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으로 얇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태어난 필자의 가장 큰 고민은 언제나 머릿결이었다. 관리를 열심히 해야 본전이고 조금이라도 관리가 소홀해지면 푸석해지기 때문이다.
덕분에 머릿결 관리에 투자한 비용도 어마어마하다. 좋다고 소문난 샴푸와 트리트먼트는 거의 다 써봤지만, 늘 100% 마음에 쏙 들진 않았다. 덕분에 한 가지 제품에 정착하지 못하고 ‘샴푸 유목민’ 생활만 10년 넘게 해오고 있다.
몇 년 전, 친구를 통해 전해 듣기로 외국에서는 성능과 향을 모두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샴푸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혹하는 마음이 들긴 했지만 직구의 번거로움까지 감수할 정도는 아니라 포기했더랬다.
그러다가 최근 국내에서도 맞춤형 샴푸를 이용해볼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고민해볼 것도 없었다. 바로 구매해보기로 했다.
■ 커스터마이징 범위, 어디까지?
필자가 맞춤형 샴푸를 구매한 곳은 코드포뷰티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맞춤형 헤어케어 만들기’를 클릭하면 헤어 프로필을 입력할 수 있는 창이 나타난다.
먼저 모발 상태를 체크한다. 모발 타입과 굵기, 손상 정도, 두피 타입 등을 각각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원하는 기능을 선택한다. 총 12가지의 선택지 중 최대 5가지를 고를 수 있다. 필자는 보습, 영양 보충, 손상 개선, 볼륨감, 염색 유지 등을 골랐다. 실리콘도 추가할 수 있었는데, 극손상 모발에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고 바로 추가했다.
기능 선택 이후에는 향 선택이 이어진다. 11개의 선택지를 제시하고 향이 세기를 선택할 수 있는데, 필자는 마린갤럭시향과 강함을 골랐다. 이어서 샴푸의 색상과 제품 라벨에 들어갈 코드네임 및 해시태그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주문은 샴푸만 할 수도 있고 컨디셔너와 함께 주문도 가능하다. 또한 정기구독과 1회 주문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필자는 샴푸+컨디셔너 세트로 1회 주문을 선택했다. 배송비 3000원까지 합한 총 합계 금액은 샴푸와 컨디셔너 각 500ml에 3만8800원으로, 기성제품과 큰 차이가 없었다.
■ 맞춤형 샴푸 사용해보니
3월 8일에 주문 후 11일에 수령 받았다. 아무래도 주문 후 제작되는 상품인 만큼 기성제품보다는 배송 완료까지 좀 더 시일이 걸렸다.
박스를 개봉하니 샴푸 및 컨디셔너의 용기를 꾸밀 수 있는 스티커가 동봉돼 있었다. 꽤 귀여웠지만, 추후 분리수거 할 때를 대비해 스티커는 라벨지 위에만 두어 개씩 부착했다.
가장 중요한 사용감이다. 일단 샴푸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이런 비슷한 제품을 사용해본 적 있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보기 드문 사용감을 느낄 수 있었다.
기존에는 아무리 극손상용 제품이라고 해도 샴푸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 머릿결이 거칠어지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 샴푸는 어느 정도의 부드러움은 유지할 수 있는 정도여서 놀라웠다. 헹굴 때부터 부드러움이 느껴져서 굉장히 흡족했다.
하지만 컨디셔너는 기대 이하였다. 오히려 기성제품을 사용했을 때보다 못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특장점을 느낄 수 없었다. 한 번 사용해보고 이후로는 트리트먼트 후 마무리하는 용도로 컨디셔너를 사용하게 됐다. 덕분에 머리를 감는 시간이 길어져서 생략하는 날도 많아졌다.
총평하자면, 준수한 가격대로 한 번쯤은 사용해 볼만하다. 특히 극손상모라면 샴푸 제품은 추천하고 싶다. 탈모 샴푸도 맞춤형으로 판매하고 있어 궁금한 이들이라면 도전해봐도 좋을 것이다. 다만 컨디셔너 구매는 조금 더 고민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