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서관…소음, 열람석 부족, 읽을 수 없는 책에도
서울도서관…소음, 열람석 부족, 읽을 수 없는 책에도
  • 한수경 기자
  • 승인 2013.01.12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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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서울시 청사를 리모델링해 지난해 10월 26일 문을 연 서울도서관은 개관하자마자 서울의 새 명소로 떠올랐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소음 문제와 도서관임에도 불구하고 읽을 수 없는 책들이 수천권 꽂혀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으로선 치명적이랄 수 있는 소음 문제는 개관 초기 자녀를 동반한 방문객이 많아서인지 '도서관이 아니라 놀이터'라는 소문이 많았다.

서울시는 소음 문제에 대해 당분간 도서관 직원이 직접 다니면서 도서관다운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직원들이 수시로 열람실을 다니며 시끄럽게 하는 아이에게 주의를 주면서 조용한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도서관에서 처음 만나는 곳은 일반자료실1이다. 이곳은 최근 발행된 철학·과학 분야 도서 2만여 권이 비치되어 있다. 독서확대기와 점자키보드를 갖춘 장애인 자료실과 테마도서·전문도서를 선정해 전시하는 기획전시실도 마련돼 있다.

▲ 서울시 구청사에 마련된 서울시도서관을 찾은 시민들이 독서를 하고 있다. ⓒ뉴스1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이는 2층 일반자료실2는 5m 높이의 '벽면서가'가 펼쳐지는 곳이다. 하지만 이 벽면 서가는 '전시용입니다. 가져가지 마세요'라고 적힌 팻말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이 때문에 대출받거나 그 자리에서 읽을 수 있어야 하는 도서관에서 시민들은 이 곳의 책들을 읽을 수도, 대출할 수도 없다.

이처럼 수천권의 책들을 눈요기용으로만 배치한 이유는 서울도서관의 구조 탓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옛 서울시청은 1926년 일제가 지은 경성부청사 건물로 외벽을 보존하고 이 외벽을 이용해 서가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서울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는 한 직원은 "종종 시민들이 '저기 꽂혀 있는 책들을 볼 수는 없느냐'고 묻곤 한다"며 "하지만 전시용이기 때문에 우리도 책을 뺄 수도 꽂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도서관을 찾은 한 시민은 "도서관의 도서는 시민들이 이용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단순히 전시용으로 서가를 만들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청의 역사 자료를 보관한 3층과, 세계 도서를 전시한 4층에서는 사진을 찍는 관람객이 많다.

애초 다른 불만사항으로 지적됐던 부실한 서가는 많이 채워져 도서관이 보유한 책이 약 20만 권을 넘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열람석 부족 역시 꾸준하게 제기되는 문제다. 도서관 1~4층에 마련된 열람석 390석은 늘 만석이라 많은 시민이 바닥에 앉아 책을 읽을 수밖에 없다.

열람실 문제에 대해서 관계자는 "열람석을 더 마련하고 싶지만 예전 건물이라 공간 확보가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또 간단한 신분 확인 절차만 거치면 회원증을 발급받아 대출받을 수 있다. 책을 주로 빌려 가는 연령층은 40대로, 개관 후 2만581권을 빌려 갔다. 그 뒤는 30대(1만6454권), 20대(9908권) 순이었다.