지 모두 잘못된 판단을 한 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패배로 끝나자마자 임태희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도 이상하다"며 "서울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 임 실장이 관여한 게 아니냐, 하는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솔직히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책임을 청와대에서는 임태희 실장이, 한나라당에서는 홍준표 대표가 져야 한다는 게 상식적이고 관례적"이라며 "정 위원장이 이를 에둘러 말한 것으로 생각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지난 3월 정 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청와대와 여권 일각의 공격이 거셀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박지원 의원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과 임태희 대통령실장, 최중경 지경부 장관 사이에 어떤 권력 암투가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은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정 위원장의 발언도 그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