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궁금] 집에서 ‘피톤치드’를..편백수·편백나무칩, 효과 있을까? 
[그것이 궁금] 집에서 ‘피톤치드’를..편백수·편백나무칩, 효과 있을까? 
  • 김다솜
  • 승인 2022.04.0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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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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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관광명소 중 ‘치유의 숲’이란 곳이 있다. 해발 320~760m에 위치하고 174ha에 이르는 면적의 숲으로 시간대별로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돼 있다. 성수기에는 일찌감치 예약을 하지 않으면 원하는 시간대를 고를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치유의 숲에서는 조록나무와 삼나무, 편백나무 등 난대림과 온대림, 한대림의 다양한 식생을 골고루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평균 수령 60년 이상의 편백나무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어 쉬엄쉬엄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편백나무는 겉씨식물 구과목 측백나무과의 상록교목이다. 세균에 대한 항균 및 살균 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히노끼라고 부르는데, 가구용이나 건축용 목재로 인기가 높다. 

편백나무의 가장 큰 특징은 피톤치드 발산량이 전 나무수종에 걸쳐 최상위권이라는 점이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만들어내는 살균성을 가진 모든 물질을 통틀어 지칭한다. 피톤치드는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정신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오한과 부종 해소에도 좋으며, 심폐 기능을 강화시켜 기관지 천식이나 폐결핵 치료, 심장강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피부를 소독하는 약리 작용을 통해 피부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시중에는 굳이 숲을 가지 않고도 집에서  편백나무의 피톤치드를 즐길 수 있는 제품도 많이 출시돼 있다. 편백수 스프레이, 편백나무 칩, 편백나무베개, 히노끼욕조 등 제품의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또는 아토피 및 새집증후군 억제 등에 목적을 두고 벽지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편백나무칩은 말 그대로 편백나무를 손톱 정도 크기의 칩으로 만든 제품이다. 칩을 향주머니에 담아 벽이나 차안에 걸어두면 은은한 편백나무 향이 나는 방향제로 사용할 수 있다. 편백나무는 가공된 상태에서도 피톤치드를 뿜어내기 때문에 항균, 탈취, 스트레스 완화 등의 작용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살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항균용도로 활용하기 편한 편백수 스프레이가 인기다. 스프레이 제품 대부분은 항균과 방충, 탈취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주원재료가 편백나무인 만큼 안전한 성분이라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다만 편백수 제품을 선택할 때에는 과장광고제품이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에서 살균·항균 성능이 있다고 표시·광고하며 판매되는 분사형 편백수 및 탈취제, 차아염소산수 제품 20개를 대상으로 살균력 시험검사 및 표시·광고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살균력에 효능이 있다고 표시·광고하기 위해서는 99%에서 99.999%에 달하는 감소율을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살균·항균력이 있는 것으로 표시·광고한 편백수 등 11개 제품의 살균력을 시험한 결과, 8개 제품은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살균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백수 탈취제 7개 제품의 대장균 살균력은 12.70~93.06%, 황색포도상구균의 살균력은 0.45~2.30% 수준이었다. 또 편백수 살균제 1개 제품의 대장균 및 황색포도상구균의 살균력은 각각 36.11%, 21.27%였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탈취제 제품은 일상적인 생활공간이나 의류·섬유 등 제품의 악취 제거를 위해 사용하는 화학제품을 의미하므로 가정 내 살균·소독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